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전기전자공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과스러운 표현이 나와도 양해 바람.)
벌써 새해라는 글을 쓴 게 어제 같은데
이후로 또다시 벌써 반년이 흘렀다고 한다.
헐.... 미쳤네 미쳤어.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당혹스러워하며 재빨리 과학책을 꺼내든다.
대게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던가
'엘레건트 유니버스'
혹은 요즘 읽고 있는 막스 테크마크의 '유니버스' 같은 책들이다.
이 책들은 매우 두껍고 여러가지 내용들이 나오지만
대게 내가 찾아보는 구절은
빛의 속도나 전자의 진동수 같은 것들이다.
빛은 1초에 대략 30만 km, 즉, 3억 미터를 간다. (299,792,458m/s)
이렇게 숫자로 말하면 너무 단위가 커서 감이 확 오지는 않는다.
그럴 때는 다시 지구나 달을 생각하는데,
지구의 둘레는 약 4만 km이고,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 km다.
그러니까, 빛은 1초에 지구를 대략 7바퀴 반이나 돌고,
달까지는 1초하고 조금 더 걸리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1초라는게 내가 눈 한번 깜빡 거리는 것보다는
꽤 긴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 극적으로 체감하는 법도 있다.
1초의 과학적 정의는
세슘 원자가 약 92억(9,192,631,770)번 진동하는 기간을 뜻한다.
내가 눈 한번 깜빡 거릴 때
그 활기찬 세슘원자는 무려 92억 번이나 움직인 것이다.
(사실 이것도 위에서 아래로 오간 게 92억 번이지만,
그 중간의 왼쪽이나 오른쪽, 혹은 그 사이의 움직임까지 하면
그냥 무한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지금도 우리의 주위에는 누군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할 때마다
전자파가 만들어지는데, 그 진동수는 3,000만번에서 3억번 사이라고 한다.
그런 전자파가 우리 주위에 있는 휴대폰이나 기지국이나
다른 라디오 등등의 개체 수 만큼이나 만들어져서 우리 몸을
통과하는 중이다. 물론 지구 차원이 아닌 우주에서 오는 다른 무수한
전자기파들은 말할 것도 없다.
또, 한 번은 해저 케이블에 대해 알아보다가
넋이 나간 적도 있다.
해저케이블은 바닷속에 까는 것이라서
이빨 무서운 놈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매우 두껍게 만들어지지만
그 안의 내용물은 머리카락 만큼 얇은 광섬유가 몇개 들어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 광섬유를 통해 대륙과 대륙 간에 수억명의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수백메가, 혹은 수기가에 달하는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는 건데,
인간의 감각으로는 자동차로 꽉찬 터널에서 거북이 걸음을 하는 정도가
생각되지만,
빛의 속도로 통신을 할 때는
그 몇가닥만으로 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해저케이블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에서도
케이블 하나 연결을 하면
그 케이블로 모든 가정에서 각기 다른 채널의 방송을 보면서,
동시에 그 케이블을 통해 또다시 모든 가정에서 각기 다른
인터넷으로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는 것이다.
우리 집 같은 경우 100메가 인터넷인데,
100메가라고 하면 초당 1억 비트를 말한다.
다시 말해 1초에 1억번 0과 1의 정보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집 하나만 그럴진데
다른 집(심지어 개중에는 1기가를 쓰는 곳도 있다)까지 합하면,
수십, 수백, 혹은 수천의 세대가 케이블 몇가닥으로
그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주고 받는 거다.
실상 그 진동수라는 것도 끝과 끝의 기간만 말하는 것인지라,
그 중간도 있기 때문에 실상 대역폭 자체는 이론상으로는
무한에 가깝다. 다만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한계로
최대치가 정해질 뿐이다.
우리가 고요한 곳에서 가만히 정신을 집중해 봐야
기껏 내가 숨 쉬는 정도로만 시간을 파악할 테지만
그 와중에도 주위의 모든 물체는 그 안에서
수십억번씩 전자가 진동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삶이 짧다면 짧겠지만
그마저도 이 우주의 단위로 생각하면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인데,
그 인간의 삶마저도 이 우주의 탄생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걸린
백억년도 넘는 기간을 생각하자면
그냥 정신이 멍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아... 1초가 이리도 길었단 말인가.
이 반 년 동안 내가 어영부영 하며 너무 빨리 간다고 느낀 사이
이 우주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변화를 했단 말인가.
심지어 내 머리카락 숱이 수백가닥은 줄어든
이 반년 사이에 지구와 달은 무려 1.9cm나 멀어졌다고 한다.
과학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런저런 감정을 느끼며 사는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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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삼스럽게 인식하여 바라보니....
1초에 대해서 한탄할만 하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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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상으로는 나이 들수록 그 1초마저도 점점 짧아지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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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절실히 느끼고 있죠
어렸을때 1초 지나가는거랑
지금 1초 지나가는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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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느껴서 곧 관뚜껑 닫고 향냄새 맡을 것만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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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재로도 이렇게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역시.. 독서의 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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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상을 인식하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1.9cm나 멀어졌군요...지구와 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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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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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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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으로도 풀지 못한 1초를 길다고 느끼게끔 해주는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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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예체능맨에게는 그저 눈도 머리도
핑핑 도는 글입니다 ㅋㅋㅋ
해저 케이블이 저런 얄은 것들인지는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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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재밌는 발상입니다. 저도 요즘 무척이나 시간이 빨리 흘러서 아쉬움도 있는데, 가끔 이렇게 우주속에서의 나를 바라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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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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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분석을 해보니 시간이 새삼 다르게 와닫네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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