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영국의 한인타운, 뉴몰든 (New Malden)을 다녀왔어요!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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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ay_J 입니다. 제가 영국에 살게되면서 얻은 것 중 한가지는 요리실력 이예요.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몇 년 사이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자부하지요 하하하. 그 이유는 바로, 먹고싶은게 너무 많은 저에게 영국은.. 한국에서는 흔한 먹거리들 조차 찾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런던에 살고계신 분들은 조금 더 편리하겠지만 저는 런던에서 조금 떨어진, 경기도 쯤 되는 곳에 살고 있고 이 곳으로 이사오기 전에는 영국의 지방도시에 살았기 때문에 한국식재료나 음식을 찾기가 더더욱 힘들었답니다. 김치 없이 수 개월을 지내는건 흔한 일이였지요.

제가 먹고싶었던건 정말 소소한 것들이였어요. 짜장면, 탕수육, 옛날식 찹쌀도넛츠, 크림빵, 막걸리, 족발, 회, 한국스타일 치킨.. 한국에서는 전화 한통, 5분만 걸어가면 살수 있는 것들이죠. 심지어 건빵처럼 한국에선 눈길도 안주던 과자들 조차도 먹고 싶어지더라구요ㅋㅋ 그 덕분에 이제는 왠만큼 먹고싶은건 꾸역꾸역 만들어 먹는 수준에 이르렀어요. 하지만 이런 저에게 여전히 신세계이고 도착하면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는 그 곳이 있었으니 !! 바로 영국의 한인타운, 뉴몰든 (New malden) 입니다 !!!! ^-^

이곳에 대해 잠깐 스치듯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요, 미국의 한인타운에 비해서는 작은 동네 수준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잠시나마 고향의 향수를 달래주는 곳이랍니다. 한국 식재료를 맘껏 구경하고 살 수 있는 대형마트 부터 미용실, 한의원, 여행사, 안경점, 세탁소, 식당, 방앗간, 카페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한국 마트에가서 실컷 장을 보고 먹고싶었던 짜장면과 탕수육도 먹고 디저트로 빙수도 먹었답니다 >ㅁ<

여기가 바로 뉴몰든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마트인 H Mart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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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허름하죠? 외관이 멋지지는 않지만 한국 식재료 뿐 아니라 일본,중국,베트남 등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저는 과자와 라면, 소스류 구경을 좋아해요) 가끔은 놀라울 만큼 많은 한국 식재료들이 있는 곳이랍니다. 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 ㅋㅋ 회도 떠준다니까요~~ㅋㅋ 글 쓰면서도 신납니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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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과 달리 내부는 정돈이 잘 되어있죠? ^-^ 예전에 고향에서 즐겨먹던 삽겹살 구이와 미나리 조합이 너무 먹고싶었는데, 어딜가도 미나리를 구할 수가 없었거든요... 이곳에서 발견하고는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한국산이라고 당당하게 적혀있어서 놀랐었죠. '너도 참 먼 길 왔구나?' 싶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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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두 세곳의 김치외에도 몇 가지의 다양한 회사의 김치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저는 이번에 큰 걸로 하나 사서 넣어놨더니 든든해요. 오늘도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끓여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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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바로,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주류코너 입니다!! 소주 한 병에 오늘 환율로 한화 약 7천원 정도 하네요. 한국보다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어서 그런지 소주 한 병사서 마시는 날이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ㅋㅋ 원래 소주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 향수 때문인가 봐요. 그냥 다.. 맛있네요........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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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유난히 외국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코너, K-Pop과 K-Beauty 코너예요. 이 코너에서 심심치않게 외국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답니다. 한국마트라서 그런지 한국 최신곡들을 틀어주기도 하구요. 정작 저는 한국 로드샵 화장품을 한국보다 비싼값에 사려니 왠지 배가 아파서? 구경만 하고 오는 코너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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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주변에는 이렇게 다른 한국 숍들도 있답니다. 이름들이 정겨워요. 김치마을, 서울플라자,아가씨헤어, 카페하루 등등.. 마치 과거에서 온 듯한 기분이 들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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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보고 나니 출출해져서 배를 채우러 갔어요. 런던근교에서 유일하다 싶은 한국식 반점인데요, 의외로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아서 인기가 아주 많아요. 종종 아시안 외에 다른 외국분들도 와서 식사를 하곤 한답니다. 저희는 먹고싶은게 너무 많은데 둘이서 먹을 수 있는 양이 얼마 안되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장면, 탕수육, 깐풍기를 주문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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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듯 하죠? 한국 반점에서 먹는 맛 하고 같아요!! 물론 저는 탕수육마니아라서 기준이 좀 높지만.. 이정도면 행복합니다! ㅋㅋ 둘이서 먹을거라 작은사이즈를 주문했는데... 배가 별로 안 고프다더니.. 정말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내 탕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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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빙수와 저의 사랑 비비빅을.... 먹었답니다 !!!! ( 저..할무니 입맛....ㅎㅎ) 비비빅이 너무너무 먹고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가 오늘 극적으로 발견한거있죠 !! 정말 영국 오기 전에는 이렇게 사소한 걸로 행복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ㅠㅠ 사진보세요.. 너무 급해서 사진찍기 전에 이미 한입 먹어버렸답니다 ㅋㅋ 남편은 언제나 그렇듯 폴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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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로 1인 1빙수를 먹는 대참사가 바로... 이 날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배탈은 안났어요.. 행복하게 먹어서 그런가봐요 ㅎㅎ 빙수 가격은 1개 당 오늘환율로 약 8700 원 정도 랍니다. 메뉴구성은 한국의 설ㅂ하고 비슷했어요. 여기서도 꽤 많은 외국분들을 볼 수 있었어요. 제가 약 2년 전,처음 뉴몰든에 갔을땐, 한국인 중국인이 아닌 다른 국적분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빙수를 먹으며 신문을 보거나 일을하고 있는 영국인들, 코리안 바베큐 레스토랑을 찾는 유럽인들을 보니 신기하더라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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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랜만에 한국 음식 먹방을 신나게 하고는 하루종일 부른배를 두드리며 행복해 했답니다... 열심히 먹었으니, 다시 다이어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겠죠..? ㅠㅠ 이 곳에서라도 향수를 달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여기에 가면 한국말도 많이 들을 수 있고, 한국분들도 많고,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신기하게두요 ^-^




여기까지, 먹스팀이 부러워 잠시 일탈하고 온 Day_J 였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셨기를 바래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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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행복함이 전해지네요ㅋ 냉장고에 가득찬 김치를 애물단지 취급했던 마음을 왠지 반성하게 만드는^^;;;

그 김치 하나 얻어오고 싶은 마음이예요 !! (왠지 맛있을거 같아서요ㅎㅎ) 신기하게도 별거 아니였던 것들이 특별해지니 더 행복한거 같아요. 리플 감사합니다 ^-^

저 큰 빙수를 혼자서 다 드셨다고요? ㅇ_ㅇ

한국가게들은 말씀하신대로 정말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90년대 같네요. 가게 이름부터가 아가씨 헤어라. 미장원이겠죠? :)
식재료들이 한국산이라니. 정작 한국에서는 국산보다는 수입산을 먹는데 먼 영국에서는 국산을 먹을 수 있군요! +_+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저도 반가운 건 몰입해서 읽어서겠죠?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한인마트는 정말 우리에겐 홈플보다 더 큰곳이예요 ㅎㅎ
저도 작년에 갔다왔는데 또가고싶네요.. ㅜㅜ

맞아요. 홈플보다 더 소중한...ㅋㅋ 작년에 다녀오셨다니.. 런던에서 꽤 멀리 떨어져 사시나 보군요ㅠ 한번씩 여기서 바람이라도 쐬어주면 기분전환도 되고 좋더라구요! (신상 녹차맛 과자들이 ... 좀 나왔습니다.....ㅋㅋ)

와, 팥빙수 까지~ 천국에서 하루를 보내셨네요 ~^^

안녕하세요 플로리다달팽이님 :-) 정말 신나는 먹방투어였답니다! 플로리다에도 한인타운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달팽이님 포스팅을 뒤져보니...ㅠㅠ 한인마트는 따로 없는것 같네요 힝.. 아쉽긴해도 어떻게든 맛을 흉내내며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나름의 재미인 것 같아요. 가끔은 정말 비슷하게 만드는 날이면, 괜히 우쭐해서 대단한 실력인 마냥 남편한테 자랑하곤 했거든요ㅎㅎ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군요.
슈퍼에서 회도 떠준다니, 어찌보면 한국에 있는 마켓보다 더 좋은것 같네요. 뉴몰든 나들이 나오실땐 왠지 소풍가는 기분이 들것 같네요 ㅎㅎ

정말 한인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예요. 영국은 섬나라인데도 회를 먹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회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곳 마트에서 처음 먹은 회와 소주가 정말 꿀맛이였답니다.....ㅎㅎ 소풍 자주가고 싶네요 :-)

왠지 소풍가는 기분일 것 같네요 ㅎㅎ
회까지 친절하게 떠 준다니 정말 완소마트!!^^!!

네ㅎ 마트를 가는데도 괜히 소풍가는 기분이 들곤 해요 ^-^ 룰루~~ㅎㅎ 정말 완소!!!

영국에 잠시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멀어서 가기가 참 힘들었었죠. 빙수 맛있어 보여요~

저도 지방에 살때는 두시간, 세시간씩 차를 타고 와야했기에 연중행사였는데, 지금은 많이 가까워져서 40분이면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신다니 ^-^ 좋은 기억들이 가득하셨기를 바랍니다ㅎ

한인마트는 사랑이죠ㅎㅎㅎ
저는 해외에 있을 때 돼지국밥이 왜 그리 먹고 싶던지ㅎㅎ
영국 생활 힘내세요!^^

저 곧 돼지국밥도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레시피는 찾아본적 있거든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비비빅 저의 최애 아이스크림인데! 자꾸 친구들은 할아버지 같다며 놀리지만 말이에요............. 한국 오시면 제가 비비빅 10개 사드리겠습니다!

역시!! 미식가 이신가보군요.. ㅋㅋㅋ 비비빅 10개 사준다는 글보고 순간.. 심쿵했습니다.. ♥️

한국 중국집 탕수육과 맛이 같다니.. 한국의 중국음식이 생각나면 가끔 들러서 드시기 좋겠어요 진짜 해외여행 며칠 나가도 그리워지는게 한국음식인데.. 에이치마트가 있어서 다행이네용!!

그죠! 배달은 안되지만, 그래서 더 애정이 생기는게... 사람 마음이 참 그렇네요 ㅋㅋ (근데 솔직히 한국가서 먹는게 더 맛있긴 해요 소근소근 ㅎㅎ)

오클랜드는 차이나 타운 + 코리아 타운 + 인도 섞어 놓은 것처럼 오만 거 다 있는데 여기는 옹기종기 모여 있군요. 해외 생활하면 한국마트는 달고 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인들 엄청 많은 여기서도 구하기 힘든 미나리가 있군요. 부럽다..

미나리는 항상 있는건 아니라서 엄청 귀하긴 하죠 ㅋㅋ 한국에 비해 질기긴 해도..... 있어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 여긴 차이나 타운은 런던에 엄청 크게 있고, 지역마다 조그마하게 많이 있어서... 부럽답니다 ㅠㅠ

저번에 머리 이야기하실때 뉴몰든 들었던것 같네요 ㅋㅋㅋ 삼각김밥머리였나요? ㅎㅎㅎ 역시 외국에서 김치생각은 정말 간절할거 같아요.
앗!! 저 돌땡이 비비빅 ㅋㅋㅋㅋㅋ 저도 할아버지 입맛인가봐요.ㅋㅋㅋ 저도 좋아하네요.

  ·  7 years ago (edited)

돌땡이 비비빅!!! 완전 공감해요 ㅋㅋ 조심해야해요 입술이 아이스크림에 붙어버리거든요.... 그래도 꿀맛입니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