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다가
귓가를 슬몃 지나치는 음악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머뭇머뭇,
아련히 떠오르는 그 때의 그 사람.
바람결에 실려 사하라 어디쯤에서 날아왔을지 모르는
후덥한 공기에 시야가 잠깐 흔들립니다.
더듬어보니 그 사람은 내내
그 음악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언젠간 만날지도 모를 나를
그 안에서 내내 숨쉬고 가슴 졸이며
그렇게 기다려 왔던가 봅니다.
우연히 길을 지나는 나를 보고서는
나와 그 사이에 있는 공기의 거리를 뚫고
음악안의 그가 손을 뻗었을 때
그 순간 나는 머리가 쭈뼛 서버렸습니다.
저 사람,
아직도 저 안에 살고 있구나..
향기처럼 기억처럼
음악안에서도 살고 있었구나..
하지만 그가 노래합니다.
음악 안에서 나올 수 없다고,
음악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그렇게 그런 모습으로
언젠가 또 우연히 마주칠 그 때만을 기다리며
영원히 그 안에서 살겠노라고,
음악 안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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