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어린나에게해주었던좋았던_말
8월이었고, 아빠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 지난 주일이었다. 그땐 교회를 다닐 때니까 일요일은 주일. 스무 살인 내가 고등부 선생님들 출석부 관리하는 거 도와주며 부산하게 빨빨 돌아다녔던 시절. 다들 내 부친상을 알았다. 일상은 그대로였고.
"선생님 괜찮아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선생님이 자기 반 출석부를 내게 주다가 넌지시 물었다. 난 언제나처럼 웃으며 손사래쳤다. '아, 저 괜찮아요~' 아마 저런 말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니 힘껏 웃어넘겼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나를 지그시 보다가
"정말로 괜찮아요?"
이렇게 물어봤다. 그냥 적당히 웃어 넘기면서도 사실 내가 괜찮지 않았다는 걸 들킨 기분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표정이었고, 나보다 훌쩍 큰 어른이었지만 결코 함부로 말하진 않았다. 그 조심스러움이 마음을 덥혔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며 혼자 되뇌인다.
'아니요. 안 괜찮아요. 그래도
저를 그렇게 쳐다봐주셔서 위로가 됐어요:)
제 마음의 감사함을 꺼내 드리고 싶을 정도로요'
P.S.자매품은 지금 애인에게 들은 것.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아왔을텐데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매일 아침 눈 뜰 때마다 이 말이 떠올라서
몇 번이고 혼자 감동받는다는 걸 이 남자는 알고 있을까.
멋진 애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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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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