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연무 위의 방랑자' ,1818
"태양들은 각기 제 궤도를 따라 운행하니, 그것이 그들의 길이다. 그들은 가차 없는 그네의 의지를 따르니, 그것이 바로 그들의 냉정함이다."
─ 밤의 노래, Zarathoustra 中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콧구멍은 잔처럼 부풀린 채,
미래도, 추억도 없이···."
─ Ecce Homo, Poésies 中
타오르기 이전에 차가운 태양
얼굴이 시리도록 피부를 뚫고 스며드는 새벽의 공기는 어떤 때보다도 티끌 하나 없는 가장 신선한 바람이다. 곧 떠오를 뜨거운 황금빛을 예고하는 푸른빛의 공기는 그래서 항상 젊고 새롭다.
맑은 공기가 명치를 뚫고 발끝까지 흘러가도록 깊게 들이마셔보는 일은 내 모든 걸 비우면서 다가올 새로운 힘을, 의지를 흡수하는 것과 같다.
그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무엇을 보고자 그 위에 서 있는가?
장엄하게 펼쳐진 창백한 안개가 이를 말해준다.
서 있는 자는 자신의 의지를 본다.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그만한 열정을 품고서 꼿꼿하게 서 있는 자신의 냉정함을, 매서운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을 확인한다.
긴장된 낯선 공기를 한 없이 음미하며 그는 앞으로 올 모든 것을 보고, 받아들이기 위해 이곳에 서 있다. 그는 자신의 비상을 예감하며 전율한다.
나를 날도록 하는 것은 등에 달려 펄럭이는 날개가 아니라 내 발이다.
"전에는 내게 무거워 보이던 모든 것이
망각의 푸르른 심연에 삼켜지다."
─ Zarathoustra 中
(프리드리히의 작품 속 고독한 남자를 보면서 고지를 사랑하던 니체가 그곳에 서 있다면 그와 같지 않을까, 상상이 되어 써본 감상이다.)
멋진 그림, 더 멋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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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투박한 점이 많지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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