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밀반출될 위기에 처한 국보급 불상들을 사비로 구입해 사찰에 기증한, 한 일본인의 선행이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인 구마노 카츠유키(68세). 일본 산께이신문은 구마노 씨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얀마 사찰에서 유출돼 해외로 밀반출될 위기에 놓인 국보급 불상 301구를 사들여 보호하다, 기증한 사례를 주요기사로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산께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던 구마노씨는 2006년 미얀마 각지에서 불상들이 불법적으로 중국과 태국 국경을 넘어 밀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당시는 미얀마 군사정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
미얀마 군사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던 불교사찰들이 시주를 받지 못하게 하자 궁핍해진 스님들에게 골동품상들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구마노씨는 불상이 지하시장을 통해 해외로 반출되면 미얀마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2007년 처음으로 불상 1구를 사들였다. 그후 매물로 나오는 불상이 있다는 정보를 들을 때마다 불상을 사들였다. 사들인 불상은 양곤시내에 그가 임대해 살던 큰 주택에 숨겨 보관했다. 당시 미얀마 군사정부는 외국인이 불상을 숨겨 소유하다 적발되면 총살형까지 가능할 정도로 폭압적인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구마노씨는 사들인 불상을 옮길 때면 야채를 가득 실은 트럭 안에 숨겨야 했다. 말그대로 목숨을 건 작업이었다. 그가 그렇게 2년여간 사들인 불상의 수는 모두 301구.
2011년 미얀마에 민간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그는 모아온 불상을 미얀마의 사찰에 기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사찰에 불상을 맡길 결심을 하고 여러 스님을 만났다, 하지만 적당한 스님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우 판다운타(U Pandda-Wuntha) 스님을 소개받았다.
그는 판다운타 스님을 만난 순간 전생의 형제가 아닐까 할 정도로 믿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즉시 301구의 불상 모두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판다운타 스님도 기증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며칠 후 구마노 씨의 집을 방문해 불상을 살펴본 스님을 깜짝 놀랐다. 작은 불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상이 깨져 버렸기 때문이다. 사람 키보다 큰 불상도 많았고, 얼핏 봐도 조성된지 수백년이 넘는 귀중한 불상이 곳곳에 있었다.
기증을 받은 후 감정을 받은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수백년이 지난 불상은 물론 조성된지 1천년이 넘는 국보급 불상도 많았기 때문이다.
불상은 며칠 후 트럭 15대에 나뉘어 판다운타 스님이 계신 양곤 북부 모비 지역의 아웅 자부 테우야(Aung Zabu Tawya)사찰로 이운됐다.
구마노 씨는 원래 배관의 부식을 방지하는 장치를 제조해 판매하는 ‘일본시스템기획’을 경영하는 기업인이다. 2002년에는 ‘일본-미얀마 우호교류협회’를 설립해 거의 매달 미얀마를 방문해 교육사업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미얀마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이전에도 일본에 유학을 온 아시아계 학생들을 도와왔다. 또, 몽골에 국제경제상과대학을 설립해 10여년간 지원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산께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사업을 시작한 후 2005년 미얀마의 옛 수도 바간에서 길을 잃고 동굴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동굴의 어둠속에서 무서운 얼굴과 눈이 마주쳤고, 도망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곳이 무너진 불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으로 돌아와서도 동굴에서 마주친 얼굴이 꿈에 나와 악몽에 시달렸다. 한참이 지나서 동굴에서 마주친 얼굴이 불상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불상이 꿈에 계속 나타났던 이유가 탑을 수리하라는 말씀이 아니었을까 하고 이해했다. 그길로 그는 4번에 걸쳐 길을 잃었을 때 마주했던 사원과 탑, 그리고 불상을 복구하는 작업을 했다. 무서워 보였던 불상이 지금은 이루말할 수 없이 평온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구마노씨가 기증한 불상은 2013년부터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미얀마 국영방송에도 소개됐다.
그는 현재 불상이 모셔진 비좁은 건물을 확장할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의 장소보다 10배가량 넓은 지상 5층 규모의 참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건설이 끝나는 올해 12월쯤 아시아의 불교지도자들을 모시고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는 불상을 모시는 불전 뿐만 아니라, 명상과 수행을 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된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말에는 수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좋은 선행 하였군요.
태국에서 어떤 몰지각한 한국인은 오래된 불상사서 비싸게 팔아먹을 생각을 하고 있는 인간도 봤습니다. 미얀마도 그렇지만 태국도 불상 반출이 금지된 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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