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와 수영이 가능한 깁스 - 오픈캐스트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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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번외편으로 의료기기를 하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보통 골절이 되면 석고로 된 깁스를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깁스는 무겁고 땀이 차며 샤워도 불가능해서 악취가 나기도 합니다. 또한 치료가 끝나면 전기톱으로 제거하게 되는데, 먼지도 풀풀나고, 이걸로 팔 잘리는거 아닌가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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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기존 방식의 석고 깁스

저는 2달 전쯤, 교통사고를 당해서 왼쪽 손에 골절을 당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세번째 중수골 골절을 당했는데요, 다행히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서 깁스만 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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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수상당시 x-ray 사진

중수골 골절 비수술적 치료의 적응증

  1. 안정적인 형태이어야 한다.
  2. 회전 변형 (rotational deformity) 이 없어야 한다.
  3. 각형성 (angulation) 이나 단축 (shortening) 이 허용치 내에 있어야한다.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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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술적치료를 할 경우, 사람마다 의견이 조금 다르지만, 보통 4-6주 가량 깁스를 하게 됩니다.

이 무거운 깁스를 한달 넘게 하면서, 샤워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더군다나 곧 황금 연휴인데 여행도 못가고 지낼 생각을 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너무 철없는 생각인가요;;)

opencast3.jpg Figure. KIMES 2017 전시장

그러던 와중에 코엑스에서 열린 제33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17) 에서 신박한 아이템 하나를 봤다는 정형외과 선배의 말을 듣고, 당장 찾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건 이름하야 "오픈캐스트 (opencast)", 그물처럼 생긴 깁스였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이라는 말을 듣고 이래저래 알아보았지만, 아직 데이터가 치료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정도로는 쌓이지 않아 효능에 대한 결론을 얻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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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캐스트는 열가소성수지를 이용해서 환부의 모양에 맞게 성형을 하는 제품입니다. 80-90℃ 에서 유연성을 나타내고, 50℃ 이하에서 딱딱해집니다. 형태는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그물형 구조이고, 소재가 소수성을 지녀 물에 젖지 않아, 샤워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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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가득하고 가만히 있질 못하는 저는, 결국 이 깁스를 하고 황금연휴에 롬복에 가게됩니다. 참고로 롬복은 발리 옆에 있는 섬으로, 롬복에서 배타고 들어가는 길리라는 섬이 윤식당으로 뜨면서 한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첫 일주일동안은 서핑을 해보았습니다 (맨 위 사진 참조). 오픈캐스트를 하고 서핑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손만 가능하기 때문에, 가끔 보드를 놓치는 일이 있어 다른 서퍼들에게 약간 방해가 될 때도 있었습니다. 한손으로 서핑하는 모습에 세계 각국에서 온 서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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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리 트라왕안에 가서 이번엔 스쿠버다이빙을 해보았습니다. 딱딱한 나의 오픈캐스트가 오히려 위험한 상어나 거북이의 공격에 대비해줄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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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통이 무거웠는지, 이번에는 프리다이빙을 해보았습니다. 이쯤되면 이 녀석과 전 혼연일체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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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섬에서는 자전거를 안탈수가 없죠!! 자전거도 한번 타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수상 6주째에 x-ray 추적관찰을 하였고 변형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고, 유합조직 (캘러스, callus)도 생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깁스는 더이상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판단하여, 손가락 재활을 시작하였고, 지금은 스티밋도 하고 스키도 타고 날라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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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수상 6주 째 x-ray 사진


Acknowledgement

본 내용은 오픈캐스트 업체와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성 글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 정보는 넣지 않았습니다.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고 싶으시면 댓글이나 스팀챗 등으로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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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술의 발전은 끝이 없군요~ 깁스를하고 다이빙이라니 멋지네요~

맞습니다- 정말 세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ㅎㅎ

나중에 시중에 나오면 너무 좋을것 같네요. 신기술을 또 하나 보고 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 보험심사 중이긴 한데, 지금도 비급여로 할 수는 있습니다. ㅎㅎ 상황에 따라 실비보험 적용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하시다가 다치셔서 깁스를 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게 있었으면 엄청나게 편할뻔(?) 했네요... 그래도 임상데이터가 아직 부족한걸 봐선 시간이 필요한 친구인가 봅니다. :)

네네 얼릉 모두에게 잘 적용됐으면 좋겠네요 :)

이런걸 예전에 알았다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