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향수 아마추어가 말하는 소소한 팁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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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누군가는 패션의 마무리라고 하고 다른 누구에게는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추억이라고 하기도 한다.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향수를 사용하며 그들 중 일부는 향수를 모으는 것 자체를 취미로 삼기도 한다. 당장 향수를 주제로 하는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열 개 이상의 향수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몇 십개를 인증하는 사진들도 심심치않게 보인다. 이 글을 쓰고있는 나는 금전적인 이유로 아직 그 정도 레벨에 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다만 몇 개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평균 한 학기에 한 개 정도씩 사놓은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나마 향수에 몇 년동안 관심을 가졌고 나름 다양한 향수들을 시향하러 다니면서 어느 정도 향수에 입문할 때의 가이드라인을 알게 된 것 같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다분히 향수초보들, 특히 남자 향수 입문자들이 보고 참고하면 좋겠다는 글이니 이미 향수고수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뒤로가기를 누르시거나 부족한 글을 읽고 댓글로 자신의 지식을 공유해준다면 더할 나위없이 고마울 것이다.

  1. 향수를 시작하는 나이
    향수는 성인이 되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교복에서는 섬유유연제냄새가 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며 또 대부분의 향수가 20대초반부터 타겟팅을 하기때문에 10대에는 적절한 향수를 찾는 것이 쉽지않다. 향수입문은 수능이 끝나고 시작하여도 늦지않을 것 같다.

  2. 향수를 사러 가기 전 결정할 것들
    향수를 고르기 전에 미리 정할 것들은 예산, 향수의 이미지, 향수사용자의 취향 등이 있다.
    2-1. 예산
    n(n=3~9)만원: 올리브영과 같은 드럭스토어 향수코너에서 마음껏 시향해 보고 사면 된다.
    10만원 이상: 백화점 화장품매장에서 추천을 받는 것이 좋다. 가서 자신이 사고 싶은 향수의 이미지를 말하면 판매원이 추천해 줄 것이다.
    몇십만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향수를 구매가능하다.
    2-2. 이미지
    향수의 이미지를 미리 알고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향수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의 일부이며 또 주변에 확산시키는 후각적자극이므로 TPO를 고려하지않을 수 없다. 향수를 사기 전에 적어도 향수를 뿌릴 때의 패션, 장소, 계절 등에 대하여 고려를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경우 이런 것들의 고려없이 단순히 냄새가 좋다고 샀다가 한 두번 쓰고 구석에서 고이 모셔둔 향수가 몇 개 된다. 이미지로 나누는 것이 어렵다면 정장vs캐주얼, 봄여름vs가을겨울 정도로 나누어도 선택지가 확 좁아진다.

  3. 구체적인 탐색
    사용가능한 예산과 향수의 이미지가 정해졌으면 다음의 단계를 따라갈 수 있다.
    3-1. 인터넷검색
    인터넷을 통하여 대략 계절별 인기향수들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이런 검색에 걸리는 제품들은 대중적이면서 무난한 대신 사용자가 너무 많다는 단점(?)도 있다. 여름에 한강공원에 나가서 돌아다니다보면 20대초반 여자들의 70%는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를 사용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긴 한다. 대중적인 향수의 장단점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이렇게 인기많은 몇 가지 브랜드, 혹은 후보들을 찾아본다.
    3-2. 시향
    향수는 무조건 직접 시향해야 한다. 이것은 세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네이버도르, 구글도르를 10년 연속 수상한 향수라고 해도 무조건 시향이 먼저다. 제일 작은 30미리짜리 향수를 산다고 해도 한 계절은 뿌리게 되는데 자기에게 안맞는다면? 그냥 버리게 된다. 인터넷랭킹이나 추천, 특히 단순히 이성에게 어필된다고 사버리게 되면 며칠 못 가 버리게 된다. 본인은 키엘 머스크에 대한 칭찬일색을 보고 샀다가 한 달 못뿌리고 끝내 중고나라에 팔아버린 추억이 있다. 향수를 뿌린다고 바로 다음날 이성에게서 반응이 오는 것도 아니고 좋은 향수라고 해야 한 계절에 서너번 멘트를 듣게 되는데 이것때문에 매일 후각에 고문을 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시향은 올리브영에 가면 향수코너에 시향지도 잔뜩 준비되어 있으니까 마음대로 뿌려봐도 된다. 백화점이나 고급향수매장에 가도 시향은 자유로우며 시향지를 래핑도 해준다. 향수는 처음 냄새와 마지막냄새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니 시향지를 래핑해서 몇 시간 지난 후에 다시 맡아보는 것이 좋다. 본인은 시향지를 받아서 넣고 다니다가 다음날, 혹은 며칠 후에도 좋다고 느껴지면 구매하는 편이다. 향수 한 개를 사면 오래 사용해야 하므로 이 정도 신중함은 필요하다고 본다.
    맘에 드는 향수 몇 가지에 대하여 다시 인터넷을 통하여 사람들의 반응(특히 연령대, 주는 이미지 등)을 찾아보거나 공식광고를 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이미지인지 알아본다.
    향수의 가격, 이미지, 향 다 마음에 든다면(나는 향수병의 디자인에도 관심을 두는 편이다.) 사도 된다.

  4. 향수 뿌리는 법
    향수를 뿌리는 방식은 사람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방식은 손목에 펌핑, 그것을 다시 귀 뒤쪽에 묻히기, 공기에 뿌리고 지나가기 등등이 있고 향수광고들에서도 대부분 이렇게 연출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겨울에는 손목, 여름에는 팔꿈치안쪽에 뿌려주며 이따금 쇄골, 가슴에 뿌려주는 편이다. 하체에는 굳이 뿌리지않고 여름에 이따금씩 옆구리쪽에 넓게 분사하는 편이다. 한 번 귀 뒤에 묻혔다가 턱선에 트러블이 생긴 안좋은 기억이 있어 얼굴과 가까운 곳은 피하고 있다. 향수를 입을 때에는 많이 분사하지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다. 자기는 독한 탑노트에 코가 마비되어서 못느낄 수 있지만 타인에게는 은근 지독할 수 있다. 버스에 타자마자 뒷좌석까지 냄새를 날리는 건 너무 품위가 없어보인다. 처음에는 조금씩 뿌리고 친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점차 적정량을 알아가도록 하자. 아침에 나갈 때에는 적당히, 저녁외출에는 약간 진하게 뿌리는 것이 좋다. 향수를 뿌리고 비비지말라고 하는데 분자가 깨진다는 것은 선풍기 날에 산소분자가 깨진다는 것과 유사한 논리로 생각된다. 다만 비빌 때의 열로 빨리 날아날 수도 있으니 꼭꼭 찍어누르기만 하자.

  5. 기타

향수에 대하여 뭘 모르겠다면 베스트셀러들 중에서 가장 냄새가 좋은 것을 찾으면 된다. ck, 돌체앤 가바나, 존 바바토스, 샤넬 등 향수 상위검색에 뜨는 향수들은 대체로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향수는 타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하고 자기만족도 좋은 기호품이다. 대부분 10만원이하로 6개월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니 가성비도 좋은 편이다.(다만 향수가 취미로 되어버리면 한 병에 몇십만원짜리들을 사서 서너번만 쓰게되기도 한다.)

특정 향수에 대하여 찾아보고 싶다면 https://www.fragrantica.com/ 가 유용할 수 도 있다. 대부분의 향수들에 대한 정보와 후기들이 있는 매우 좋은 사이트이다. 다만 서양인들의 경우 한국인과 향수취향이 좀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향수에서 지속성을 따지는 정도는 perfume>eau de toilette>eau de cologne인데 toilette이상은 되어야 향수를 뿌리는 의미가 있다.

향수는 보통 30ml 50ml 100ml 단위로 포장이 되어있는데 양이 많을 수록 단위 용량 당 가격이 싸다. 가령 조 말론 런던의 경우 일반적인 코롱의 경우 90000원/30ml, 180000원/100ml 이다.(2017. 10. 30일 공식홈페이지 기준) 개인적으로 향수는 50ml이면 충분하며 100ml짜리를 쓰려면 매우 지루하므로 되도록 작은 것을 여러개 사는 것을 추천한다.

향수 아마추어의 조악한 글은 여기에서 맺고 시간이 될 때 가지고 있는 향수들과 이전에 사용한 향수들에 대한 후기를 지극히 일반인의 관점에서 써보려고 한다.

-callousguy-

-이미지출처
https://wordpress.nmsu.edu/maddyd/2015/02/10/history-of-perfume-in-1600s-italy-and-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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