인도에서 카스트제도에 의한 폭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차별받는 달릿(불가촉 천민)들의 불교개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신문 The Atlantic 보도에 따르면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BJP(카스트제도를 인정하는 우익정당)가 의회를 장악하고 모디 총리를 선출하면서 신분차별 범죄가 크게 증가하면서 달릿들의 불교개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 신문은 이런 불교개종이 단순히 종교의 선택에서 한걸음 나아가 정치적 항의 표시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국가범죄기록국 통계를 인용하며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달릿 여성에 대한 강간 범죄가 두 배이상 증가했으며, 달릿 계급에 대한 학대와 폭력등 일반범죄도 60% 넘게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달릿 계급에 대한 이같은 차별범죄 증가는 인도 정부가 카스트제도의 차별범죄에 눈감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신분 차별범죄가 급증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달릿 계급의 시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힌두교도들에게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같은 시위는 지역단위를 넘어 전국적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도대법원이 지난달 20일 ‘지정카스트, 지방부족 보호법(일명 불가촉천민 보호법)을 완화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시위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상위계급 사람이 지정카스트(천민)을 학대할 경우 즉시 체포할 수 있도록 조항이 남용우려가 있어 적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민심을 크게 자극한 것이다.
이 판결이후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확산되고 있으며 지난 2일 열린 시위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간의 폭력사태로 최소 10명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인도연방정부는 대법원에 재심을 요청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계급에 따른 신분차별이 종교문화적으로 그대로인 상황이기때문에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교 개종을 돕고 있는 암베드카리트 운동 사무국은 “신분차별에 항의하는 달릿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개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불교개종 행사 개최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거의 매일 인도전역에서 불교개종 법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12억의 인구중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불교인구는 모두 840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암베드카리트 운동을 벌이는 관계자들은 이 수치가 잘못됐다고 말한다. 네루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인구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불교인구를 줄이고, 힌두교도들을 늘리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고, 불가촉 천민의 경우 인구조사 등록조차 안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8일 뭄바이에에서는 500명 이상의 달릿 들이 공개적으로 불교로 개종하는 법회를 가졌다.
이들은 “라마와 크리슈나를 믿지 않고, 그들을 숭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 인생을 인도할 것”이라고 불교에 귀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