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언어다 (by Andreas Antonopoulos)

in kr •  7 years ago 

암호화폐 유튜버 Ivan Liljeqvist가 Mastering Bitcoin의 저자인 암호화폐 전문가 Andreas Antonopoulos를 인터뷰한 동영상 일부를 정리해 본다. 암호화폐를 공부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의 답을 찾는데 중요한 가이드가 될 수 있는 간결하지만 깊은 통찰을 준다.

암호화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무도 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데가 없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사회학도 경제학도 돈의 근본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관련된 사람들은 돈이 무엇인가에 대한 전제를 (스스로) 재고할 수밖에 없다. 물리적 특성 필요한가? 돈이 가치를 가지려면 정부나 왕 같은 권위가 필요한가? 국가가 필요한가? 돈이 작동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필수 조건은 무엇인가?

결국, 이런 깨달음에 이른다. 돈은 그냥 추상적 관념(abstraction)일 뿐, 돈은 스스로 가치를 내포하지 않는다. 가치는 돈으로 교환하는 것(제품, 서비스)에 있고, 단순히 서로에게 그 가치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마치 언어와 같은 추상화된 상징성(symbolism)인 것이다. 즉, 사회가 한 마을 수준 이상으로 확장되어 굴러가기 위한, 서로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광범위하게 조직하는 데 사용하는 상징체계인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사람들과 거래를 해야 하면, 서로 이해하기 위한 공통 언어가 필요한 것처럼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용도로 다양하게 언어를 진화시켰을 텐데, 그게 하나여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언어를 바꾸지도 않는다. 돈은 조금은 더 쉽게 바꿀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하나의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어떤 용도에 다른 것보다 더 적합한 돈, 다른 속성보다 더 적합한 어떤 특성을 갖도록 설계된 돈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다양한 가치의 상징으로서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화폐가 넘쳐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한 나라에 하나의 돈만 있기 때문에 처음엔 사람들이 이것을 이해하는 게 어렵다. 왜 하나인지,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돈이 언제나 그런 방식으로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돈이 그렇게 돌아가게 된 건 최근 몇백 년밖에 안 되었다. 이제 우리는 한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국제적인 돈을 가지고 있고, 아마도 그게 돈이 항상 존재했던, 그리고 항상 존재할 방식일 것이다. 국가 기반 시스템이었던 200년 동안이 변칙적인 것이다. 기술이 바로 그런 전제에 의문을 가지도록 한다.

미래에 다양한 화폐 간의 거래가 실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은,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추상화될 것이다. 마치 가까운 미래에 다른 나라에 가면 내 스마트폰이 내 말을 번역해 대신 말해줄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내 돈도 동시에 번역되는 것이 왜 안 되겠는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거의 즉각적으로 어떠한 중개자 없이 돈이 변환될 것이다. 그래서 교환 매개체로서 돈의 기능과 가격 설정을 위한 돈의 기능을 분리하기 시작할 것이다. 즉, 어떤 것으로든 가격을 설정할 수 있고, 다른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사실 현재 대부분 비트코인 사용자들에겐 익숙한 일이다. 왜냐하면, 보통 가격은 국가 화폐로 설정하지만, 지급은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로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격 설정만을 위해 사용되고 실제로 교환 매개체로써 사용되지 않는 화폐가 있을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나? 내 말인즉슨, 우리는 이런 다양한 돈의 능력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어떻게 잘 설계할 수 있는지를 연구 중이라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통해 돈이 급진적으로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내에 그 방법을 발견할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암호화폐가 도래한 시점을 어떻게 알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것을 알 수 있는 한 방법은, 마지막 개척 단계로서 생각해 보자면, 암호화폐를 가격을 매기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 크로나의 가치가 얼마인가를 질문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스웨덴 크로나로 월급을 받고, 물건을 산다. 스웨덴 크로나는 스웨덴 크로나의 가치를 가질 뿐, 그냥 그 가치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한다. (그냥) 햄버거가 스웨덴 크로나로 얼마인지를 묻는 것이다. 누군가 (굳이) 스웨덴 크로나의 가치를 묻는다면, 15분의 1 햄버거라고 말해 줄 수도 있겠다. 가치 있는 무언가를 연관 짓는 것이지, 다른 무언가와 교환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암호화폐가 도래한 시점을 어떻게 아는 것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얼마냐를 물었을 때, 또 다른 화폐로 그 가치를 대답하는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된다, 그냥 1 비트코인의 가치다. 무슨 뜻으로 질문한 거냐?”라고 대답하는 때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가치를 측정하는 가치의 ‘단위’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은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암호화폐가 그런 ‘단위’가 될 때, 우리는 마지막 개척 단계를 넘은 것이다. 언제 일어났는지 알아채지도 못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다른 화폐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할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돈의 개척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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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신용카드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자국 현금은 외국에 가기 전에 환전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또는 한국 가게에서 달러를 내면 주인이 나중에 환전할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받아주어야 하지만, 신용카드는 그런 화폐간 환전의 수고를 덜어준다. 수많은 암호화폐와 암호토큰 간에도 비자/마스터 같은 메타 시스템이 존재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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