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나의 사랑에 대한 오해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글 쓰는 공룡이 되고 싶은 싸이금 입니다.

저도 이번 백일장에 참여하기 위해 오랜만에 펜을... 아니;;;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이번 백일장 주제는 좀 어렵군요.

내면이 떨리던 순간

이라...

예전에 대학교 때 경험했던 일을 한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Right now! 오른쪽 이제!


대학교 때였다.

입학 후에 나는 통기타 동아리에 가입을 했다. 그리고 2학년 때 아무도 안 하려고 하는 동아리 회장 임무를 다하기 위해 2학년 1학기 까지 잘 말아먹었다.. 그리고 나서 군대에 갔고...

2년 후...

2학년 2학기로 복학을 했다. 오랜만에 찾아간 동아리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휴가 중간 중간에 나와서 공연도 보고, 술도 마셔서 얼굴들은 알지만 인사만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후배를 보고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편하게 말 놓으라는 후배들에게 존댓말을 썼다. 군대 나온 지 얼마 안돼서 그런가... 안 그래도 나름 험악하게(?) 생긴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 걸 보고 후배들은 더욱 어려워 했을 것 같다. 아마 어려움의 절정은 리허설 때였을 것 같다. 후배들의 리허설을 하나하나 보고 나서는

"이 따위로 연습해서 공연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하.하."

이런 식으로 반응을 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나는 동아리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맡으며 동아리의 중심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학기 지나 후배들에게 반말도 하게 되고, 지속적인 술자리로 인해 많은 후배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시간은 흘러...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어느 날... 공연 리허설 날이었다. 리허설이 끝나고 시간이 되는 동아리 사람들이 모여 이바돈 감자탕 에 가서 한 잔 하게 되었다. 한 스무 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있었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동아리의 앞으로의 비전과, 현재의 문제점 등에 대한 얘기로 꽃을 피웠다.

그러다가 16기 안xx 군이 동아리의 문제점에 대해서 얘길 하게 되었다.(전 13기 ㅎㅎㅎ) 선배들은 자기들의 색깔을 너무 후배들에게 요구하는 거 같다고... 그래서 난 얘기에 대한 반론을 열심히 펼쳤고... 안군은 나보고 너무 형이 후배들에게 지적질을 많이 하는 거 같다고 했다.

머... 그게 지적질은 경험 많은 선배로서, 그리고 후배보다 알려줄 것이 많은 사람으로서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얘기를 듣고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군은 이어서 한 마디를 더 던졌다.

"동아리가 행님 껍니까?"

...
......
............

?????

잠깐 기억이 안 났다.

안군과 나는 술자리의 반대편에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안군의 코앞까지 내가 걸어간 상태였다. 그리고 주변에서 몇 명이 달려 나와 나를 말리고 있는 중이었다.

화가 났었던 걸까...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은 동아리에서 누군가 나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한다는 게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이후에 오해 받은 서러움(?), 매도 당한 분함(?) 으로 겁나 울었던 것 같고, (제가 생긴 것과는 다르게 좀 눙물이...) 안군과는 술을 더 드링킹하며 잘 풀었다.(원래 겁나 친한 사이임.)

지금 생각하는 것이지만, 만약 그 때 옆에서 말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로 사랑하는 것에 대해 오해를 받거나 혹은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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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드라마에서도 나오고, 연인관계에서도, 부모자식관계에서도, 사제지간에서도 그렇듯 저런 사랑하는 것에 대한 오해가 많이들 보이죠.

나는 널 너무나 사랑해서 그렇게 한 행동인데, 정작 그 사랑을 받은 연인, 자식, 제자의 입장에선 그게 집착이나 과잉보호, 숨막히는 압박이나 과분한 기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듯 말입니다.

저도 저 두 입장이 모두 되보았기에 싸이금님의 마음도, 후배님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가령 제 첫사랑의 경우엔 너무 외로움을 많이 타던 제가 정말 온전히 사랑하겠답시고 너무 많은 관심과 지겨울 정도의 배려를 하는 바람에 떠나보내게 됐습니다. 난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다해주고싶고 보고싶은 마음을 표현하려 했을 뿐인데 그게 상대에겐 집착과 재미없는 배려심으로 다가와 관계를 지속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 저도 학부시절 절 너무 좋아하던 회장선배가 지적하던 여러 요구들이 너무 지치고 힘겨워 거리를 두게 된 적도 있습니다. 처음엔 좋았습니다. 나에게 기대를 걸어주고, 더 완벽하게 일처리가 가능하도록 지적해주고 알려주고 하는것들이 제 발전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집단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자식이 어느정도 크면 부모가 자율성이나 독립성을 길러주어야하듯,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면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또 자신들만의 길을 만들어보도록 놔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다들 이런식으로 저 두 입장이 모두 되본 기억하나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서로 이해할 수 있기에 술한잔에 그 갈등을 풀어낼 간격또한 있는 것이겠지요.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이 결국 서로에게 닿았는가인것 같습니다. 그게 닿지않을만큼 그 간격이 너무 넓어져버렸다면 제 첫사랑처럼 이별을 택할 수 밖에 없는것이고, 그 간격이 극복가능하다면 싸이금님과 후배님처럼 술한잔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마 그 후배분들도 싸이금님의 동아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끼셨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면, 그 열정이 여기서도 느껴지거든요.. ^^

댓글에 댓글을 남기는데 참 여러번 썼다 지웠다 하네요. 제가 댓글을 남기는 것보다는 @marginshort 님이 남겨주신 댓글 보면서 나를 한 번 돌아보렵니다. ㅎ
장문의 덧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노력과 열정이 배신하지 않듯, 싸이금님의 열정이 더 큰 빛을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날 동아리실 벽면 한쪽에 싸이금님을 기리는 글이 떡하니 써있을지 누가 알까요! ㅎㅎ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백일장 당선 축하 드립니다.
보팅 팔로우 합니다~^^

^^ 감사합니다~

아 술먹는 자리에서는 조심을 해야되는데요 순간 화가났을 상황이긴합니다.
그런말은 맨 정신에 해야되는데 쌓였던 부분이 있긴 있었나보네요.
그 이후 생활은 잘 지냈다니 다행입니다.
눙물 -눈물 일부러 틀리게하신건가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요즘말입니다. 눙물이... 로 검색해 보시면 짤도 많이 나올거에요.
그래도 이런 극적인 순간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려구요. ㅎㅎㅎ

아 네 ㅎㅎㅎㅎㅎ 저는 요즘 사람이 아닌가 보네요 ㅋㅋ
네 모든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바돈이 아니라 이바돔으로 기억하는데요...(일부러 글씨도 굵게쓰신건가..)
앗 저도 지적질을~!!!!
ㅎㅎㅎ
자리나 위치에 따라서 사람의 행동이 달라지기 마련이니깐요...
서로 입장을 바꿔보면 잘 이해가 되고 잘 지낼 수가 있죠~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ㅎㅎㅎ


그리고 벽화그리기에도 참여부탁드려요~~~^^
사람들의 참여가 좀 저조합니다..ㅠ

헉...; 이바돔이었군...;

워.. 잘보고 갑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술을마시다보면 느끼는 거지만... 저도 뭐가 그리서러운지.. 자꾸만.. 한잔 한잔 들어갈수록.. 서러움이..폭발...합니다.. 정말 사랑하는 것에 대해 오해를 받을 때 저는... (너무 억울할 때는)그냥 말문이 막힙니다.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냥 입을 닫아버려요....(술자리에서는...그렇게 말이 많습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말문이 막히는 타입이셨군요. 때로는 말을 해서 실수하는 것보다는,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
술자리에서는... 합빠다이님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거군요? ㅎㅎㅎ

확실한건 라디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즐거운 저녁되세요 ★

하하~ 눙물많은 1인 추가요^^
술을 마시다보면 늘 사소한 오해로 서로 험악해지는 겨우가 대부분이죠...!
정신차리고 보면 뭐 ~ 이런걸로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경우도 많고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번 댓글 소설로 참여하실꺼라 생각했는데....ㅋㅋㅋ 네버엔딩 스토리인가요?

댓글 소설은... 내용이 너무 산으로 가서 괜찮으려나요? ㅋㅋㅋ 임의로 소설좀 써봐야겠네요. ㅋ

사랑하는것에 대해 오해를 받았을 때 참을 수 없는것 또한 열정인것 같습니다!
열정이 있어야만 불타오름도 있으니까요 ^^

여자들은 한판하면 서로 생까는데
남자들은 술 먹고 잘 풀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ㅎㅎ

생각해보니 저도 제 친구와 엄청 크게 싸우고 나서도 절친으로 잘 지낸거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백일장에서는 '싸움'이라는 주제여도 잼있을거 같아요~.

그리고 오해받았을 때 참을수 없는 것도 열정이라는 말. 다른 시선~ 다른 생각~ 좋네요~.

웁니다.

명쾌하네요~. ㅋ

정말로 사랑하는 것들에게 사랑을 준 것은 오직 내 생각대로만이고. 받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사랑일지 부담일지 모르는 것입니다.

오해라기보다, 방식의 차이겠지요. 애정을 받은 당사자가 그렇게 반응했다면 이야기해서 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거나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고 갈라서거나.

멀어지거나.

어떠한 사랑이든... 받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어야 사랑이지요. 당신의 사랑이 나를 숨막히게 해...

받는 사람이 이해는 하면서도 너무나 부담스러워 거리를 둘 때도 있고, 남들이 보기엔 저 사람 왜 저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사랑도 있겠죠.

남이 보기에 그렇다면 '당신은 그걸 그렇게밖에 생각 못하나 보군' 이렇게 반응해주면 되지만, 당사자가 그런다면 제 방식을 바꾸겠지요.

생각이 복잡해져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좋은 글, 정말로 감사합니다.

오해하기보다는 방식의 차이라는 말 공감합니다.
다름을 인정하자.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머리로는 생각해도 실제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말처럼 쉽지 않더라구요. ^^

그런 말에 반응을 했다는 건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는 뜻이지요. 만약 동아리에 애정이 없었다면, 감자탕을 먹을 기회도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바돈 감자탕" 기억해두겠습니다.

이바돈 감자탕은 한 때 잘나가던 감자탕 프랜차이즈죠. 읭? 내 글 먹스팀인줄... ㅋㅋㅋ

말려 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죠? ^^;

이런 경험, 살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기가 그렇게나 힘든 일이고......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다가 갔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안 좋게 작용하기도 하고.......

어렵긴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화이팅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 이성의 끈이 잠시 끊어진 상황이었죠. 말려 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어케 되었을 지 잘 모르겠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