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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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시간 좀 내주세요
다시 해보겠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자주 사용하는 말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잘못했다고. 습관처럼 몸에 배어버린 말들이 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상대방이 말을 바꾸는 일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든 따져서 고치려 했다. 하지만 대체로 그런 일이 발생할 때의 나의 위치는 그들보다 아래였고, 결국 내가 따져 묻는 행위 자체가 조직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병이 났다. 사업을 시작하고도 같다. 그런 상황은 발생한다. 분명 맞는데, 그 맞음을 증명하기 힘들 때,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도 있지만 관계 속에서 그걸 내밀 수 없을 때, 따져 묻고 싶지만 따지지 못할 때가 수두룩 빽빽이다.

그런데 꼭 그런 날에는 마치 체한 것처럼 병이 난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라는 말로 막아버린 탓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땐 그냥 그것 자체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마음이 말한다. 너는 왜 잘못한 게 없는데 잘못했다고 하니? 왜 그런 거야? 그럼 나는 대답한다. 알아. 난 아무 잘못이 없어. 다만 네가 몸을 낮추면 상대방이 편해지잖아.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달랜다고 하여 병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마치 체한 것처럼 아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만약 상대방에게 따져 묻는다면, 상대방은 어떨까? 그럼 상대방은 민망할 것이다, 혹은 고집을 피울지도 모른다. 자신의 말이 맞다고. 내가 틀렸다고. 또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것을 원하는 것일까? 아니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미안하다 이야기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자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되었다. 다만, 나는 오늘 하루 종일 체한 것처럼 아팠다. 체기가 가시지 않는다.

지금은 하고 있는 일들이 많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거지만, 일은 일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고,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듣지 않아도 되는 말들을 들어야 하고, 부탁하지 않아도 될 일을 부탁해야 하고, 고개 숙여야 하고, 협의해야 하고, 논의해야 하고, 맞춰가야 하고 등등. 지치지 않을 이유가 사실은 요즘 하나도 없다. 했던 일을 다시 해야 되는 건 기본이며, 그럴 때마다 다시 모든 것들을 정리해야 되는 지금의 생활이 버거울 때가 사실은 많다. 다만, 내가 선택한 일이라는 것에 책임감이 더 크다. 선택은 내가 했다. 상대방이 설득을 해서 내가 넘어갔든, 아니면 내가 시작하자고 말을 했든, 결국 그 선택은 내가 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 모든 버거움을 책임감으로 감싸 안는다. 다행인 건, 내가 너무 이 일이 하기 싫어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하루를 산다. 오늘도 '나의 하루'를 축적하며 산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시간 좀 내주세요
다시 해보겠습니다

이런 말들을 수없이 반복하며 하루를 산다. 위의 말들은 내겐 기회를 만드는 말들이다.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 보자는 말과 동일하다. 당신에게 고맙고, 당신에게 미안하고, 당신에게 이 일을 부탁합니다. 시간 좀 내주세요. 다시 해보겠습니다. 체기가 쉬이 가시지 않는 오늘이지만, 그 체기를 끌어안고 오늘을 소화시킨다. 오늘이 나의 끝이 아니므로, 내일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가라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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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문단의 말들은 정말 너무도 공감되는 말입니다. 목까지 차오르는 여러 말들을 '죄송합니다' 나 '알겠습니다' 로 틀어 막을 때, 무언가 거세 당하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그게 켜켜히 쌓여 독이 되어 날을꺼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나에게 기회를 만드는 말이라 생각할 수 있겠군요. 오늘로 끝나지 않을 내일의 나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겠군요. 좋은 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저런 상황에선 조금 덜 답답할 거 같기도 합니다. ^^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애쓰고 있어요 ㅎㅎㅎ
결국 나만 힘드니까요.
그래도 글을 쓰고, 이렇게 댓글로 응원을 받으니 점점 더 나아지는 이 기분 ㅎㅎ
고맙습니다.

사업한다는거 정말 힘드시겠어요.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시면서 힘내세요 ^^
불금&주말 되세요~!

네네 고맙습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왠지 찡~ 했어요 ㅜㅜ 이 시대 살아가기
너무 힘들죠 ㅠㅠ 그래도 화이팅 하고 내일도 다시한번 힘내봐요💪💪💪

위로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내일도 다시 힘! 내볼게요 ^^

  ·  7 years ago (edited)

사업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죠ㅠㅠ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합니다.. ‘내일의 기회를 위해 가라앉힌다’ 라는 말이 저도 직장인으로써 공감갑니다...ㅠㅠ 때론 참지마시고!! 스스로를 위해 참지않으셔도 될거같아요 :) 공감글이였어요 홧팅!!

고맙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때로는 힘들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결국 맞춰가는 수밖에는 없을 거 같아요.

에고... 힘든 하루셨군요.. 디멘터들아~ 저리 가랏~ 엑스펙토 파트로눔~~!!! ^^

ㅎㅎㅎㅎ 고맙습니다 ^^

그 인내와 용기와 고통이 살이되고 피가되기를 응원합니다.

앗, 그리고 다이나문님! :-)
7일간의 흑백사진 챌린지에 지명되셨어요.
링크 읽어보시고 자유롭게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https://steemit.com/sevendaybnwchallenge/@chaeeunshin/7-day-black-and-white-challenge-2-day

제가 지명되었군요 ㅎㅎㅎ
그런데 제가 현재 진행중인 일들이 많아서 별도로 챌린지 참여는 어려울 거 같아요 ㅜㅜ
다음 번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해볼게요 ^^
고맙습니다.

사업을 시작하셨군요...
저도 이제 곧 3년차에 접어드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만나는 것은 매번 새로운 만남인데... 그 만남이 항상 즐겁거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화를 하는 상대에 따라 편한 고객도 있고, 힘겨운 고객도 있더라고요.
사업을 하면서 요즘에는 저에게 서비스나 제품을 파는 분들을 좀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나를 상대하면서 얼마나 힘들까?ㅋㅋ ㅠㅠ
@dianamun 님 글을 읽으면서 물론 저의 경험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힘내시고! 대박나세요!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며 성장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봐요.

와닿습니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하는 상황 얼마나 답답한지 .. 억울한 느낌마저 들죠 : )
<꾸역꾸역 오늘을 소화시키다보면 내일이라는 기회가 온다>
저도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을 소화시킵니다 ㅎㅎ 잘 읽고 가요 !

하루하루를 소화시키면서 성장해나가려고 해요.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

힘든 시기입니다. 조금만 지나면 좋아질 듯 합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을 통해 체기를 조금씩 가라앉히는 중입니다 ㅎㅎㅎ

사업이라는 것을 책임지고 진행한다는게 얼마나 큰 중압감이 느껴질지 지금으로선 감히 짐작만 해봅니다.. 얼마나 무거울지.. 노력하신만큼 큰 성과가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하니까요. 항상 응원할게요. 드릴 수 있는게 조금밖에 없지만요. 화이팅입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되요. ^^

이성과 감정사이의 미묘한 싸움인것 같습니다. 그런일을 당할때는 순간적으로 할말은 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감정적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잠시만 심호흡을 하고 찬찬히 생각해보면 곧바로 감정에 사로잡힌 판단인걸 알수있더군요. 대단하십니다. ^^ 오늘도 힘내세요.

네네 그래서 민감한 사항일수록 바로 대처하기 보다 한템포 쉬어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바로 대처하려고 하다보면 감정싸움밖에 되지 않더라구요.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 글을 잘 쓰셔서 가슴에 잘 와닿았습니다. 가끔은 참으시지 마시고 하고 싶은 말 하셔도 될 겁니다. 자신을 위해서요. 또, 길게 바라보면 상대방을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바람도 쐬시구요! 팔로우하고 갈게요. 자주 뵈요.

고맙습니다. 맞아요. 참다가 병이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써보았답니다. ㅎㅎ

응원합니다 다이아나문님!!
@위로해

에궁에궁 고맙습니다. ㅜㅜ

@dianamun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zzoya께 이야기 다 들었습니다. 세상사 다 그런것 아닐까요?. 힘든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일도 있대요! 기운 내시라고 0.6 STEEM를 보내드립니다.

깜지 ㅋㅋㅋ 머리했네?

언젠가 저도 해본적있는 생각이네요..

그러신가요? 우리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첫 방문에 처음 읽은 글인데, 속상함을 꾹꾹 눌러가며 담담히 적으시려는 노력이 보여 마음이 아프네요. 주제 넘지만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체기가 가라앉은듯 편안한 날을 곧 맞이하시길...^^

고맙습니다. 처음 오셨는데 너무 속상한 이야기만 한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ㅜ

사업을 해본적이 없어서 그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감히 예상도 못하겠습니다만... 힘내세요. 위장질환은 스트레스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데..ㅠㅠ 내일은, 그리고 내일의 내일은 더 수월해지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루하루 더 나아지기를 ~ !!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속상함, 부담감에 체하셨나봅니다. 저는 그럴때 눈을 찌릅니다.(아니..진짜로 그러는 건 아니고요) 그럼 눈물이 나면서 체기가 쑥 빠지더라구요. 이미 잘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무엇이 중요한지도 다 알고 계시는 것 같고. 그러니 앞으로 더욱 잘 해나가시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만났지만, 응원하고 갑니다 :-)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뒤로 조금씩 씩씩해지고 있어요 ~

저는 저런거 하고 싶지 않아서 꿈이 "직원" 입니다.^^ 비슷하게 쓰긴하지만, 그 속에는 책임을 뺄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하지만, @dianamun님처럼 큰 꿈을 가진 분들에게는 기회의 말이 된다는게 멋있으면서 위로하고 싶은 말입니다.!! 화이팅하세요.!!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때때로는 너무 욕심부리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구요.
조금은 버리면서 살 필요도 있을 거 같아요.

ㅋㅋ ㅋㅋ 그 조금 조절이 힘들죠^^

맞아요... 실은 그 '조금'이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