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in kr •  6 years ago 

폐차/cjsdns

인연 되어 여태껏 곁에 있었다.
깔끔한 멋쟁이로 만나서
늙고 병들어 외모는 보잘것없고
그나마 다행은
제 걸음으로 인연 풀어 헤치는 곳까지 갈 수 있단다.
손은 손대로 발은 발대로
몸뚱이는 몸뚱이대로 흩어지고
끓어 넘치는 심연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인연 만나게 되리라.
장기는 아직 쓸만하다고
먼 나라라로 갈지도 모른단다.
정든 놈 보내면서
새신을 신겨 보내는 것이 아닌
봄에 신겨준 신발까지 바꿔 신겨서 보낸다.
그뿐이랴!
몸값이 얼마냐고 물으며
아직 장기는 쓸만하다고 더 달란다

지금 생각하니
나도 참 잔인하다

청평에서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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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3월 16년동안 수고하고 고생했던 저희 코란도가 착하게도 지방을 다녀와 집앞에 도착하자 마자 그 생을 마감했었어요 그렇게 잔고장이 많아 욕하면서 고쳐타곤 했는데 보내는 마음이 정들어 지낸 세월 만큼이나 서운하고 고맙더라구요~

저도 오래 타던 차를 폐차 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왠지 서운하고 아쉬우면서도 좀더 가격을 쳐달라고 하고 있더라구요.ㅋㅋ

차에게서 정이 떨어지면 그때 버리고 왠만하면 끝까지 가보려고 합니다.ㅎ

  ·  6 years ago (edited)

알뜰하시네요 ^^
8년탄 횬기차 몇년 있다가 확 시집 보낼까 했는데....
지난 달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퍼지더니

새 심장을 바꿔달고 나타났네요 ㅎㅎ
안그래도 험하게 굴려사방 팔방 지붕빼고 다 갈았는데
전 이놈과 10년은 더 지내야 할것 같아요

  ·  6 years ago (edited)

폐차 할 때는 현장에 안 가고 싶었습니다.
끌려가는 모습을 보니
그간의 정이 있어서 그런지
옛날 시골에서 개장사에게 끌려가던 생각이 떠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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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국오며 차를 넘기고 왔더니
돈을 내라고 하더라구요..
확인해 보니 과태로도 안나온다고..
ㅋㅋ 퉁치고 그냥 주고온 기억이 있네요

정들어도.. 이젠 쉬게 해야줘.
그리고 제 안전도 생각해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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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차를 보내셨군요.
그럼 새로운 인연을 다시 만나시겠네요~
정든차를 보낸건 아쉽지만 새로운 인연을 다시 만나는건 너무 설레일거 같은데요~
신상은 항상 좋아요 ㅎㅎ;;

마음이 헛헛하시겠어요.
자동차에게 그동안 참 고마웠다고 전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