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성범죄에 대한 무고죄 폐지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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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에 대한 무고죄 폐지를 반대한다.

in kr •  7 years ago 

저는 변호사님의 의견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조금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건 전적으로 제가 여자라서 그런 걸꺼니 이해해 주세요.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려는 하나의 양상으로 보여요.
이렇게 외쳐대는 사회적 약자들의 파워가 상승중이라는 증거일테고,
그 기세를 막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어요.

함무라비 법전, 성경, 모두 지극히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나온 문서들이잖아요.
3500년 역사중에 여성의 권력이 남성과 팽배하게 견제적 입장을 갖았던 시대가 단 한번도 없었으니 이제 좀 균형좀 맞춰보자 하는 메세지가 그 안에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단체 곳곳에서 봇물터지듯이
성추행/성폭행 사례가 거의 '이 집단은 성범죄조직인가' 싶을 정도로 나오고 있다는데, 이걸 바로잡기 위해선 일단 무고죄 없애고 갈때까지 가보고 싶은 약자들의 마음의 반영이라고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3년정도 없애고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를 솔직히 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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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무라비 법전, 성경을 인용한 것은 '성범죄 무고가 존재했느냐' 에 대한 내용을 쓴 것이지, 과거 성범죄 무고의 처벌 방식을 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터져나오는 폭로 중에 일정 부분은 무고가 분명합니다. 제가 맡고 있는 사례들 중에도 꽤 있습니다.

저는 20대 초반, 여자 손도 잡아본 적 없던 시절 성범죄자로 몰려서 자살할 뻔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지만 어디에도 말할 곳도 없더군요.ㅎㅎ 역사의 진행 방향이 그쪽이라 하더라도 그 와중에 고통받고 생명과 재산을 위협받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변호사라 생각합니다.

남녀평등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허위 신고로 사람의 명예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일과 남녀평등은 큰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미투 운동 시작은 여성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폭로에서 시작되었죠? 미투 운동 이전 트위터를 휩쓸었던 성폭력 제보에서는 웹툰작가 '이자혜'와 같은 사람들이 생명의 장을 빼앗겼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무고를 허용하는 사회가 되면 여성 또한 그 피해자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제가 적은 댓글은 여자와 남자를 이분법해서 적은 글은 절대 아닙니다.
권력자가 파워를 이용해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는 것에 근원을 두고 봐야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죠. 그리고 3500년 역사에서 필연적으로(노동력집약산업, 전쟁산업 등등 여자나 약자가 생산성떨어지던 사회) 여자는 사회적약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이구요.

변호사님께서 경험하신 그 억울한 사건은 너무 안타깝네요. 그러니 변호사님도 약자의 마음을 이해하실것 아니겠어요? 변호사님이 그때 고소를 하셨다면(모든 증거 총동원해서) 그때 변호사님이 약자이고 그 여자가 권력자이죠. 그런데 그 여자가 무고죄의 혜택을 입게 되었다면 어떤 마음이시겠어요?

그리고 제가 무고죄 폐지를 지지하는 이유는, 아직 큰 손들 못 건들고 있잖아요.
대기업, 정부관료, 군대, 교도소 등등
여기 피해자들 어떻게 고소하냐구요.
지금은 연예계같은 작은 손들 건드리고 있지만,
진짜로 심각하게 착취당하는 약자들, 목숨의 존폐가 달린 약자들....
예를 들면, 교황들의 소아성애 (이건 중세시대부터 나왔던 얘기잖아요)
군대에서 벌어지는 성추행 (이건 무기땜에 목숨과 관련되잖아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벌어지고 있는
권력자가 약자를 착취할때 쓰는 여러가지 도구들 중에 '성(sex)' 에 대해
그 진원지부터 파헤쳐 내려가 보겠다는 그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보이거든요.

그러니, 변호사님도 변호사님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무고죄를 여자가 남자를 이용하기 위해 폐지하려 드는 것이 아닌,
여자던 남자던, 약자가 권력자의 파워를 끌어내려 견제와 균형의 레벨로 맞춰보려는 의지로 봐주셨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댓글 감사드리고 토론의 자리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