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생활중 느꼈던 각박함 속 휴머니즘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chipochipo입니다.

@floridasnail 님께서 부활절 이벤트를 주최하시길래
참여하는 의미로 포스팅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생애 가장 따뜻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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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포스팅에서도 올렸듯이 미국생활은 그야말로
삭막함의 연속이였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서로에 대한 배려심도 거의 사라지고
이민자들은 (특히나 서로 다른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끼리는 더욱이)
더더욱 돈에 관한 이야기만 주구창창 하고 ......

태튜(문신)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을때
그 기술만으로는 수입이 거의 없어 투잡을 뛰어야만 했던때가 있었죠.
그때 맨하탄 32번가의 한인타운 한아름마트에서 일을 했었죠.
벌써 8년이 지났네요.

문신 기술을 배우면서 여러 약품을 손에 댈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손에 닿기 시작하니 피부가 쭈그러들고 녹아내리기 시작했죠.
안 그래도 미국의 악명높은 의료보험때문에
보험도 없었던 저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방치하고 지낼수밖에 없었죠.

우연히 매니저님이 그 손을 보시고는 심각하다고 판단이 되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셨죠.
무엇보다도 몸이 괜찮아야 무엇이든 배우고 일할수 있는거라고 토닥여 주셨죠.
보험도 없다는걸 대번에 알아차리고는 500달러의 돈을 주시며
그나마 싸고 괜찮다는 병원까지 추천해주시며 꼭 치료해야 된다고 그러셨죠.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그 날 지하창고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더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일을 하고도 돈을 못받을뻔한 기억때문인지
불신으로 가득차있던 코리아타운과 재미교포들 ......

어디도 의지할곳 없고 몸 아프지 않게 병원문턱에 얼씬도 할일도 없게끔 하고
믿을껀 오로지 돈이랑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만하고 해온 이민생활이였지만......
그날만큼은 매니저분에게 "딱 보니까 정말 괜찮은 사람같아" 라는 말도 듣고
조언과 도움도 받고 예상을 뛰어넘는 휴머니즘을 몸소 체험한 날이였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기술도 더 빨리, 잘 배워지기 시작했네요.
덕분에 원잡으로도 충분히 생활을 할수 있을정도의 실력도 쌓았고
아직도 그 매니저님이 같은장소에 계신다면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사람 심리라는게 참......
좋았던 일은 은근 쉽게 잊어버리고 안좋았던 일만
계속해서 기억에 남으면서 자신의 영혼을 좀먹고 있는걸까요?

@floridasnail 님도 그렇게 좋았고 감동스러운 순간을 떠올리며
자신이 영혼을 보듬어 주라는 취지로 이런 이벤트를 열었을꺼라 믿습니다.

덕분에 살면서 나름 인간다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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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생하셨군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죠. 좋은 기억만 많이 간직하세요^^

돌이켜보니 그렇게나 동경해오던 대륙에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ㅠ
하지만 덕분에 생활력 하나는 강해졌다고 해야할까요

감사한 분이네요...
마음이 편해야 기술도 빨리 익혀지나봐요
사람의 마음이란 참 신비로워요!
치포님 서러움이 얼마나 깊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답니다
그저 지금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하는 마음 밖에요!!

자본주의의 냉혹한 논리가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하게 적용되는 곳이랄까요. 미국이란 나라는.....

진짜 고생하셨군요.... 살다보면 힘든 때가 몇번씩 오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한줄기 빛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들이 있지요 ^^ 거생하샸습니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을것입니다

고난의 행군도 영원하지 않다는 진리를 굳게 믿고 싶네요 ㅠ

짠 하네요. 지방 사람이 서울만 가도 코 베어간다고 조심하는 마당에 미국은 오죽하셨겠어요.

무심히 살아내다보면 생각지못할 때 그런 일들이
스윽 다녀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참 후 되돌아보면 그런 순간순간들이
지금 내가 있기까지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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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years ago (edited)

매니저님 참 고맙네요. 5백달러면 적지않은 돈일텐데.
따스한 글 잘 읽었고 팔로우했습니다.

제가 바로 그 매니저님과 같은 훌륭한 인성을 주제로 인성칼럼을 쓰고있습니다.

아울러 '터보힘준' 유머(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있는 유머)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3대 구경거리는 미인, 동물, 유머라고 합니다.
제 창작 품위유머도 한 번 구경 오십시요 @isson99

아구..고생 많이하셨네요. 전 시집오고 경제활동은 해본적이 없는지라 미국의 자본주의에 대한 체감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어요(전 무서워서 활동 생각도 못했네요 ㅜ )h마트 매니저님의 손길이 정말 단비같고 고마운 순간이셨겠어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 :)

크으. 서럽다.
저도 서러울 때가 많았는데.
버스 안에서 한참 울며 집까지 온 일이 기억나네요.
벗어나고 싶어도 당장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날이요.
고마운 분 만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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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주제는 부부의 사랑과 감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풀보팅드리고 갑니다.

제가 아직 싱글이라 그런주제가 없네요^^ 풀보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