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뉴스 등을 통해 흔히 접하게 되는 말입니다.
솔직히, 이젠 좀 식상한 감도 있습니다. 아마 쓰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은 꽤 자주 보입니다. 채 잊을만해지기도 전에 말이죠.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아마… 자유시장경제의 속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대개 불특정 다수의 각축전(角逐戰)이고, 그걸 비유할만한 표현이 그리 풍부하지는 않은 탓이랄까요.
▲ 최근에 봤던 좀 더 참신한 비유.
(출처: CURG in Seoul 브런치)
“비트코인은 모든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시스템의 ‘조상’입니다.”
미디엄에 있는 텐더민트(Tendermint) 공식 채널을 둘러보다가, 한 게시물에서 발견한 내용입니다. 말 나온 김에 궁금해진 건데, 사토시 나카모토는 구체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며 비트코인을 만들었을까요? 저는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본래 말과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지만, 그 생각을 100% 담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다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담았던 메시지와 현재까지의 상황을 함께 놓고 봤을 때, 비트코인은 그가 원했던 목표점에 닿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덕분에, 수많은 영감(靈感)의 씨앗을 ‘에어드랍’해줬다는 것 정도일 겁니다. 네트워크라는 바람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간 씨앗은 무수한 싹을 틔워냈습니다. 비트코인의 한계와 보완을 논하는 ‘군웅할거의 시대’라고나 할까요.
▲ 사토시상, 혹시 지금 이런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니겠…
(출처: <데스노트> 애니메이션)
군웅들께서 워낙 열심히 겨뤄주시는 탓일까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이 분야를 배워가는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혼돈의 연속입니다.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넘쳐나는 뉴스는 둘째치고, 우후죽순 각개 전진 중인 프로젝트들과 개념&원리, 그 바탕이 되는 기술 용어까지… 대체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를 싸매곤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실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각 프로젝트마다 지향점이 있습니다. 일견 비슷해보이는 것도 차근차근 살펴보면 어딘가에서 차이점이 있어 갈라져 나온 경우가 많습니다. 몇몇 블록체인 프로토콜 사이에 존재하는 포크(Fork) 관계처럼요.
▲ 능력만 된다면 이런 식으로 계보라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하지만 그보다 앞서는 본능…
(원본 출처: Pixabay)
스마트폰을 넘어 이젠 스마트 스토어, 스마트 팩토리 등 바야흐로 ‘스마트 시대’를 향해가는 요즘입니다. 사람의 손으로 하던 많은 영역이 기계와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죠. 그로 인해 블록체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프로젝트가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근본적 이유가 아닐까요.
물론, 적당한 시점에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 같긴 합니다. 굳이 블록체인을 쓰지 않아도 될 프로젝트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중앙화 기반으로 내버려두는 편이 더 좋은 영역도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혹은 아이디어가 좋아도 실현 가능성을 논하기엔 시기상조인 것도 있을 겁니다.
수많은 군웅들이 기세 좋게 진격하고 있는 큰 그림. 다들 목표를 이루고 함께 잘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이 공급과잉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콘텐츠도, 서비스도, 플랫폼도 예외는 아니죠. 언제든 도태될 수 있는 냉정한 시장. 한동안은 협력이나 통합 등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도 치열하게 부딪치게 될 겁니다.
▲ 이거슨…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난전의 끝, ‘패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P2P와 탈중앙이라는 뼈대를 가진 블록체인에 ‘패권’이라는 개념을 들이대는 건 모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지금은, 철저한 중앙화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스템이 익숙하고 당연한 세상입니다. 한순간에 중앙이 없는 세상으로 넘어가기란 어려운 법이죠.
암호화폐 지갑 ‘비트베리’의 개발사인 루트원소프트 장성훈 대표가 작년 12월 ‘루니버스 파트너스 데이’에서 했던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차근차근 단계별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이해했고,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기술의 섣부른 도입은 사람을 위협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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