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9 01 / day 2 / Roncesvalles ~ Zubiri
둘째날, 론세스바예스 ~ 주비리 / 21.5KM
조금 늦장을 부렸더니 어느새 다 나가고 몇몇사람만 알베르게에 남아 부산스럽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9월엔 보통 6-7 사이에 다들 출발을 한다. 나는 8시가 다 되어서 날이 밝은 후에야 길을 나섰다.나오자마자 보이는 백패커들.
흐르는 냇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듣고있노라면 2분안에 곯아떨어진다며. 듣기만해도 낭만적이다.
자, 큰산은 넘었으니 다시 달려보자.
푸른 숲을 지나 작고 예쁜 마을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는 주비리.
스페인에서 꼭 먹어줘야하는 카페 콘 레체(cafe con leche)
스패니쉬로 커피와 우유(coffee with milk) 라는 뜻이다. 이때만해도 몰라서 커피 위드 밀크로 주문을 했었지만 사람들한테 배워서 카페 콘 레체로 주문을 하게된다 이런게 바로 현실 생존 스페니쉬..
블루베리 소녀와 친구가 되었다.
소녀는 영어가 서툴었고 나는 스페니쉬를 못했지만 우리는 그래도 친구가 되었다. 서로 영어. 스페니쉬 가르쳐주면서. 역시 언어는 중요한게 아니다. 다만, 나눌수 있는 대화의 폭과 질을 높여줌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렇게 오늘은 설렁설렁 이것저것 둘러보며 걷다보니 주비리에 도착했다.근처에 슈퍼마켓이 있어 간단히 저녁거리를 사서 먹기로 했다. 슈퍼마켓에서 사먹으면 훠~얼씬 싸게 먹을수 있다. 맛도 나름 괜찮다. 남은 음식으로 다음날 간식요깃거리까지 충분하다.
식사를 마치고 키친구석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눈앞의 아름다운 노부부 한쌍에 반해 한참을 몰래 훔쳐(?) 봤더랬다. (이분들은 후에 나의 까미노 엄빠가 된다! )
서로에게 사랑이 철철 넘쳐나는 ,
보는 이까지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드는
그리고 혼자남아, 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둘은 나에게 무려 와인 3병을 내민다.
Would you like to drink some wine ?- Coooool, why not XD
그렇게 일기는 미뤄두고 늦은 밤까지 수다를 떨었다. 이를 계기로 급 친해진 친구 로라. 이후로 며칠을 함께한 로라는 독일에서 온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번째 까미노를 걸으러 왔단다. 딱 봐도 개성 넘치는 그녀는 레게머리를 하고 있었다. 레게 머리가 눈에 확띄는데 게다가 머리에 주렁주렁 무언가가 엄청 많이 달려있다. 스스로 다 달고 꾸미고 한단다. 소유하고 싶거나 자기한테 의미있는 것들을 머리에 달아서 항상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
귀에, 코에 여러개 뚫어놓은 피어싱도, 목걸이 반지 등 화려한 장신구 들이 조그마한 로라의 얼굴에 참 잘어울렸다.
그리고 유달리 파아란 로라의 눈동자는 동양인인 내게 그저 신비롭게 다가올 뿐이었다.
겉으로는 쉴새없이 수다를 떨면서도 머리속으로는
나는 절대 가질 수 없는 저 파란 눈동자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하고 조금은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Congratulations @cheers.hennah! You received a personal award!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