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로 살기 - 민두노총을 잠시 떠나며

in kr •  7 years ago  (edited)

나는 LGBT와 그 형제친척관계인 용어에 내가 포함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LGBTQIA라는 개념을 발견한 것이다.

즉 <여여 + 남남 + 양수겸장 + 변신>에 QIA가 붙은 것. <아직 몰라 + 남녀한몸 + 무성애>가 추가된다. 작년 한 해는 성욕이며 연애욕 따위가 깨끗이 사라지는 불가사의한 경험을 하고 허지웅의 무성욕자 드립이 의도한 컨셉이 아니었겠음을 깨달은 해였다.

거기에 제 3의 젠더라 불려 마땅한 남성 탈모인이라는, 가장 심각한 외모 취약계층의 조건도 충족하고 있으니 나는 진정 소수자였던 것이다.

물론 욕구가 건강한 풍성족 바이섹슈얼이라면 세상이 훨씬 탐미적이고 우호적일 것이라 부러운 일이다만... 고독과 소외는 소수자의 숙명이 아니던가. 나는 뚱뚱한 개그우먼이 자학개그를 하는 모습이 다이어트가 고민인 여성에게 어떤 느낌일지 잘 안다. 이보시오 김광규씨! 동족의 고통을 웃음거리로 팔아 영화를 누리려 하다니... 풍성권력에 부역하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소! 그나마 살은 작심하면 빠지지만 머리카락은 어떤 짓을 해도 빠질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분이 아니오!

떨어질 털은 떨어진다. DTD 그것은 down teol is down...
뜬금없이 성욕까지 떨어져나갈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하여 이몸은, 의도하지 않고도 대충 욕망의 크기가 조절된 아타락시아 비스무리한 상태가 되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김광규씨가 빛나는 두피에서 광선을 발사하는 대역무도한 CF를 보아도 '저분도 열심히 사는구나'라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다운로드.jpg
<수북청년단에 맞서 함께 투쟁하던 동지들에게 나는 변절자로 비칠지도 모른다.>

놀랍게도 아타락시아의 상태는 쾌적한 면이 있다. 심지어 내년에도 이 스탠스가 지속되기를 원하고 있을 정도다. 진심이다.

헤어스타일에 관한 한 내게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김광규씨를 용서할 정도로 아타락시아의 효험은 강력하다. 어느 정도냐면 나에 대한 비판을 소수자 혐오로 몰아붙이지 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다.

진짜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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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거 스팀 뭔가 어렵네요. ;;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음ㅋㅋ

민두노총 깃발아래 와서 모여 뭉치세 빼앗긴 우리 모발을 투쟁으로 되찾으세 강철같은 모발들 와서 모여 지키세 두피 속에 모근 있음을 온머리로 느껴보세

  ·  7 years ago (edited)

하하하...강철같은 해방의지 와서 모여 지키세 뺏아긴 우리 모발을 투쟁으로 되찾으세요.../오늘 하루종일 울렸다 웃기다 하시는군요.

단 하루를 살아도 풍성하게 살고싶다... ㅎㅎ 감사합니다

부분 탈모인 저는 회색주의자입니까?

아닙니다. 신입 운동원입니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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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님을 여기서 뵙다니 반갑습니다
밝은 미래를 눈앞에서 보고도 진정 평화로울수 있단 말입니까

플라톤 <국가> 1권인가에서 노친네가 나와서 성욕의 독재에서 해방된 것이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드립을 치시지요... 하긴 가장 불행한 상황은 성욕의 독재 치하에 있는데 아무 이벤트도 안 생기는 상황이겠지요... 그러하면 가장 행복한 상황은 성욕이 왕성하면서 끊임없이 이벤트가 생기는 상황일까... 생각해보니 거기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등이 작용하겠지요... 그리고 너무 이벤트가 자주 생기면 쉬이 쇠약해져서 장기적인 쾌락을 누리는데 장애가 생길지도 모르지요...

음.... 적다보니 뭔가 헬스를 등록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안알남으로 듣던 홍작가님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이야..ㅋㅋㅋ 역시 찰진 텍스트ㅜ음성지원됩니다.

외모 취약계층 1인 추가합니다/자주 놀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