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남자가 된날(야설아님)

in kr •  8 years ago  (edited)

콘113.jpg

내가 처음 남자가 된날

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
(그 때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 라고 불렀다)
지금처럼 농기계가 없던시절
논에 모를 내는데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어린 우리들도 모내기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의 일손을 도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합숙까지 하는 축구부가 있었는데
우리 담임선생님은 이 축구부에 대한
애착이 광적으로 커서
축구부 아이들이 먹을 간식비며
각종 먹거리를 걷곤 했다.

농번기로 한참 바쁜 계절에
축구부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고
운동신경이 무딘 나와
몇몇 친구들은 모내기 지원에 나갔다.

논에서 일하기를 서너시간
아주머니 서넛이 광주리에 점심을 이고
논두렁길을 걸어오고 있을 때
그 뒤로 빨간 유니폼을 입은
축구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먹거리가 펼쳐질 즈음
담임 선생님은 모를 낸 우리들에겐
집으로 가라 하고
축구부 아이들에게
어찌보면 우리의 노동의 댓가인 밥을
먹이려고 했다.

나는 주변에 계신 어른들 앞에서
큰소리로 부당함을 이야기 했다.
어른들은 담임선생님에게 눈치를 줬고
결국 축구부 아이들은 운동장으로 돌아갔다.

내가 처음 남자가 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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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됐다는게 저거였군요 ㅋ
저한테 잠시 음란마귀가 씌였었나봐요 ㅋㅋㅋㅋ
잘보고 갑니다^^

음란마녀..

멋있어요. 콘님의 글은 항상 읽을 때면 장면들이 막 상상됩니다 ㅎㅎ

  ·  8 years ago (edited)

어린시절부터 당차셨네요 ㅎㅎ

저 소철 아닌데요 ㅋㅋㅋ
우리가 친해서 착각 했나봐요 ㅎㅎㅎ

아이고 ㅠㅠ 매번 글 읽는 두분이다보니 헷갈렸습니다 ㅎㅎ 문체도 비슷하셔서요
댓글 수정했어요 ㅎㅎㅎ

어린나이에 쉽지 않았을텐데 저렇개 얘기하기가
어릴때부터 상남자이시네요 💪

당당한 모습 멋잇습니다 할말하고 살아야하는데 쉽지 않죠~

역시 국딩때부터 멋지셨군요!!!
사실 저도 윗분 댓글 처럼 살짝 다른상상을 하며 왔다갑니가~^^

처음으로 남자가 된 후에도 줄곧 남자로 사셨던 것 같아요. 일전 사장과의 글들을 보면요.

비슷한 시기 남자가 된 많은 남자들은 어느 순간 남자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멋진글 감사합니다.

제가 예상한 이야기랑은 조금 다른 내용이네요. 당당함에 대한 남자였군요... 앞으로 더 정진해서 음란마귀를 없애겠습니다.

제목을 보고 예상한 내용과 다른 내용이군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오 그후의 선생님의 부당한 처사가 없었는지 궁금해지는군요..+_+

멋졌네요! 콘님의 솔직대담했던 글모습들과 겹쳐보이는것같습니다

남자는 자신감이 있어야 멋진 남자죠~~
초딩 때부터 할 말은 하는 상남자였네요^^

어렸을 때부터 아주 당차셨나봐요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에 미리 공지안해주셨으면 뒤에 누구있나 확인하고 봤을꺼에요 ㅋㅋㅋㅋ

어렸을때 부터 멋지셨네요

다른 상상을 하며 들어왔음을 고백하고 떠납니다..

당당히 아닌것을 아니라고 알 할수있는 완전 상 남자~~
멋지십니다.

평생 잊을수 없는 ......,
소중한 추억 잘 듣고 갑니다...!

당신에 대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공유 친구 주셔서 감사합니다 ...i like your post :) @corn113

하하^^ 곧 태어날 저희 아들도 처음 남자가 된 날이 이렇게 멋있는 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재밋게 읽고갑니다!

어렸을때부터 하고싶은 말은 하시는 성격이시군요 ~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부당함의 표현" 멋지게 말씀하실 것 같은 당찬 @corn113 님의 어렸을때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크.... 시원함이 느껴지네요. 어린아이의 선택이 멋지네요. 만약 나였다면 저기서 부당함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란 생각을 한번 해보게됩니다.

남자는 세상을 바로 잡고 이끌어나가죠. 멋진 남자 되신 콘님, 이제 이 곳 스팀잇 세상에서도 아니것을 아니라 하시고 바른 것을 바르다 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겠죠. 그대 멋진 남자입니다.

부당함에 맞선 날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