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 계곡

in kr •  3 years ago 

예전에 고등학교 동창 친구 5명과 함께
계곡으로 여행갔을 때 겪은 일입니다.

위치는 강원도 쪽이였는데,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고 물도 그렇게
깊지 않았기때문에 놀기에는
최적의 장소였어요.

근처의 민박집에 가서 방을 잡았습니다.

그 민박집 주인은 할머니셨는데
인상이 굉장히 좋으시고
말도 잘하셨습니다.

저희도 할머니가 재밌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할머니께서 갑자기 밤에는 절대
계곡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할머니 말에 의하면 계곡엔 예전부터
남자들만 많이 빠져 죽어서

이 마을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남아있는거라고 하셨죠.

여자가 빠지면 계곡의 하류 쪽으로
빠져나오는데,

남자가 빠지면 그대로 실종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저희는 계곡에서 사람이 익사해서
죽었다는 경우는 많이 들어봤고,

할머니 세대에는 남아선호 사상이 있어서
남자의 죽음이 더 크게 와닿았을거라는
미신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대수롭지않게
그 이야기를 흘려들었어요.

그 후 친구들과 계곡에서 수영도하고
고기도 구워먹으며 한참을 놀았습니다.

해가 지고 맥주를 마시며 놀다가 한 녀석이
물에 들어가서 숨 오래참기 내기를 하자며,

지는 사람이 담배 한갑씩 돌리자는
솔깃한 제안을 했습니다.

저희는 그 누구도 빼지않고
바로 계곡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한 30초쯤 버티다 물도 너무 차갑고
숨도 차서 그냥 나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한 녀석이 물살도 별로 세지않은데,
저 멀리 떠내려가서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나오라고 소리쳤지만
그 녀석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머리만 내놓고
가만히 있을 뿐이였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물속으로 쑥 빨려들어갔고,

친구들은 쟤 왜저러냐 하며 장난치는건가
했지만 장난이라기엔 너무 이상해서

친구 중 수영을 잘하던
해병대 출신 친구가 구해서나왔습니다.

물에 빠진 녀석은 의식이 없어서

119를 부른 뒤 군대에서 배웠던 심폐소생술로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몇분 뒤 소방대원분들이 오셔서
병원으로 가 검사를 받아보니
큰 문제는 없다고해서

다시 민박집으로 짐을 챙기러 향했습니다.

짐을 챙기며 다시 친구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친구는 잠수하려고 물속에 들어가니까
물속 어디선가 부르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분명 소리가 들리는건 아닌데
귓속에서 울리는 것처럼 들려왔고,

자기도 모르게 그 소리를 따라 가보니
계곡 속에 기와집 하나가 보였다고 합니다.

그 기와집 앞에는 새하얀 소복을 입은
예쁜 여자가 손짓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 여자에 홀린 듯 따라
기와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방 안엔 초점없는 남자들이
거꾸로 매달려 있더랍니다.

친구는 거기까지만 기억난다고 했고,

그 이야기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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