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거름치는 약쟁이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에 보통 무슨 일을 하시나요?
저희집은 약을 합니다.
코로나 덕에 약쟁이 모드가 되고 있지요.
아침에 일어나 비타민 한 포, 녹용 한 포, 유산균 한 포를 먹습니다.

영양제가 화학비료라면
한약은 발효퇴비가 아닐까요?

저의 아담한 텃밭입니다.
작년엔 거름 없이 지었는데
올 해는 거름을 사다 뿌려 보았습니다.

지난달은 마을 전체가 밭에 거름을 주느라
고향의 (똥) 냄새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발효퇴비는 대부분 가축의 변을 발효해 만들기 때문에 냄새가 거시기 합니다.

거름은 발효퇴비와 화학비료가 있습니다.
퇴비는 가축분,음식물,재, 깻묵 등을 발효한 것인데 깻묵이 최고라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셔보셔서 아시겠지만 ㅡ발효하며 없어진다해도ㅡ냄새는 끝내줍니다.
화학비료는 수경재배용 액비, 인산 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화학비료가 냄새도 없고 효율적이라 좋은 반면
인공감미로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우리 동네를 둘러 본 결과
밭일 좀 해 보신 분들은 거름과 농약을 비빔밥에 참기름 드르듯 하십니다.
기름지게 좔좔, 꽃 피라고 좔좔, 열매 맺으라고 좔좔ㅡ

확실히 충분한 거름을 먹은 작물이 큽니다. 작년에 거름없이 큰 저희반 작물은 작고, 성장 속도가 느리니 수확량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아삭거림과 맛이 있었고, 썩지 않는 무적 채소가 되서 놀랐지요.

농약사 아저씨께 액비를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ㅡ 퇴비는 흙 자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여. 뿌리가 건강한 흙 냄새를 맡아야 튼튼하고 맛있어지지. 액비는 식물이 크는데 필요한 성분만 들어있어. 그러니 맛과 향이 완전 다르지.

아마 사람도 이와 비슷하겠지요.
영양제나 한약은 사람에게 주는 거름이란 생각이 듭니다.
없이도 자라는데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의 차이는 있더군요.
영양제가 피부를 회복시켰다면
한약은 아침에 일어날 기력을 주었습니다.
먹어보니 밭에 거름도 한 줌 더 뿌려주게 되네요.

자. 오늘도 약 털어 먹고 밭일 나갑니다.
모두 힘찬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