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모가 겪은 일이야.
우리 이모는 혼자 살고 계셔.
하루는 오전 약속 끝나고 집에 왔는데,
부엌에서 덜컹덜컹거리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길래
도둑이라도 들었나 싶어서
신발장에 있던 골프채 하나를 꺼내
부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셨어.
부엌 싱크대 위에 접시올려놓은
건조대랑 찻장에
어떤 얼굴이 퍼렇다 못해
시커먼 할머니가 매달려서
실실웃는 정도가 아니고
실성한것처럼 깔깔대면서
흔들고 있더래.
이모가 너무 놀라서 벙쪄있다가
신고하려고 거실로 달려갔는데,
그 순간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서 달려가서 보니까
찻장이랑 건조대는 다 무너져있었어.
근데 더 무서운건 말야.
며칠 뒤에 옆동에 사시던 할머니가
우울증을 앓으시다가,
건조대에 목을 매서 돌아가셔서
아파트가 난리가 났다는거지.
이모는 그 소식을 듣고 얼른 그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가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