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180427: 뱅킹의 미래 - 진화, 혁명 혹은 빅뱅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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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uture of banking – evolution, revolution or a big bang?
APRIL 25, 2018 —BY VALENTINA KIRILOVA


뱅킹의 미래 - 진화, 혁명 또는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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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통화 감독청 Ong Chong Tee 부청장은 올해 독일-싱가포르 금융 포럼 연설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언급했다. 주로 싱가포르와 독일 간의 관계를 의논하면서, 그는 금융 규제당국의 역할과 함께 뱅킹의 미래와 오픈 뱅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의 연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원문의 'banking'은 '은행업' 또는 '은행 서비스'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지만, '뱅킹'이라는 외래어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므로 가급적 '뱅킹' 그대로 사용했습니다._choigww


뱅킹의 미래

뱅킹의 미래를 둘러싼 컨퍼런스 의제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뱅킹의 미래는 기술 혁명이 일어나는 오늘날 가장 뜨거운 주제입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은행(bank)이 아니라 은행 서비스(banking)다"라는 빌 게이츠의 유명한 발언을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달리 말하면, 새로운 핀테크 사업자의 부상과 함께 은행 서비스는 더 이상 전통적인 은행이 독점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기술 / 전자상거래 공룡들은 고객 중심의 가치 제공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하여 금융 서비스 영역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거대한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 또한 재무자문(Financial Advosiory Service) 및 소비자금융(Customer Finance)과 같은 특정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은행이 보유한 가치사슬(value chain)을 개별화(un-bundling)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첫째, 모바일 앱 시대를 연 스마트폰의 대중화입니다. 뱅킹은 지역 기반 지사로부터 책상으로, 그리고 이제 손바닥 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최근 저는 젊은 성인층이 깨어있는 시간의 약 3할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사용한다는 영국 심리학 보고서를 읽었습니다. 단순히 말해, 우리는 이제 뱅킹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서비스를 선호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뱅킹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2. 둘째, 기술로 인한 접근성의 향상으로 인해서 전통적인 은행들은 생산-소비 모델로부터 탈피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뱅킹 모델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고객 경험이라는 영역에서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 싱가포르 은행은 "즐거운 경험으로서의 뱅킹"에 초점을 맞춘 태그라인을 내세웁니다. 이것은 핀테크 기업들이 해 왔던 그 무엇이며, 또한 전통적인 은행들이 맞서 싸워야 할 그 무엇입니다. 전통 은행들은 규모가 작은 시장 진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 즉 규제의 정도가 심한 만큼 은행이 신뢰성을 확보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질 것입니다.

현재, 많은 핀테크 기업과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로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기대되는 시너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1. 핀테크 및 기술 기업들은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합니다.
  2. 반대로, 핀테크 솔루션을 통해서 금융기관은 제품 경쟁력을 강화시키거나 운영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맥킨지는 디지털 분야에서의 역량 제고와 기술 도입은 2025년까지 글로벌 뱅킹 산업에 약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생산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입니다. 대규모 고객 풀을 보유한 인터넷 기반 공룡 플레이어들은 금융 서비스 영역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급부상하는 또 다른 흐름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점포 없이 순수하게 온라인에서만 운영되지만 전통 은행에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입니다. 독일의 Fidor Bank, 중국의 WeBank가 그 사례입니다. 인도의 모바일 전용 은행 DBS' Digibank는 물리적인 점포 없이 2년 만에 150만 고객을 유치했습니다. 언급한 세 은행은 매우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후 페널 여러분들께서 뱅킹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주제 또한 반드시 언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우리가 뱅킹에 있어서 목격하게 될 것이 진화인가 아니면 혁명인가라는 의제로 돌아가 봅시다. 저는 진화와 혁명 둘 다라고 믿습니다.

전통 서비스의 디지털화라는 흐름은 분명 매우 많은 관심과 흥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디지털화는 교통수단 이용부터 결제 일반에 이르는 고객 경험 또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근본적인 수준의 변화, 즉 혁명까지는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뉴스를 신문으로 읽느냐, 온라인 매체로 읽느냐라는 선형적 "진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AI 또는 블록체인 기술로부터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태어날 때, 혁명적인 변화 또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AI와 블록체인 기술은 대출, 저축, 결제, 투자와 보험 분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은 은행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P2P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블록체인 뱅킹 플랫폼 BABB가 있습니다. 이러한 파괴적 기술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종래에는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입니다.

오픈 뱅킹

오픈 뱅킹은 고객이 자기 자신의 정보를 소유하며, 자신의 선택에 따라 어떤 서드파티 기관과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넓은 범주의 개념을 표방합니다. 예를 들면, 서비스 플랫폼과 상관없이(seemlessly) 고객이 자신의 돈을 API를 통해 서드파티 기관에 전송하는 것입니다.

고객들에게 본인의 금융 데이터 소유권을 돌려주고 그들의 금융 데이터를 이곳저곳 옮길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들은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의 서비스를 손쉽게 갈아타고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기업 경쟁을 촉진해 합리적인 가격과 향상된 상품 품질 등의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EU는 전자결제에 관한 기존의 지침인 PSD를 대폭 개정한 PSD 2(Payment Services Directive 2)로 은행과 비은행 간의 결제처리 및 정보 공유를 의무화하면서 오픈 뱅킹 시대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호주 정부도 고객이 은행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한 고객 자신의 모든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정보 권리(Consumer Data Right)를 2018년 법제화 할 예정입니다.

오픈 뱅킹이 고객 차원의 복지 및 이익을 증진시키는 유망한 트렌드임에도 불구, 세부적인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또한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 어떤 주요 데이터가 정당한 고객 소유의 데이터인가?
  • 은행이 고객 파악을 목적으로 가공한 2차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인가?
  • 추후 계속적인 공유가 가능하려면 고객 데이터는 어떻게 패키징되어야 할까?
  • 이러한 고객 정보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공유하기 위한 기술 표준은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
  • 오픈 뱅킹에 드는 일련의 비용은 누가 지불하나?

싱가포르의 경우, 싱가포르 통화 감독청이 대승적 차원에서 고객 데이터를 공유하는 은행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합니다. 실제 운영에 있어서 일부 세부사항은 조정되어야 할 겁니다. 오픈 뱅킹이 가져올 혜택들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통화 감독청은 은행 산업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형태는 전통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고객 정보를 개방하는 것입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오픈 뱅킹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금융규제당국의 역할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은행 산업이 사업기술적 전환기를 맞이한 오늘날 금융규제당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은 매우 명확해 보입니다.

규제당국은 부상하는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날카로운 이해와 함께, 그것이 내포하는 잠재적 리스크를 매우 기민하게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뒷받침 될 때 저희는 충분히 사려깊은 규제의 집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혁신과 기술에 대한 장려, 그리고 혁신과 기술에 수반되는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사전적 제거조치라는 두 축 사이에서의 균형이 요청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통화 감독청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일련의 기관 전체에 걸쳐, 리스크 비례적인 규제를 실행함으로써 공정성을 견지합니다. 저희는 새로운 핀테크 기업과 다른 뱅킹 플레이어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환경을 제공하고, 더욱이 이러한 환경을 장려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의 기술 도입과 혁신을 허용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기술을 환영할 것입니다.

  •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기술
  • 새로운 / 가치를 더하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 현존하는 리스크를 더 잘 관리하는 기술

싱가포르 통화 감독청은 "중요성(materiality) 및 비례성(proportionality)" 검증 절차를 도입하여 목적에 부합하는 알맞은 강도/규모의 규제를 집행하고자 합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모두에 대해서, 규제 행위가 일으키는 리스크의 총량이 기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신규 Payment Services Bill 관련 결제 행위에 대한 규제당국의 요구사항은 모든 서비스 공급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행위 특정적인 리스크에 따라 차별적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규제는 특정 리스크가 금융 측면에서 중요성을 갖거나 어떠한 임계점을 넘는 경우에 적용할 것입니다. 규제의 수위는 리스크에 비례할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기업들이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솔루션을 실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최초로 정립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저희 통화 감독청이 성실하게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싱가포르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입니다. 저희는 또한 금융기관의 사이버 위협 관리와, 디지털화로 인해 국경과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짐에 따라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새로운 취약점에 높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최근 저희는 새로운 Chief Data Officer를 선임하는 한편 Chief Cybersecurity Officer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럽의 동기관과 같은 여타의 지역 은행, 금융규제당국 그리고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

마지막으로, 금융 산업의 전환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역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접근성 제고)입니다. 개별 고객의 프로필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는 금융사의 사명에 있어,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기본적 뱅킹 및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금융포용의 필요성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됩니다.

또 다른 영역으로 기술 도구의 책임감 있는 사용을 들 수 있습니다. 이달 초, 싱가포르 통화 감독청은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AI 및 데이터 분석 기술 사용을 장려하는 가이드를 규제당국과 산업이 공동으로 제작하기 위한 위원회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공정성(Fairness), 윤리성(Ethics), 책임성(Accountability) 그리고 투명성(Transparency)의 앞글자를 따서 FEAT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고객 개인정보 사용권 위임과 관련한 기업 일반의 인식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핵심은,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기업에게 필수가 되는 만큼 데이터의 책임감 있는 사용도 중요해 진다는 것입니다.

결론

1966년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의 일부를 떠올리면서, 이 연설을 매듭짓고자 합니다.

중국에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기를(May he live in interesting times)"이라는 욕이 있습니다. 싫든 좋든 우리도 흥미로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위험과 불확실성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인간의 창조성이 한층 높아지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흥미로운 시대 한복판에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와 같은 포럼은 전문가들의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공유와 이해 그리고 협력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결국 이 시대와 시대를 물려받을 다음 세대를 위하여 더욱 근사한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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