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굳이 나서서 문제를 건드리는가?

아마 많은 분들께서 왜 제가 이렇게 서로 좋은 시기에 민감한 문제를 거론했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그 이유를 좀 더 명확히 밝혀보고, 동시에 상대측 주장도 반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팀과 스팀달러 가격의 상승

제목만 보시면 아마 “보상이 커지니 눈에 띄어서 저러는군”하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주된 이유가 아닙니다. 스팀과 스달 가격이 오른 이 때에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보팅풀을 위해 투자하신 분들 모두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구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가 이선무님께서도 확인을 해주신 부분입니다.

지난번 보팅풀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그분들의 대답 중에서 제 마음을 움직였던 부분은 투자를 했는데 손해를 보고 있어서 힘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제 주장과 행동이 그분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더군요. 그래서 대충이나마 마무리를 짓고, 그 이후에도 그분들이 같은 행동을 kr 태그만 때고 하시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분들 모두가 스팀가격 상승으로 확실한 수익구간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생활이 어려울 수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저 더 많은 수익을 위한 욕망으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문제제기를 살짝이나마 했을 때에도 혹시나 주의를 환기하면 생각을 달리하시지 않을까 기대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전하고 동일하게, 어쩌면 더 심하게 반발하시는 모습에 기대를 접고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고래가 남아있으면 KR에 도움이 된다?

문제를 지적할 때 항상 나오던 얘기입니다. 고래를 떠나게 하면 KR 보상이 줄어들고, 유저유입도 안 되고, 결과적으로는 스팀에 해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반박을 위해서 데이터를 한번 보면 좋겠습니다. 데이터 출처는 SteemReport이며, 지난 60일간 보팅패턴(weight고려)을 보여주는 파이그래프입니다. Outgoing은 해당 계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한 보팅(Self는 셀프보팅), Incoming은 다른 사람이 내게 한 보팅입니다.

지난번에 문제가 제기되었던 세 분과 (한분은 2개 계정), 그리고 문제제기자인 woo7739님과 제 그래프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ioc님과 kakaotalk님께서는 토론에 참여하고 계시지 않기에 자료를 언급하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우나,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이고 본의 아니게 논란의 시작점에 계셨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자료를 사용하겠습니다.

Outgoing

Incoming

셀프보팅이 1/4가량 되며, 함께 문제가 제기된 두 분은 Outgoing에서 4위 (3.4%), 5위(3.1%)에 있습니다. 받은 보팅으로만 따지면 절반 가량이 셀프보팅입니다.

Outgoing

Incoming

부계정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셀프보팅 25%가 뭐 크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분은 한국 최대의 고래라는 사실을 주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한 번의 셀프보팅으로 100불 이상의 보상을 만들어내실 수 있습니다.

Outgoing

Incoming

이 분은 각 파이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보입니다. 행사한 보팅의 상위 15위가 전체 보팅의 80% 정도를 차지합니다. 받은 보팅 또한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Outgoing

Incoming

이전 분과 파이그래프 비율이 놀랄만큼 비슷하며, 맞보팅과 셀프보팅이 눈에 띕니다.

참고로 문제제기를 하신 woo7739님의 Outgoing 입니다 (매번 디클라인 하셔서 Incoming은 의미가 없다고 봤습니다)

woo7739

Outgoing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그리고 이번엔 부끄럽지만 제 보팅내역입니다

clayop

Outgoing

Incoming

인커밍은 다른 글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저한테 붙어있는 고래 보팅봇이 있어서 저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포스팅을 필요한 것만 하려고 노력하고, 별 내용이 아니거나 하루에 포스팅이 많아지면 디클라인을 걸어서 스스로 너무 많은 보상을 받아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세 분 (저와 woo7739님 제외)를 보고 난 다음에, 저는 여기서 Outgoing 보팅 중에서 상위에 있는 분들을 더 조사해봤는데요, 이 작업을 하고나니 5만스파 정도의 고래분들 10명 가량이 서로의 Outgoing목록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Steemreports에 직접 가보셔서 직접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의 스팀파워를 모아보면 100만 스파가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담합보팅을 인정하면 그 이익의 대부분은 KR 커뮤니티 전체가 아니라 스무명 이하의 소수에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점점 확산되고 있고, 해당 보팅풀 멤버들은 보상을 스팀파워로 계속 바꾸면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가 계속 방치되면 KR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되었고, 특히 그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분들은 열정과 잠재력은 있지만 돈은 없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부정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 문제가 스팀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본인들의 투자금이 잠재력 있고 커뮤니티에 활력을 주는 사람들보다는 보팅풀로 유출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SMT를 바라보며 해결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이는 아직 조금 먼 얘기이고, 그 전에라도 KR에서 한번쯤은 정리하고 가야된다고 보았기에 저는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논란이 되는 행동을 잠시나마 멈추고 대화로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좀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그분들의 행동은 일말의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분들은 느끼는 바가 있으셔서 최근에 그만두신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이 알게모르게 깊이 박혀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습니다. 혜택을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입장이 상당히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본인 이익에 반해서 그러는 것을 뭐라할 수는 없지만, 이해당사자들이 중립적인 척 하는 것을 모른척하는게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로서 가장 쉬운 해결법은 보팅풀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보팅풀 인원의 보상은 지금보다 1.5배에서 2배 가량 늘어나겠고, 저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보상을 가져갈 수 있겠죠. 제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고생을 언제까지 굳이 나서서 하게 될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