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영국에서 병원진료 받기 및 경구피임약 구입하기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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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던 내용인데, 영국생활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곳에 정리해 보았어요. 타지생활을 하다보면 작은 불편함도 낯선환경 탓에 되려 크게 다가오기 마련인데, 저의 소소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우리동네 병원, GP

GP는 보건소 같은 동네병원 입니다. 영국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GP, GP보다 규모가 큰 Hospital 그리고 Private 병원이 있어요. 하지만 첫 진료는 무조건 GP를 통해야 합니다. GP가 바로 가족의 주치의 같은 개념으로 나의 모든 진료기록을 관리, 보관하고 더 정밀한 진료가 필요한지 판단해주기도 하며 대부분의 흔한 질병들은 GP에서 진료를 받아요. GP에서 진료가 불가능한 상태일 경우, GP의사가 레터를 써주어 큰 병원 또는 개인병원에 제출하여야 다음단계가 이루어집니다. 절차가 번거롭기는 해도 진료기록 관리가 쉽고 과잉진료나 약의 남용을 방지할 수 있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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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살았던 Twyford 의 GP의 모습 (출처: google)

GP에서 진료받기

GP는 한국병원과는 다르게 '등록' 절차가 필요합니다. 가까운 GP로 가면 등록지를 주는데 등록지를 작성하고 제출하면 등록은 끝이나지만, 등록승인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려요. 몇일이 걸릴수도 있고 일주일이 걸릴수도 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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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GP의 등록지 일부

양식 작성 > 등록 > 승인 > 진료예약 (방문예약, 전화예약, 온라인 예약가능) > 진료 와 같은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등록을 해두는것이 좋아요. 한 번 등록을 하게되면 이사를 가기전까지 등록한 GP에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어요. 제가 GP를 선택할 때 고민했던 것들은,

  • 위치: 집과 가까운 곳이 좋았어요.
  • 운영시간: 모든 병원이 비슷한 시간에 문을 닫는 한국과는 달리, 영국의 GP는 운영시간이 조금씩 다른 곳도 있어요. 저희동네 GP는 점심시간에 문을 닫아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 규모: 너무 작은 GP 는 예약을 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어요.
  • 이웃들의 평가: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 될 수 있어요. 구글리뷰를 참고해도 좋아요.

이제 GP 등록을 했으니, 경구피임약 구입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게요.

1. GP의 처방 (무료)
한국은 사후피임약은 반드시 처방전이 있어야하고 경구피임약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수 있지만 영국은 반대예요. 사후피임약은 아주 응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처방전 필요없이 바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가 있고, 경구피임약은 대부분 계획하에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GP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 경구피임약 복용이유
  • 원하는 피임약의 종류 선택 (휴약기가 있는 약 / 휴약기 없이 복용하는 약)
  • 복용기간
  • 다른 복용약 또는 신체특이점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한 뒤, 바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어요. 처방전을 가지고 가까운 약국이나 Boots 로 가셔서 경구피임약을 무료로 받으시면 됩니다! ^-^ (Boots 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드럭스토어로 동네마다 흔히 있으며, 약국도 함께 있어요)

2. 온라인 구입
저는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약사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GP 방문 없이 진단서를 받는 방법도 있어요.
바로 약국의 Online Doctor 입니다. 대표적으로 Lloyd 약국인데, http://www.lloydspharmacy.com/ 에 접속하여 'Online Doctor' 메뉴를 통해 약을 구입하고 구입시 지정한 Lloyd 지점에서 약을 수령할 수 있는 시스템인 듯 합니다.


  • 처음 영국의 병원을 방문했을때는 복잡한 절차에 한숨 (등록승인 레터가 1주일 후에 도착했어요...)
  • 여유로운 태도에 또 한번 한숨..(감기치료를 받고 싶었는데 2주 뒤에 예약을 해주었어요...)
  • 소극적인것 처럼 느껴지는 처방에 완전 큰 한숨을 쉬었는데... (2주나 기다려 받은 처방은 약이나 주사 대신 비타민 복용과 충분한 수분섭취, 휴식이였어요...)
    이제는 많이 적응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 신뢰가 가기도 합니다. 요즘엔 감기정도는 병원에 가지않고 스스로 예방에 힘쓰고 치료?하기도 하거든요.. ^-^;;; 이렇게 답답한 GP 이지만 정말 응급한 경우에는 빠른 진료를 받을 수도 있어요.

1. 보통 수준의 응급상황 일 때
목숨에 지장이 있지는 않지만 생활이 많이 불편한 수준의 응급상황 일 때는 GP에 전화를 하여 현재상태를 알리고, 최대한 빠른 진료를 부탁합니다. 만약 해당 GP에 예약이 가득 찼을 경우에는 근처 조금 더 큰 GP로 예약을 도와주어 당일진료가 가능합니다. 의사의 진료가 필요없는 찰과상 같은 경우에는 간호사와 예약을 하여 빠른 진료가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2. 목숨의 지장이 있는 응급상황 / 늦은 시간의 응급상황
엠뷸런스를 부르거나 가까운 Hospital에 예약없이 응급실로 방문하면 진료가 가능합니다.

3. 비자가 없는 경우
Walk-in-centre 는 비자없이 방문이 가능합니다. 구글에서 가까운 곳을 검색 후 이용하세요. 휴일 및 24시간 진료가 가능하지만 대기시간이 길 수도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 이지만, 더 많은 정보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리플로 알려주세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건강이 최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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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은 추천!!
역시 의료시스템은 한국이 좋은거 같아요.
그런데 다영님 의견도 공감이 가는게, 의료시스템 개차반인 미국에 사니까 운동도 열심히하게 되고 식단도 조심하게 되더라구요ㅋㅋ 아프면 돈 뿐만 아니라 이래저래 귀찮아져서.. 타지에서 고생 많으십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맞아요! 그래서 그런지 체육시설도 잘되어있고 비용도 저렴한건 좋더라구요. 아프기전에 스스로 잘 챙겨라.. 이런걸까요? 덕분에 지금은 운동도 즐기게 됐어요. 어디서든 아프면 고생이예요.. 캐롯케익 님도 늘 건강 하세요 ;-)

영국 의료체계는 기본적으로 네 건강 네가 지켜라 마인드군요.
오래 살면 강해질 것 같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저도 예전에는 병원에 많이 의존하고 살았었는데요, 그 때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당연하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비해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 외에도, 실제 의사들의 처방들을 경험하면서 약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고, 제 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덕분에 한국에서 살때 보다 감기같은 잔병치레도 거의 없어요 :-)

그럼 GP에 등록하지 않으면 병원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건가요??

비용과 수고로움을 감수한다면 진료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영국에 계속 거주 할 계획이라면 굳이 그런 선택을 할 이유가 없죠 :-)

그럼 GP가 근처에 여러 곳이면 주변 평판에 따라 제가 선택해서 등록을 할 수 있는건가요?

네ㅎ 선택가능합니다.

편리할 수도 불편할 수도 있는 시스템이네요.
그래도 전 한국 의료시스템이 젤 편한것 같아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처음에는 저도 불편하게만 느껴졌는데 역시 장단점은 있는것 같아요 :-)

뉴비는 언제나 응원!이에요.
팁! : 이 글 이야기는 아니지만, 글 쓰실땐 컨텐츠 피로도도 고려해보세요. 자주 반복되는 글을 쓰면 오히려 독자를 잃을 지도 몰라요, 사실... 제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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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기다리다 죽는다는 말이있던데 실제로 불편한가요?

죽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심각한 병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답변하기가 곤란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영국에서 십년 넘게 살고있는 일본인 친구는 여기서 유방암 치료와 수술경험이 있는데,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보험가입이 되어있다면 언제든지 프라이빗 병원과 각 분야 전문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요. 물론 GP의사의 레터가 있어야 하지만, 레터 받는건 그리 오래걸리지 않거든요. 한국처럼 슈퍼에서 물건 사듯 빠르지 않을 뿐이죠ㅎ 한국에서도 대학병원 진료기다리다 죽는다 라는 말이 있듯, 개인적인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에구... 타지에서 아프시면 서글퍼서 안돼요 다영님~~~ㅠㅠ
저도 동유럽크루즈에서 암벽타다가 떨어져서 등을 다쳤던적이 있어요
옷도 못입을정도로 많이 아팠는데 무슨 절차가 그리복잡한지 서류를 5장은 작성하고 사고 난 자초지종을 카운터, 간호사, 경찰, 의사한테 다 따로 설명하게 하더라구요ㅠ 거의 한시간을 고생하고 결국 받은 처방이 연고랑 데일밴드였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연고랑 똑같은 데일밴드가 대기실에 비치되어있더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외국인에게 병원이란 가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믿음이 생겨버렸습니다ㅋㅋㅋ

글로만봐도 아픔이 상상되네요ㅜ 정말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답답한 순간이 한두번이 아닌것같아요ㅜ 아픈것도 서러운데 ! 여행다닐때는 더욱 더 건강관리를 잘해야한다는걸.. 저도 최근에 다시한번 느꼈어요.

환자의 고통보다 서류기록이 더 중요한듯이 보였습니다ㅋㅋㅋ
다영님은 해외에 살고계시니 그런 문화차이를 더 온몸으로 느끼시겠네요~ > <
부디부디 아프지마시고 좋은 문화가 있으면 많이 소개해주셔요!!♡

GP 가 General Physician 인가요?

General practitioner (GP) 이라고 하네요 ^-^

편리함을 생각하면 한국 의료시스템이 좋지만 실제 건강을 따지면 유럽이 더 낫다고 보네요. 저도 감기들어도 병원에 안가는 스타일이라 ^^;;

세금에 비하면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편리하고 수준도 높은거 같아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조금 과한부분도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구요.

그렇네요. 영국은 세금도 높을테데 ^^;;

좋은 정보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NHS가 좋긴 한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게 너무 단점이겠죠. 엑스레이 예약만 몇달이 걸리고 레터를 받아야만 하는 과정들이 참 불편하더군요. 아플 때 시간이란건 정말 중요한데도 말이죠. 그래도 옛생각나고 좋네요. 건강한게 최곱니다 말씀하신 대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ㅎ 영국에 계셨나군요! 저두 몇달 전 무릎이 안좋아서 GP 갔다가 (엄살 좀 부렸더니) 당일날 레터받구 엑스레이까지 찍고왔어요!영국에선 첨 겪는 스피디한 진행이라 놀랐지만.. 꾀 많은 저는.. 방법을 알아버렸습니닷ㅎㅎ 리플 감사합니다. 팔로우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