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사도 (The Throne, 2014)

평점 : ★8.5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나무로 만든 곡식을 담는 궤)에 가둬 죽이게 한 사건. 내가 대충 알고 있는 이야기는 세자가 미쳤는데, 아비인 영조가 가둬서 결국 죽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였다. 뭐, (팩트는 무시) 영화의 이야기도 대강 이런 식으로 흘러가지만, 내가 알고 있던 어질고, 영리했던 영조 왕의 모습과 달랐고, 나도 지금은 부모의 입장이 아닌 자식으로서의 마음이 더 크다 보니, 사도세자의 마음에 더 공감이 갔던 것 같다.

영조는 세자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마음으로 아비로써 엄했으며,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고 그것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세자는 그런 아비를 이해하려 했지만, 아비에 대한 두려움에 점점 마음의 상처만 깊어져 갔고, 어떻게든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자 했으나, 그것은 버거운 일이었다.

영화에선 항상 세자는 자신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고개를 숙여야 했고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구했지만, 영조는 그런 아들을 비난하고 무시했으며, 하찮게 여겼다. 용서를 구하는 세자를 자나쳐버리는 영조. 너무나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세자는 점점 미쳐갔고, 여전히 아버지를 두려워 했지만 그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비에게 칼을 겨눈다.

왕가의 일은 참으로 알 수가 없다. 늦은밤 칼을 들고 영조가 있는 곳에 갔다가 세자가 그냥 돌아간 사실을 그의 어미가 고한다. 세자는 처분하시되, 세손은 살려달라고... 자신의 아들은 죽여도 되지만, 손자는 살려달라는 어미.. 참으로 애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런 말을 한 그 어미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을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