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수상회 (Salut D’Amour, 2014)

in kr •  6 years ago  (edited)


평점 : ★9.0

영화의 포스터를 안보고 영화를 보길 잘한 것 같다. 포스터를 봤다면 영화의 반전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테니까,

처음엔 코믹이 주를 이루는 영화인줄 알았다. 왜냐하면 누군가 집에 밥을 해놓고 갔다고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는 할아버지 성칠의 모습도 그렇고 조진웅, 김정태, 이준혁 이 3명의 배우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코믹의 끝을 보겠구나 생각했다.


장수(조진웅)의 딸 아영이가 남친과 함꼐 북극곰을 살리기 위해 열 올리는 모습도 재밌었고 그런 딸을 아예 북극곰이라고 부르는 장수의 모습도 빵빵터졌다.

그런데 점점 진행될 수록 황혼멜로? 이야기인가 싶더라.


까칠한 성칠의 집앞에 이사 온 금님. 그녀의 적극적인 대시? 로 인해 늙어서 설렘을 느끼는 성칠의 모습에 웃음이 지어졌다.


마트사장 장수(조진웅)의 도움으로 금님과의 데이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에 금님의 딸(한지민)이 반대를 하고 나선다.


한지민이라니!! 솔직히 이번 영화는 한지민이다! 해서 포스팅할 때 사랑합니다 멘트를 날릴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왠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생략..;;


그런데 원래 이 마을엔 재개발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었는데, 오직 딱 한사람! 성칠만이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성칠이 재개발에 찬성할 수 있게 설득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그것이 바로 금님과 짜고 성칠을 유혹해서 재개발에 찬성하도록 설득하는 방법이었다.

솔직히 이때부터 화가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재개발이 하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일을 꾸밀 수가 있는지. 또 금님은 어떻게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고 성칠에게 접근한건지.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니!! 내가 딱 싫어는 스타일이다.

이 사실을 알고난 뒤부터 영화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졌다. 어떻게 이런 영화가 평점이 그렇게 높았던 거지 라고 생각도 들었다. 그냥 빨리 끝나라~ 라는 생각으로 대충대충 보고 있는데..

사라진 금님이 보고싶어서 장수와 함께 달려간 병원에서 민정에게 충격적인 반전을 듣게 된다.


-민정
아빠..나 좀 봐봐요.. 나 좀..
아빠.. 저 민정이에요. 아빠 딸. 김민정..
여기는 김장수.. 사장님이 아니라..아빠 아들이잖아요..
정말 아무것도 기억안나요? 아빠 제발..
아빠 엄마만이라도 기억해주면 안되요..
아빤 그래도 엄마는 기억해야하는거잖아요...
아빠 제발...ㅠㅠ

이 대사를 듣고는 뒤통수를 크게 맞은 느낌이었다.. 반전이 있을거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이때부터 앞의 일들을 다시 되돌아보며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생각을 해보니, 와...진짜 잘 만들어진 영화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 흥미를 잃어가고 있을 때 이런 반전이 훅 들어와 버리니까.. 정말 놀랬다.(표현이 저렴하네..;;)

치매로 인해 모든 것을 기억해내진 못했지만, 민정의 말로 과거의 일부분을 기억해낸 성칠의 회상씬이 펼쳐진다.

이 장면은 데이트를 하던 중 화장실에 들어간 금님이 무섭다며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입구에 서서 성칠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솔직히 이 장면을 볼 땐 금님이 진짜 유별나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노래는 불러주네, 하며 성칠이 바보같기만 했는데..

회상씬에서 췌장암 말기로 수술실에 들어가며 겁에 질려있는 금님이 성칠에게 무섭지 않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니 수술실 밖에서 눈물로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다. 정말 이 남자는 기억을 잃어서도 또 노래를 불러주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나니, 울컥하더라..ㅠㅠ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는 금님의 모습에 혼절한 성칠은 집에서 깨어난다. 손녀 아영과 함께 열쇠가 없어 열리지 않던 방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거기엔 가족사진, 일기장 등이 있더라.. 민정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병원으로 달려가게 되고 민정에게 말을 거는데..


-성칠
내 딸이로구나
내 딸이지?
난 지금도 뻔뻔하게 니가 기억이 안난다..
기억하고싶어도..
악착같이 기억하고 싶어도 기억이 안나...
이걸 어떻하면 좋으냐..ㅠㅠ
이지경을 어떻게하면 좋겠니...
미안하다..
민정아.. 미안하다..

정말 이 대사 들으면서 감정이 주체가 안되고 울게 되더라.. ㅠㅠ나의 부모님에게도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오게 되면 어떻하지.. 나이는 들어가시는데.. ㅠㅠ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다루다 보니 훨씬 와닿았던 것 같다.. 너무나 슬픈 대사였다..


금님이 다시 병상에서 일어나고 둘은 결혼을 했던 교회로 간다.
거기서 성칠이 다시 프로포즈를 하는데..

-성칠
열어보기전에 약속.
우리 둘중에 누가 먼저 죽든
울지 맙시다.
어차피 잠깐 떨어져 있는 거니까.
알았죠. 금님씨?

정말...명대사다..ㅠㅠ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가 되어간다.
결국 둘은 요양 병원에서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지만,
치매라는 병은 어쩔 수 없다는 부분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참 아쉽다.. 병이란...

그리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극 후반부에 반전을 알게되면서 생각이 완전 뒤집힌 영화였다. 정말 한국에 좋은 영화가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장수를 좋아하는 박양(황우슬혜님)...음 꽤나 경력이 있으신 배우분이신데,, 제가 몰라봬서.. 죄송한 마음을 담아 사랑합니다..(안한다며..에잇.. 몰라..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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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ㅎ 자주놀러올게요 @dongback

ㅎㅎ네~ 자주 놀러오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