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드라마 이야기] 02. '샴푸의 요정'(1988)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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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황인뢰
극본 : 주찬옥
출연 : 홍학표, 채시라, 윤석화

MBC베스트 극장의 한토막으로 방영되었던 이 작품은 그 후에도 사람들의 입에서 꽤나 오르락 하던 드라마입니다. 당시 최고의 스타 채시라가 나온 이유도 있지만, 연출을 했던 '황인뢰 PD가 계속해서 많은 히트작을 만들면서 항상 같이 언급되곤 했으니까요.

'샴푸의 요정'은 원작이 있습니다. 소설은 아니고 장정일이 쓴 동명의 시입니다. 이 시는 샴푸 모델을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시간 남짓 하는 이 단막극 또한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허황된 집념으로 시작됩니다. 미대를 졸업한 지 2년이 넘도록 취직도 않고 허송세월만 보내던 이현재는 샴푸광고에 나오는 CF 모델을 짝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광고회사에 입사한 그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애정 공세를 펴지만 그녀는 눈 깜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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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라이브 공연장에서 연주하던 그녀의 애인이 감전 사고를 당하게 되고, 결국 그녀 주위를 맴돌던 이현재가 의심을 받게 되죠. 혐의를 벗기 위해 직접 범인 추적에 나선 이현재는 그녀를 괴롭히던 범인을 검거하고 결국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범인은 스토커 였습니다. '샴푸의 요정'을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 탤런트 이효정이 연기하는 이 캐릭터는 마지막에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전개되는 부분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검은 장갑을 낀 손만이 보이죠. 그 손이 정말 이효정의 손인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짤막한 그의 대사가 하나 기억나네요.

'난 널 죽일 거야. 그리곤 내 방 침대에 예쁘게 화장을 해서 놓고는 항상 널 바라보며 사랑 할거야.'

지금와선 좀 유치한 듯 해도 그 당시에는 꽤나 섬뜩하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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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막극의 오프닝 타이틀은 한때 베스트극장의 타이틀로 쓰였습니다. 한여자가 블라인드가 쳐진 창가에 날씬한 몸매의 실루엣을 드러내며 앉아있는 모습이었죠. 그 때문에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듯합니다. 홍학표를 유혹하는 직장상사로 윤석화가 나와서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노처녀 캐릭터를 연기했었고, '아들과 딸'에서 준이 오빠를 연기한 윤철형도 채시라의 애인인 록커로 출연했었습니다.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에서'샴푸의 요정'은 신비하고 섹시하던 채시라에서, 귀엽고 청순한 10대 소녀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광고의 관계자는 요즘엔 저런 이미지가 먹힌다는 이야길 하죠. 대중이 향유하는 브라운관의 이미지가 얼마나 자주 변덕스럽게 바뀌는가를 살짝 건드린 마무리였습니다.

이 드라마에 대한 기억을 기록했을때도 200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10년 후, MBC '해피타임'에서는 이 드라마를 요약해 보여주었습니다. 아래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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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재밌게 봤던 드라만데..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ㅋ

저때 홍학표는 진짜 청춘스타였는데 말이죠. ㅎㅎㅎ

홍학표가 장동건보다 잘 나가던 시절 ㅋㅋ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 ㅎㅎㅎ
요즘 사람들은 믿지도 못할 거여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