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국밥집앞.
그나마 동네에서 먹을만한 국밥집.
한남자가 익숙한듯 들어와 자리에 앉아 순댓국밥과 소주를 주문한다.
남자는 며칠째 저녁식사겸 술자리로 소주한병을 마시고 평소보다는 조금 늦은 귀가를 일부러 하는중이었다.
평소 같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늘 똑같이 반복되는게 조금은 지겨워졌다고나 할까.
조금은 먹을만한. 소위 안전빵이라 할수있는 곳에서 먹는 저녁과
소주한병.
그남자는 거창하게 위로,위안,분위기 이따위것들을 느끼려 간것은 아니었다.
그냥 한잔이 필요했고 같이 마실 사람이 지금 없었다는 것 그뿐이었다.
조용히 살짝 술기운을 느끼면서 본인에게 집중하고 싶은? 뭐 그런거..였다.
티비에서 나오는 시덥잖고 과장된 웃음소리와
누가 누굴 사랑한다느니 니가 알고보니 내딸이라느니...
등의 잡소리들이 생각을 헤집어 놓는다.
이어폰에서 흐르는 음악 또한 마찬가지.
그 좋아하던 노래들도 자기가 씹는 깍두기소리에 묻힌다.
그 씹는 소리가 거슬린다.
혼자 휘적휘적 거리면서 한잔,두잔 비워낸다.
쓴맛에도 오롯이 집중이 되고 구수한 국밥맛에도 집중이 된다.
그러다 남자는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걔는 이제 제수씨 좀 덜힘든가..?'
'걔는 여전히 출장중이겠지? 이쟈식은 연락좀 하라니깐...'
'뭐... 어차피 걔는 불러도 안나올테고...'
라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
국밥을 씹으면서 지난 여자친구 생각도 난다...
참....
별생각을 다한다..
이 대목에서 전 여자친구는 좀 아니잖냐?
라고 혼자 생각하며 남자는 피식 웃고 다시 한잔을 털어넣는다.
소주가 쓴지 남자는 눈을 살짝 찌푸린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흘렀을까.
남자는 소주한병을 다 비웠다.
더먹고 싶은 욕심은 없는 듯
주섬주섬 외투를 걸치고 짐을 챙겼다.
계산을 하고 나와서 하얀달을 올려다본다.
'아...달 참 차갑게 이쁘네....아이....쓸쓸하구만......'
하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뗀 순간....
그는 걸을수가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저녁때쯤에 반주를 드시고 계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걱정하면서도 걱정하게 만드는 그 모습이 싫어
방문을 닫고 혼자에게로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던 그였다.
그렇게 그는 아버지를 외롭게 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본인도 혼자였지만 아버지도 혼자로 만든것이었다.
아...
아버지참 많이 외로우셨겠구나...
내가 참 쓸쓸하게 만들었구나....
힘겹게 한발자국씩 내딛을 때마다 눈물이 바닥에서 스며올라왔다.
참 걷기 힘들었다....
이거 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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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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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혹시 국밥집에서 제가 나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쓰신 건 아니죠? 묘사가 엄청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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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켜보고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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