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스포츠토토 해외축구 가이드를 시작하며

in kr •  7 years ago  (edited)

매일같이 스팀이니 코인이니 투자니 하는 글만 썼는데, 슬슬 글빨도 떨어지고 소재도 질리는 감이 있다. 역시 사람은 전문적인 자기만의 분야가 있어야 한다.

갑작스런 연예인의 결혼발표나 유빗 코인 거래소의 파산처럼 대단히 뜬금없는 의외겠지만,

나의 전문 분야는 도박, 그 중에서도 스포츠토토다.

하태경.gif

(가난한 글쟁이라며!!!)

나는 도박을 좋아한다. 평소에 안정적인 투자를 권하고 도박을 죄악시하는 글을 쓴 나이기에 좀 외의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도박은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의 도박과는 다르다. 그 시작은 주식투자 시절부터의 순수한 학구심이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탐욕에 물든 한탕주의로서가 아니라 통계를 바탕으로 한 분석과 관람에 양념을 치는 정도의 소소한 재미를 추구한다. 나는 통계를 전공과목으로 배운 사람이다. 통계관련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 이를테면 통계적 학구심의 현실적 해소랄까.

더불어 도박과 관련된 인간 심리의 탐구는 투자를 비롯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승부의 순간에 크게 도움이 되므로, 관련 작품 같은 걸 찾아보는 것도 좋아한다. 타짜라던가, 카이지라던가, 도박마라던가, 뭐 이런 만화들 말이다.

스포츠토토를 함에 있어 나에게는 철칙이 있다. 절대 한도액 이상의, 그리고 내가 정한 이상의 돈을 베팅하지 말 것. 그 기준은 승무패는 8천원, 승부식은 3만원이다. (물론 이마저도 여유가 있을 때의 이야기다. 여유가 없다면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

전에는 로또를 샀는데, 심심풀이로 사 본 스포츠토토에서 8천원으로 3등을 하며 200만원의 당첨금을 받은 이후로는, 로또 할 돈으로 토토를 하고 있고, 로또보다는 토토가 적중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토토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스포츠토토를 하지만, 나는 그 ‘대다수’의 사람들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왜냐면 대부분이 불법으로, 그리고 인생을 파탄이 날 정도로 한탕주의에 물들어 하기 때문이다. 대출까지 받아가며 토토에 올인하는, 중고나라론이라고 불리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대책 없이 감에 의존해서 대박만 노리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편이다. (그들 중 돈 따서 인생역전한 사람이 정말로 단 한명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말로, 단 한명도 없다.)

나는 스포츠토토에 입문한 이후로 수천 게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남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분석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엄청난 적중률은 아니다. 매 회 차 해외축구만 하는데, 보통 주말 50경기 에서 10개 정도의 쓸 만한 픽이 나오고, 그 중 6개 정도를 맞춘다. 물론 더 잘나오는 때도 있고, 처참하게 틀리는 때도 있지만 평균을 내 보니 그렇더라. (50% 이상의 적중률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전에 이 분석법으로 아는 동생에게 픽을 보내줬는데, 5개 중에 하나가 틀려버렸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엄청난 적중률이다. 배당이 괜찮은 게 여럿 있었기에 5C2의 픽을 했다면 충분히 수익이 났을 것이다. 그것도 운이 좋았다. 보통은 10개 중 6개, 즉 5개 중 3개 정도를 맞는다. 하지만 이후로 그 동생에게서 픽을 달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아마도 5개 모두 맞았어야 인정을 받았으려나.

사실 그 정도만 되어도 기법만 잘 선택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그것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런데 조건이 필요하다. 단폴에 베팅액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 사람인지라, 그리고 나는 준법적인 사람인지라 그런 불법 베팅은 하지 않는다. 때문에 평균 85% 이상의 외국에 비해, 토토 구매자를 봉으로 삼아 착취하려 드는 한국의 60% 환급률에서 60% 가량의 적중률을 지닌 나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하지만 위에도 말했듯, 로또보다는 훨씬 적중률이 높기에. 그리고 베팅한 것만으로도 축구를 관람하는 재미가 몇 배는 더 많아지기에 토토를 즐긴다. 나보다 더 건전하게 토토를 즐기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ㅎㅎ

어쩌면 이게 반전이라면 반전일 것이다.

도박 전문가라고 하고서는, 스포츠토토로 수익을 낸 적이 없다! 따는 일보단 잃는 일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이건 건전함에서 나오는 즐거움이며, 만일 탐욕에 이기지 못해 거액을 노리며 한도 이상의 베팅을 한다면 절대로 나는 그렇게 즐겁게 토토를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일주일에 단 이틀간, 해외 스포츠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활동은 매우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물론 나는 K리그도 좋아한다.) 돈을 따면 더 즐겁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도 내에서만 건전히 할 수 있다면, 적어도 같은 돈으로 로또를 사서 날리는 것보다는 훨씬 길게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다.

도박은 예술이다. 멘탈관리의 진검승부이자 명확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단련할 수 있는 수련장이기도 하다. 멘탈 깨지고 돈 꼴아 박는 순간 바로 한강행이다. 다행히 나는 지금까지 주식 토토를 하면서도 빚을 만든 적은 없다. 항상 여윳돈 내에서, 그리고 토토에 미쳐서 몇십, 몇백 만원씩 꼬는 사람들에 비하자면 로또 한 장 사는 정도로만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게 딱 건전한 도박이고 국가가 권장하는 수준이다.

부디 올적 중으로 대박을 내기보다는, 10개 중에 6개 정도가 맞는 통계적 현상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감을 느끼고자 매주 픽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더불어 간혹 도박과 통계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도 써볼까 한다.

ps

첫주부터 망함.
해외 리그 휴식기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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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저도 둘 다 좋아합니다. 토토는 아주 가끔 즐기고만(?) 있습니다^^

저도 승무패랑 로또 매주사는데 승무패가 더 나은거같긴해요 당첨기대감이 더 높다랄까? 쉬운경기들이 많이있는회차땐 1등상금적으면 어떡하지 라는 쓸데없는생각도해서ㅋㅋㅋㅋ

와! 정말 반전입니다~ 해외축구와 토토를 즐기는 입장에서 너무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 저는 한 폴당 최대액 2천원을 배팅하고 있습니다 ~ (토토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금액을 얘기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그저 재미로 지인들과 경기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용도일 뿐입니다 ~
평소 쓰시는 글을 보면서 멘탈 관리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뭐, 이 글 조회수나 보팅만 봐도 아직 스포츠토토 하면 불법도박.. 이런 이미지가 강해서겠지요.
건전하게만 하면 토토만큼 재밌는 것도 별로 없죠. ^^

와우..이런일을 하고계셨군요!!
저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토토도 알고 있지만 한번도 안해봤는데, 갑자기 해보고 싶네요...ㅎㅎ

잘못배운 술처럼, 처음에 잘못되면 파탄에 이를 수 있으니 제가 위에 쓴 포스팅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적당히만 하면 재밌고, 가끔 큰 돈도 벌 수 있습니다. ㅎㅎ

재... 재밌겠네요... 저도 자주 가는 한의원 1층에 토토 파는 데가 있어서 한의원 가는 날은 재미로 하나 씩 구입하곤 하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