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의 무덤, 요한 크라위프 아레나. 너희들은 이렇게 끝나선 안 되는 팀인데. 이미지 출처)
신께서 날 조롱하시는 것 같다.
희망의 맨 꼭대기에 올린 후, 발로 차 끝 모를 밑으로 떨어뜨리셨으니.
내가 축구의 그림에서 희열과 은밀한 합일을 느낀 것은 2014-15 시즌이 마지막이었다.
로마가 가장 아름다운 유니폼과 스쿼드를 보유하고,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삼두 괴물이 혐오스런 얼룩말들을 끝장냈을 때.
그 뒤 머랭들이 3연속으로 빅이어를 가져갔고
두 잉글랜드산 부리들이 어처구니없는 기적을 쓰며
요한 크라위프 더비라는 전대미문의 순간은 기약 없이 물거품이 됐다.
어쩌면 객관적으로 축구는 더 재밌어졌는지도 모른다.
마스체라노와 메시를 좌절시키던 젊고 빠른 98년생 음바페처럼.
그것도 축구고, 나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
클로프와 포체티노, 두 위대하고 용감한 감독에게 어찌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많은 축구 팬들의 오만을 부쉈으니 더더욱.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퇴물이 되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늙은 토티와 함께 나도 은퇴해야 했을까?
그 바로 뒤에 로마의 기적이 있었지만, 사실 완벽하게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었다.
크라위프에게 2010 네덜란드가 그렇게 보였을까?
현실이라는 합리적 단어는 필연적으로 의미에 대한 미학적 물음을 수반한다.
그 현실마저도 당분간은 어두컴컴하다.
환희 없는 이해와 분석을 할 정도의 열정이 남아 있을까?
내 삶은 축구 전문가가 아닌데.
더 미치기 전에, 더 노망나기 전에,
파스토레의 잠깐의 달콤함과 메시의 얼마 남지 않은 불꽃과
무엇보다 아약스의 경이로운 도전을 기억하며
남은 세리에 A 세 라운드에서의 기적을 기도할 뿐이다.
가장 높은 한 점에만 눈을 둠으로써 우리는 편협해지고
많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놓치곤 한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에 어디까지의 의미가 있을까?
결국 축구인데.
모든 형태 있는 것은 유한하고
타인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어리석고 건강에 좋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