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시] 여덟 달 아이에게

in kr •  6 years ago  (edited)

  • 좋은 노래와 함께 올립니다.
    들으며 읽어주시면 감상하시기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 모바일에서는 가로로 감상하시길 권장합니다.
  • 양식을 만들어주신 kyunga님께 감사드립니다.
  • 이 시는 @sanha88님의 '애기 우는 분숫가에'라는 글을 읽고
    5.18을 추모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 혹여 sanha님께서 본인의 글로 시를 쓴 것에 불쾌하시다면
    말씀해주시면 글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 부족한 시 늘 애정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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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는 왜 죽었냐 물으면


글쎄 나는 무어라 할지 모르겠다



살았으면 너는 나보다 나이가 많아


타인이 아니었다면 너는 형, 너는 삼촌이었으리라



그러나 너는 여덟 달


너의 나이는 여덟 달이다



나이 앞에 살을 붙여 그래, 나는 스물몇 살


또 나이 앞에 대를 붙여 그래, 나는 이십 대


그러나 네겐 무엇도 붙일 수 없구나



너는 여덟 달이니,


너의 나이는 고작 여덟 달이니



너는 어머니의 비석 아래


함께 누워 꿈을 꿀 터인데


한 번 본 적 없는 세상에 대해


어떤 꿈을 꾸는가



모르는 무명의 아이야,


모르는 여덟 달의 아이야,


못 본 세상 서러워도 울지 말아라


어머니 피 흘려 같이 아팠어도 울지 말아라


울음은 태어나 첫 순간인데


너는 아직 울어보지도 못했으니



그곳 어디 좋은 곳에 있거든


웃어라


세상 잊고 마냥 웃거라


그렇게 좋은 일만 있거라



미안해서 네 울음은


남아있는 사람들이 대신 운다


남아있는 이들이 대신 기억한다



그러니 웃거라


그곳 어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기만 하거라


Written by @camille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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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네요...
부디 어머니 자궁 속의 편안함만 가져가기를...

어머니도 아이도, 모두 편안하길 바라 봅니다.

아픔없는 곳에서 모자가 행복하게 지내실거에요...

아퍼요.

아물지 않는 상처 같은 과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