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in kr •  6 years ago 

“문송합니다”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로, 인문계 졸업생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입니다. 이 때문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이공계로 다시 학위를 따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 또한 인문계를 공부한 학생이었기에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꼬집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인문학 이펙트> (스콧 하틀리 / 마일스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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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은 기술만으로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수많은 제조업체의 조립라인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지만, 완전히 자동화될 수 있는 일의 비율은 지금 나오는 예상들보다 훨씬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4차 산업혁명에서 기계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도록 사람들을 해방시켜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인문계 전공자들 또한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기술과 인문학이 만나는 부분(교집합)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인문계 전공자들이 기술을 언제, 어떻게 배워야 할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스콧은 걱정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헬스케어 기술기업 ‘엘리저블 (Eligible)’의 창업자이자 CEO인 케이틀린 글리슨 (Katelyn Gleason)의 사례는 기술의 진입장벽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음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또한, 소프트 스킬의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는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데밍 (David Deming)의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데밍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지적인 직업들이 매니저, 교사, 간호사, 심리치료사, 의사, 변호사, 그리고 경제학자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직업들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소통 과정에서 이를 해석하는 것을 포함해 정말로 능숙한 인문학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재작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는 세계적으로 큰 이슈였죠. 그러나, 알파고가 승리했던 이유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입력된 프로그래밍 때문이었습니다. 스콧은 알파고가 본질적으로 지능을 ‘흉내’낸다고 말합니다.

“문송합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이 책은 어느 정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지 인문계을 전공했다고 다가오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오해는 해서는 안됩니다. 인문학 전공자들도 케이틀린처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더 발전시켜야 다가오는 미래에 경쟁력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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