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고찰-악의 평범성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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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날입니다.
이런 민주화운동,저항운동,전쟁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날이면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는 고민 하나를 떠올리곤 합니다.

주제로 말하자면 <역할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어릴적엔 쉽게 생각했습니다.
일제시대때 친일파가 되고, 항일운동을 막은 국민들은 당연히 나쁜X. 인간도 아닌X
유대인을 학살하고,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나치 군인들 역시 나쁜X.
영화 택시운전사, 1987에 나오는 국민을 탄압하는 군인들 또한 멍청이! X레기!

뭐 이런식으로 선과 악을 너무나 쉽게 구분짓고,
나는 절대 그런인간이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말하며 살았던것같아요.
하지만 성인이 될 수록,나에게 여러 지위와 역할이 주어지면서
더이상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하겠더군요.

작년 여름, 라이프 사진전을 다녀왔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였던 사진 중 하나가 바로 아래사진입니다.


BENALITY OF EVIL (악의 평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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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아이히만은 독일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 대학샐인 홀로코스트를 실행했던 군인입니다.
2차 대전 후 재판에 넘겨졌고, 1961년 4월 14일 <라이프>지는 그의 감옥 생활을 낱낱히
공개하며 온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재판을 받는 8개월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재판을 지켜보기도 했지요.
그는 재판을 받는 동안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되풀이 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감옥에서 편안하게 오후 햇살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돌프 아이히만입니다.
설명 없이 사진만 보면 그는 정말 평범한 중년 남성이지 않나요?
누가 그의 겉모습을 보고 수백만명을 학살한 악마!라고 알 수 있을까요.

사진 앞에서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만약 나치정권 시절의 군인이였다면....?'
'내가 만약 5.18 당시 계엄령이라는 명령을 지켜야 하는 군인이였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였을까?'
'내가 명령을 어기면 나의 가족,나의 부하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였을까?'

군인은 명령을 어기면 그자리에서 총살을 당합니다.
그리고 계급이 높을 수록 책임져야 할 부하들도 많습니다.
국가,상부에서는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이 정의이고, 올바르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고민이 꼬리를 물면서
저는 쉽게 이건 악이야! 당신은 잘못했어!라고 그를 손가락질 하지 못했습니다.
이웃 스티미언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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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죽인 우리나라 군인들,계엄령 군인들...
그들은 나와 인격이 정말 다른 존재일까요?
당시 군인이였던 저희 아빠 역시 광주에 폭동이 일어났고,
국가가 위험에 처했으니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오랜시간동안 폭동! 군인은 잘못한게 없다.라고 말씀하셨구요.
표현이 넘 죄송스럽지만 다행히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출동(?)을 가셨고
큰 사건은 없었다고 합니다.
아빠가 군인으로서 광주에 갔더라면 과연 나의 아빠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생각이 듭니다.
(저희 아빠는 개인적으로 선량한 시민이고, 평소 불쌍한 분들을 많이 도우면서 사는 분입니다.
정도 참 많구요. 개인적으로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멋진 남자입니다.)


역사를 배우며 이미 이상적인 이상적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8개원간 지켜본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
그는 '아돌프 아이히만은 유죄다'라고 말합니다.

"파시즘의 광기 속에서 악을 행한 것은

그가 특별한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생각을 멈췄기 때문이다.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명령을 따랐다.

"누구나 다 그래, 명령받은 대로 하면 되지"라고 치부해버리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누구든 같은 악을 저지를 수 있다"

고 말했습니다.

아렌트는 이념,신념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악이 가진 평범성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이 가진 생각의 힘뿐이니까요.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택시가 광주에서 나오려다 군인 검문검색에 걸리게 되는데, 당시 군인은
택시운전사와 손님이 기자(부대에서 잡으라고 명령이 떨어진 대상)임을 알고도
놔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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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한명의 군인이 스스로 생각할 힘이 없었더라면,
전세계로 5.18 광주사태를 알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택시 운전사 역시 죽었을지도 모르구요.

대한민국 민주화를 외치며 권력에 수없이 희생당한 많은 광주시민들,
그리고 많은 전국의 시민,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줄 아는 용기있는 행동덕분에
오늘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희생을 기리며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시 군인의 신분으로, 혹은 거대한 집단 속에서도 양심있게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하였을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2018년을 사는 청년으로서 나의 역할에 대해 잘 생각해보겠습니다.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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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등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정황 증거들을 보면 최종 발포 책임자는 전두환일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두환은 전시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무고한 자국의 국민들을 학살한 역사적인 민족 살인마로 평가 받아 마땅합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알려 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전두환이라 모두 생각하고 있을거네요.
그 시간이 너무 나중이 아니길...
늦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능력을 행사하는게 중요하겠지요.
감사합니다.

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
참 중요한것 같아요.
특히 남의 처지에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
커진 내가 되야겠습니다.:)

26년 이라는 영화도 있었자나요.
벌받을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합니다.

26년이라는 영화가 있군요.
네//왜 벌을 받아야하는지
잘 정의내리는것,사고해보는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전두환을 구국의 영웅으로 받드는 분이 스팀잇에도 등장하셔서...
참 난감한 노릇입니다...

스팀잇이 진정 대중화되고 있다는 반증인가요?
그래도 참... 그런 사람들과는 이 공간에서라도 마주치지 않길 바랍니다.

저는 이미 마주쳐서 뮤트를...-ㅅ-;;

에고 저는 마주치는 봉변을 미리 피하고 싶네요~ ^^;
고생하셨습니다~

흠...눈막고 귀막고 예전의 정보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인가보네요.언젠간 바뀔겁니다.
시간이 약이길

바뀌기 참 힘들죠.
살아온 날들이 길면 길수록 더 심해지기도 하구요.
딱히 기대 안합니다.
그냥 마주치지 않기만 원할 뿐이죠...

전쟁 같은 극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멈추는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권력의 ㄱ 자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의 처지를 갖고 온갖 단물을 빨아댄 족속들이 방어논리로 쓰는 건 문제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면 시대가 바뀔 때 역시 시키는 대로 역사의 심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네.엄청난 공포에 휩싸이면 생각하기를 멈추기가 쉬울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통해 배울줄 아는게 또 인간이니...다음엔 좀 더 좋아졌으면 합니다..:)

같은 사람이 시간이 흘러 배우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배우기도 하죠. 그래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귀한 글이네요.. 광주출신으로서 5.18은 제게 의미가 남다른데다 한나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 몇 년전부터 지금 나에게 어떻게 적용할까 늘 고민하곤했거든요 이렇게 연결지어 생각해보진 못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