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 여행기 1, 익숙한 품 그리고 낯선 위로]

in kr •  7 years ago 

[ 중국 칭다오 여행기 1] 익숙한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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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저는 중국 칭다오로 향하기 위해 일찍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를 이유로 비행기 시간이 한시간 정도 미뤄졌지만 이미 잠에 들지 못한 이른 새벽이었기에 원고 작업을 마저 하고는 택시를 타고 왔죠. 생각보다 날이 많이 풀려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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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미뤄졌던 비행이었지만 탑승해야할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한 시간 정도를 더 늦게 출발할 수 있었어요. 비몽사몽했던 탓에 모든 수속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서 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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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불과 지난 주에는 체코여행을 다녀오며 11시간의 비행을 견뎌야 했기에 한 시간 정도는 정말 빠르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덕분에 지루해서 좋아하지 않는 비행기에서의 기억은 저 창 너머로 보이던 장면이 전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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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에 온 이유는 청도, 칭다오에서 한식당을 하시는 저희 아버지를 뵙기 위해서였어요. 중국으로 가신지는 이제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으시지만 워낙 친구처럼 지내던 분이라 그 시간들이 참 길게만 느껴졌네요.
공항에 차를 끌고 오신 모습을 보며 괜히 마음이 시큰해졌습니다. 이전에는 몰랐던 감정들이 해가 늘어가면서 새롭게 찾아오는 것 같아요. 여전히 새로 작업하는 책과 다른 일정들이 얼마 남지 않았으나, 저는 열흘 하고도 며칠을 더 칭다오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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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위로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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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도, 그 전전날도 체코 출장 이후로 처리해야할 일 때문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에 가게에서는 식사만 하고 집으로 올라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설 연휴임에도 (중국인은 설연휴가 참 길죠.) 손님들이 간간히 찾아와서 일손을 돕게 됐습니다. 중국어는 잘 하지 못 하기 때문에 최대한 능숙한 표정으로만 임했네요. ㅎㅎ

일을 돕다가 아버지가 자릴 비운 사이, 아버지 지인이라는 교포 분이 가게에 오셨습니다. 그게 바로 어제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네요. 짬을 내서 원고를 다듬던 제가 글을 쓰며 산다는 걸 아시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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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그렇게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느냐,
그럼에도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이라는 게 다른 사람들은 꿈 속에서 툭, 하고 쏟아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엄청난 고민이 있어야 가능한 거라고 생각한다, 라는 말이 위로가 됐습니다. 걸죽하게 취하셔서 반쯤은 못 알아 듣는 말도 많았고 담배자욱한 공간에서 듣는 이야기에 눈도 맵고 코도 탑탑했지만 일순간 마음이 동하는 걸 느끼겠더라구요.

어느 곳에서든, 누구에게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작은 응원을 받는 일은 축복이라고 느끼며 이른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습작노트에 그 대화에 대한 인상을 기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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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칭다오에서 어떤 시간들을 겪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고맙기도 할 거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저를 조금 더 성장시키리라, 믿으며 다시 또 하루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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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것이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러게요! 계속 이어지는 여행에 정신ㅇ 없지만!!! 즐거운 하루가 또 흘러갑니다:)

오랜만에 아버지 뵈서 좋으셨겠어요^^

오랜만이지만 어제 만난 것처럼 그저 편안한 품!이었네요:)

와우 아버님께서 가게를 운영중이시군요.
타지에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번창을 기원해요. 종종 소식 올려주세요. 팔로할게요^^

그러게요! 고생이시긴 하지만 삼십년 가까이 다니시던 회사를 정리하시고 새출발을 하셔서 더 자유롭고 좋다고 하시네요! 감사합니당!!

아버지는...든든한...좋은...계신것만으로다행인...인연의끄트머리에서많이아픈...그런존재죠..행복한여행되세요

:) 그래야죠! 항상 더욱 해드리고 싶은 것이 많은 분ㅇ에요. 좋은 여행하겠습니당!

여행기 기대됩니다.
여행기가 참 좋은 것이, 100이면 100 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거든요. :)

맞아요. 같은 곳을 가도 서로 느끼고 담아오는 것들은 다르니까요!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