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등주 영호형****
찌는 듯한 여름 주식으로 방구 뀐다는
동호회 사람들의 정모가 있어 방문했다
남탕으로 착각할 정도였고 그들의 땀을
모두 모으면 가뭄으로 갈라진 논바닥을
흔건히 적실수 있을정도의 엄청난 양과 냄새를
뿜어대던 술집에서 처음만났던 사람중 한사람이
영호형 이었다.
솔직히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실망했다 무엇인가 대단한것을 기대
하고 참석한것은 아니지만 다들 초단타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당시 2500원이
넘지 않던 시기 담배값보다 못한 코스닥
종목만으로 짤짤이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각자의 소개를 시작으로 내 소개도
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하자 모두 꼰대를
보는 시각으로 혹은 비꼬는 질문으로 "그렇게
하면 뭐 잘벌려요?" 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어짜피 투자스타일은 선천적인것이라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유야무야 모임은 끝났고 동네 마실
나왔다셈 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찰라
몇몇은 그들끼리 잡주를 가지고 즐거운
경험담으로 신나서 낄낄거리며 2차를
갔으며 나는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저기요~ 같이가요"
"어디살아요? 나 00동살아요"
사는곳이 당시 살던곳에서 3분정도로
이웃 사람을 만난것이었다 실로 대단한
우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저쪽사람들 그쪽하고 방식이 다른것같아요"
"처음계좌 만들었는데 알려주면 안되나요?"
주식이란 항상 그러했다 내가 하는 방식이
최선은 아니었지만 똥을 밟지 말라고 그쪽가면
죽는다고 아무리 이야기해줘도 절대 말을 듣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할터이니 넌 저쪽길로만
가지말아라 해도 30살이 넘는 사람에게 인식을
전환하기란 쉽지 않다
집앞에서 술한잔을 하며 이야기했다
내가 왜 알려주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구구절절하게 약간은 과장되게 이야기했다
"괜찮아요 내 책임이에요 알려주세요"
그렇게 몇번의 술자리와 밥을 통해
가까이 사는 만큼 친해져서 몇번의
신신당부를 했다
내 종목까지 모두 오픈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는 알려줄테니 잘되더라도 술사지
말고 안되더라도 내 멱살을 잡지말라는 말을
어디로 들은것인지... 또 나의 실수인것인지
잠잠한듯 하다가 급등주에 손을 대기시작했다
급등주에 손을 대는 사람들의 필연적인 결과는
폭망 물론 극소수 돈을 벌기도 하지만 모두 세드
엔딩이라는것은 같다
그리고 꼭 최대치로 물려서 더이상 물도타지
못하고 이도저도 못할때 나한테 연락온다
내가 신인가? 내탓을 하려는건가?
심기가 불편하다..
대충의 사정을 듣고 이른 저녁을 먹고
선술집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호형의 첫 마디는 예상하지 못했다
" 니 말을 들었어야돼.." " 미안하다"
사연인즉슨, 안정적인 종목은 사실
"재미"가 없어서 값도 상당히 싸보이고
시세폭이 상당히 큰 (그당시 상하한가폭이
15%하던시절) 급등주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처음은 상당한 재미를 보았고, 결국 많은 자금을
끌어들여 흔히 말하는 남자는 한방!!!!
"몰빵"을 했고 시세중독과 엄청난 심리적 압박
으로 주식시세를 보고 있지 않으면 미칠것
같다고 하였다 주식을 시작한것을 후회하고
있었지만 사람은 좋아서 내탓은 하지 않았다
나도 참으로 어리석었다
같은 실수를 몇번이나 반복하고도
끝끝내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내가 어떤종목을 왜 가지고 있고
배당은 얼마나 주는지 모두
이야기해주면 그대로 할줄알았다.
결국 영호형의 손절가액은 대략 1년
연봉이라고 했지만 아마 그 이상이라고
여겨진다 이후
주식을 쳐다보지 않고 저 만남을
마지막으로 나 역시 연락이 두절되었다
급등주에 손을대서 돈을 버는것은
좋다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 즉
"내가 이딴거 일해서뭐해?" 10%먹고
빠지면 되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뇌를
지배하기 시작하고 이후 투자를 할때
두자릿수 혹은 상한가가 되지 않으면
상당한 실망을 하게 되고 결국 이것은
탐욕이 뇌를 지배하고 그 결과는 참으로
참담하게 되는 너무 많이본 영화를 또 보는
느낌이지만 말릴수도 말릴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난 또 좋은 동네형을 잃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