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하루 수십 킬로미터씩
남하한다며 매스컴이 피를 토하는 통에,
나만 가을에서 열외되었나 싶어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이에서
단풍 산행이 가능한 곳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낙점한 곳이
바로 '관악산'이랍니다.
신림선 관악산역이 개통되어
접근성이 한결 좋아진 관악산.
1번 출구로 올라오니
단풍에 이끌려 집 나선 산객들로 초만원,
복장들이 울긋불긋 '가을'스럽습니다.
관악산 호수공원 공사로
일부구간 등로가 통제되어
안 가본 길로 우회해 무너미고개에
올라붙었습니다.
학바위능선 갈림길에 우뚝 선 채
존재감을 뽐내는 청계산 남근석 아래서
잠시 호흡 가다듬으며 내려다 본 산자락은
울긋불긋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매혹적인 풍광을 선사하네요.
연주암을 배경으로 한 관악산 최고의
포토존은 산객들로 '바글바글'
까칠한 계단 주변은 온통 핏빛 단풍이라
힘든 줄 모르고 올랐습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 날리려는
대기줄이 어마무시하여
소생은 셀카로 후다닥 인증한 다음,
서둘러 정상을 벗어났습니다.
애시당초 이곳 단풍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게 아니었죠.
작년 이맘 때 설악산 백담사에서
봉정암 구간 단풍산행 때의 느낌만은
못했지만 단풍산행의 가성비를 따진다면,
오늘(10월 23일) 관악산 단풍은,
나름 굿(gooood!)이었습니다.
단풍은 하루 20km씩 남하한답니다.
서두르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