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조세회피 전략에 17조 철퇴를 가한 유럽연합 EU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7 years ago 

프랑스의 시민단체 아탁(Attac)은 조세정의를 기치로 내세우며 글로벌 기업이 막대한 매출에도 불구하고 법과 규제의 허점을 이용해서 세금을 조금만 부담하는 사례를 고발해 오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최근 새로운 타깃으로 정한 글로벌 기업은 바로 애플입니다.
아탁 회원들은 최근 프랑스 전역의 애플 스토어를 방문해서 플로어에 눕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애플의 탈세가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자본 경제에 반하는 행동으로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끼쳐서 복지, 사회적 약자 보호의 기회 손실을 가져온다는 취지입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 애플이 전 세계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정작 세금은 매우 조금밖에 부담하지 않는 행태는 오랜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현재 애플은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두고 이를 이용한 조세 회피 전략의 구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이 다른 유럽 국가와 미국에 비해 낮은 12.5% 정도인데, 애플은 아일랜드와의 협상을 통해 특정 회계연도에는 법인세율의 부담 비율을 0.005% 정도까지 낮춰 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재 회사로 북미 시장을 주요 매출원으로 하는 애플은 아일랜드와의 이러한 법인세 납부 협약을 통해 자국에서의 세금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자회사들 간에 지적 재산권 개발에 대한 원가를 분담하고 이 비율에 따라 지적 재산권을 공동 소유한 뒤, 발생 매출액을 지적 재산권의 소유 비율에 따라 아일랜드와 미국 등으로 나눠서 내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매출 규모에 비해 극히 낮은 비율의 개발 비용을 나눠 냄으로써 전체 세금을 유리한 비율로 협상을 한 아일랜드에 최소화해서 납부하는 방식으로 전체 조세 회피 효과를 얻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현재 애플의 해외 매출 대비 미국 세무 당국이 징수하는 세율의 수준은 2%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 거점을 이용한 애플의 이러한 조세 회피 전략에 대해 EU가 강력한 제재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동안 아일랜드 정부와 애플을 압박하며 체납 세금을 추가 징수할 것에 대해 EU는 강력한 제재 권고안을 추진해 왔었습니다.
2016년에 이미 130억 유로의 추가 세금 납부를 결정했지만, 애플의 법적 대응으로 약 2년여에 걸쳐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애플은 EU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자회사 소재국인 아일랜드 당국과 납부 프로그램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130억 유로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보면 우리 돈 약 17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납부되는 애플의 추가 징수 세금은 EU와의 법적 논쟁의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에스크로 구좌에 공탁하는 개념으로 보관하는 방식이어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독재국가의 지도자들의 도피 자산이나 범죄 수익의 은닉처로 각광을 받았던 스위스의 비밀계좌가 국제 사회의 반감을 사고 크고 작은 정치나 국제 공조의 법적인 압박으로 일부 정보를 공유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과 협상으로 인한 세율 할인 등을 통해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처로써 자국의 활용을 도모해오던 아일랜드 정부의 봄날도 이제 많이 남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실업률로 경제 불황의 여파로 EU를 비롯한 각국의 정책이 기업 친화적인 것에서 공정한 조세 징수를 더욱 강조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분위기는 애플과 같이 적극적은 조세 회피 전략을 구가해왔던 글로벌 공룡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별다른 증세 없이도 구글 애플과 같은 다국적 공룡 기업들이 조세 회피 전략을 통해 절감하고 있는 세금 규모인 연간 1000억~24000억 달러를 효과적으로 추가 징수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G20과 OECD의 공통적인 관심 대책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움직임에 예외는 아니어서 막대한 매출을 국내에서 일으키면서도 매출액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 형식으로 진출해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행령 개정안 발표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일명 외감법)'이 그것입니다.

이는 외부감사 대상 법인을 외국계 유한회사로 확장해서 매출액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적정한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대형 매출을 올리는 외국계 한국 법인이 이 법안에 따라 외부 감사 대상이 되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 연말이 될 것으로 보여 실효성 면에서 다소 미온적이 아닌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외국계 한국법인들이 국내의 외부감사를 피하고 폐쇄적인 경영을 해 왔던 현재까지의 관행을 개선해서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그들의 매출에 적정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늦었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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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놈의 신자유주의 청소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여러가지 사태로 알게된 조세회피 내용들에 우리나라도 철퇴를 가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삼성의 에버랜드 땅부터 전반적으로 정치 권력을 이용한 절세행위도 제대로 단속해서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꼭 이뤄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