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편- 무모한 결정 그리고 실행
2편 - 조언과 격려 사이
3편 - 일단 실행하고 보자
4편 -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다.
5편 - 우리배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6편 - 첫번째 실험
7편 - 성장
8편 - 어떻게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
9편 - 다시 원점으로
10편 - 무식하면 용감하다
11편 - 무제
12편 - 소탐
13편 - 대화
14편 -무제2
15편 -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16편 - 소확행
새해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정신으로 다시 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요즘 트래픽이 평소보다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무인도에서 나무를 열심히 비벼서 검게 그을린 불씨하나를 만든 기분입니다. 연기가 나고 있으니
이게 활활 타오를지, 그냥 꺼져버릴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습니다.
2018년 12월 30일
생각보다 유입이 많지가 않다.
홍보의 효과가 없는 걸까? 우리는 많은 트래픽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훨씬 기대에 못 미치는 듯 했다.
하지만 여러번 반복되어서 그런지 묵묵히 알려보는 수 밖엔 없었다.
다른 커뮤니티 운영자분들의 말을 들어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인다.
게임 관련한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가 보니, 광고가 자연스럽게 게시글과 어울리도록 해둔 사이트가 있었다.
마치 페이스북에서처럼.
이런 광고를 인피드 형식의 광고라고 하는데, 해우소가 모바일에서 무한 스크롤되는 기능이라서 적합해 보여 바로 적용을 해두었다.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2018년 12월 31일
2018년의 마지막 날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해인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를 녹음했는데,
주제가 좋으니까 녹음이 잘 되었다. 뭐든지 진정성이 있으면 잘 된다.
주제에 대해서 내가 이것저것 제안을 했는데, 파트너가 제시한 주제로 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치 못하는 무언가를 파트너는 확실히 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발견을 하나 했다.
파트너가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러가지 우리 커뮤니티와 관련된 글들을 올리고 있었다.
블로그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기에, 대부분이 검색유입이었고 블로그의 검색유입 키워드는 우리의 훌륭한 식사재료로 쓰이곤 했다.
그 중 눈에 띈 것이 바로 [사이다 썰] 이다.
사이다 썰은 구하기도 쉽고, 그 길이가 길며, 재미도 있었기에 우리의 다음 먹잇감으로 적당해보였다.
사이다 썰은 대부분이 권선징악의 구도를 띄고 있다.
즉, 싫어하는 것(악)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잘 나와있기 때문에 우리 사이트와 연관성도 충분히 있어보였다.
무엇보다 재미도 있다.
2019년 1월 2일
여느 수요일과 같이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새해가 되어서 그런가, 여러가지 새로운 분석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바로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유입방식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할 법 한데,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위 사항은 다음과 같이 분석을 하다가 알아내었다.
평소처럼, 랜딩페이지에서의 이탈율을 알아보던 중에 메인페이지를 랜딩페이지로 했을 때의 이탈율이 10%나 낮아져있었다.
원인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에 모바일에 GNB(Global Navigation Bar)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햄버거 메뉴로 들어가야 다른 컨텐츠들로 이동가능 했는데, GNB를 전 페이지에 노출 시킴으로써 컨텐츠간 이동을 좀 더 용이하게 했다는 점이 기존과 다른 것이었다.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모바일에만 GNB를 적용시켰으므로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이탈율이 달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했다.
데스크탑은 기존과 같은 이탈율을 유지한 반면에 모바일은 기존보다 20%나 낮아져있었다.
기세를 몰아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다른 점들을 확인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유입측면에서 우리 사이트의 대부분의 검색유입 90% 이상은 모바일로 이루어져있었다.
우리가 점하고 있는 키워드는 대부분 모바일에서 검색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모바일이 사람들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겠지만, 데스크탑으로는 왜 그런 검색이 이루어지지 않냐는 것이 궁금하긴 했다.
검색 유입은 대부분 그 페이지에서 이탈해버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GNB가 톡톡한 효과를 했을지도 모른다. 잠깐 나가려는 순간에 한 번 더 확인해볼까 하고 눌러보았을테니.
사이트에 머문시간도 차이가 났다.
먼저 우리 사이트는 모바일과 데스크탑이 1:1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션시간은 데스크탑이 모바일보다 2배나 길었는데, 아마 모바일의 대부분이 검색유입이어서 그런듯 하다.
가장 머무는 시간이 긴 페이지는 역시 게임쪽이었다. 적어도 뭔가를 활동하는 페이지는 사람들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었다.
(다시 오게 만드는 건 모르겠지만)
오늘의 분석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머무는 시간을 더 늘려야한다.
재방문을 늘려야한다.
유입 자체를 늘려야한다.
평소에도 하던 생각이지만, 더 간절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다음 개발 사항으로 사이다썰을 선택했다.
사람들에게 선제적으로 컨텐츠를 제공해서 사이트에 붙잡아둘 심산이었다.
간단하게 명명과 기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9년 1월 3일
오늘은 회의 체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어제 사이다썰과 관련된 기능을 개발하기로 이야기를 했었다.
오전에 개발을 하다보니, 파트너가 기능에 대해서 고민하는 부분을 문의해왔다.
어제 이야기할때 없었던 기능이었기에, 나도 개발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보니 같은 기능을 그 전 해우소에도 넣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그 기능을 왜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질 않았다.
개발을 하는데, 이걸 왜 개발해야하는지 명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 개발을 해버린 셈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파트너가 이 기능을 넣어도 될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지, 이 기능을 왜 넣어야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질 않았다. 이건 문제가 있어보였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밥을 먹고 돌아와서 기획회의를 보다 명확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기획 회의는 내가 생각해내었고, 파트너가 다듬어서 다음과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목적이나 기능에 대해서 크게 범주를 잡는다. 이 둘의 순서는 정해져있지 않다.
목적이 생겨서 기능을 개발 할 수도있고, 기능이 떠올라서 아이디어 제시를 하고 그 기능을 어떤 목적으로 쓸지에 대해서
정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조건에 대해서 굉장히 닫힌 편이다. 딱딱 순서가 정해져있는 것을 먼저 떠올리는 반면 파트너는 보다 열린 생각을 하는 편이다.
위의 경우에도 목적과 기능에는 순서가 있다고 내가 제시를 했는데, 파트너가 그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정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돌이켜보니 저번에도 의견대립이 생겼던게 이런 비슷한 것이었다. 나는 닫으려고하고 파트너는 상황을 열어두려고 한다.
어쨌든 파트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열려있는게 더 합당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중요요소(어떻게)는 위 기능을 위 목적에 맞게 어떻게 할 것인지 방침을 정하는 것이다.
질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낸다와 같이 약간은 모호한 상태로만 정해둔다.
세부 기능이 이제 우리가 개발할 실제 기능이다.
어떤 기능이 왜 개발되어야 하는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런 회의를 하게 된 만큼,
세부 기능에 대한 논의는 왜 개발되어야 하고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문서화 시켜두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기한도 정하기로 했다. 이 기한은 데드라인 같은 것이 아니다.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질타를 받지는 않는다.
이 기한은 반성용이다.
기한을 어기게 될 때마다 기한을 늘릴 수 있다. 다만, 지연 사유를 공유문서에 남겨두어야한다.
만약 기한을 어기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반성 및 배움을 얻게 된다.
먼저 개발 소요시간을 제대로 산출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더 정확하게 개발일을 산출해낼 수 있다.
단순 지각이라면 질타를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지연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은 이런 점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다를 적어두고 다음 기획때에 그 기억을 되새기며 기획에 반영할 수 있게된다.
위 사항들을 하나의 간단한 문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기능명 : 000
(1차 회의 : 2019.01.03 / 참가 인원 : 000 , 000)
목적 : (사이다썰 컨텐츠 제공을 통해) 머무는 시간 & 재방문 유도
기한 : 1.16(수)
중요 요소 : 질 좋은 컨텐츠로 재구성하고 보기 좋게
컨텐츠를 잘 모으고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알도록
세부 기능 리스트 :
좋아요 / 댓글 - 타이용자들의 공감 확인 및 이용자들 반응 확인
사이다력 - 큐레이션
태그(글의 간략한 이해 및 분류) - 큐레이션 및 이용 편의
컷 / 펼쳐보기 - 사이다썰 읽기 편하도록
공유 / 페이스북 페이지 랜딩 / 북마크 - 바이럴 및 재방문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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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알리는 식으로
우리는 1시간내로 밀도 있게 회의를 할 수 있었다.
회의 목적은 명확했다. 이미 목적을 서로 알고 들어가는 상태였고, 그것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회의에는 기본적인 전제가 있는데
첫번째로 우리의 미션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미션은 세상의 짜증을 해소하는것을 돕는데 있다. 회의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전부 이 전제가 깔려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만약 구성원들이 제대로 미션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면, 처음 정한 목적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꼭 그러지는 않겠지만.
둘째로 믿음이다.
기한에 대한 부분인데, 적어도 구성원이 일을 하기 싫어해서 기한을 지연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다.
토스의 대표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일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일을 좋아하는데 좋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방해하는 것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와같은 뉘앙스였다.
백번 동의한다.
2019년 1월 4일
구글 캠퍼스로 옮긴 이후로, 지하철을 타는 시간이 길어졌다.
나는 이 시간을 보다 유익한 시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유튜브 앱을 지워버리고 독서를 시작했다.
[나를 함부로 판단 할 수 없다] 라는 책을 읽었다.
칭찬과 비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책으로,
그 원리를 이해해서 타인으로부터의 평가에 자유로워져 개인의 행복을 기원하는데 그 의도가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걸 나에대한 것 보다도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 사람들에게 적절한 칭찬과 비난을 하기 위해 읽는 것이 주 목적으로 삼고 읽었다.
관심있게 본 부분은 다음과 같다
[타고난 능력보다는 성실한 노력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좋다]
능력과 결과에 대한 칭찬은 성과에 대한 강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런 가치를 못느끼는 일에 대한 칭찬은 나를 분노케 했다.]
[자신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게 칭찬하는 것은 나를 조종하려고 하는 것같이 느끼게 된다.]
[좋은 칭찬을 하려면 그 사람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어떤 일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런 것을 알려면 그 사람의 행동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겠지만 더 좋은 방법은 대화를 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의 근보적인 동기는 타인의 긍정적인 시선이다]
[각자의 흥미와 관심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한가지 다른 사람의 판단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비슷하다]
[다른 사람의 판단을 끊임없이 주시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다른 사람의 판단은 나에게 견고한 발판이되며 우리의 행동을 재촉하는 기폭제가 된다
냉대의 고통과 존중의 달콤함을 우리는 알고 있기에, 우리는 존중의 즐거윰을 주면서도
냉대를 받지않는 방법 즉 싫어하는 것 자신이 싫어하는 것 뿐만아니라 타인의 싫어하는 것도 인지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봐야한다
타인이 싫어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내 행동의 절제를 배우는 것이다.
우리 사이트는 그런 방향으로도 나아갈수 잇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보니 파트너가 일의 어떤 부분에 가치를 느끼고, 어떻게 노력하는지를 나도 잘 몰랐다.
오늘 한번 대화를 해봐야 겠다.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으면서 물어보았다.
파트너는 새롭게, 주체적으로 하는 업무에 기여를 하고 싶어하는 듯했다.
광고, 문구하나로 바꾸는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그런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막상 그 시점에서는 이 질문이 떠오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