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제대하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일하면서 놀고있을 때였다.
한인들끼리 쉐어하는 집이었는데
나는 2인실 방에서 살고있었다.
원래 같이살던 룸메가 나가고,
나보다 5살이 많은 깡마르지만
인상좋은 형이랑 같이 살게 되었다.
그 형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 형은 나에게
한달에 한 두번씩 내가 깨어있고
형이 자고있을 때 본인이 한번씩 자다가
일어나서 갑자기 나가면 때려서라도
정신차리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별일있겠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형은 지금 생각할 때도
약간 무서운게 '악마를 보았다'라는
영화를 쉬고 있을때 항상 보고있었다.
형이랑 같이산지 1주일 정도 되던,
어느 비오는 날 이었다.
형은 여전히 노트북으로 그 영화를 보고있었고
일을 마치고 피곤한 나는
형보다 먼저 잠이 들었다.
갑자기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순간적으로 눈이 확 떠졌다.
근데 와... 지금도 소름돋는데
내 침대 옆에서 그 형이 나를 노려보면서
서 있는 것 이었다.
그 형이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나는 놀래서 그 형을 발로 걷어찼다.
그 형은 나뒹굴었고 나는 바로 옆방에
집주인 형한테 뛰어가서
집주인형한테 룸메새끼가 자는데
쳐다보고 있었다고
말하고 같이 옆방에 갔다.
그 룸메형은 아무렇지 않게
우릴 쳐다보면서 방을 걸어나왔고
집주인형도 그 룸메형이
몽유병이 있는걸 알고있어서
뺨을 때려서 정신차리게 했다.
나는 그날 당장 짐싸고
여친집으로 나와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