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
나는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리스트는 잘 보지 않는다. 적어도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나는 나만의 주관이 뚜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신 책을 큐레이팅을 해주는 소셜 계정들을 많이 보고 있다.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책들도 있고, 개인 북 큐레이터들이 최근에 많이 늘어 그 분들의 선정 작품도 본다.
그 큐레이팅 계정 중 하나에서 소개된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할 <제노사이드>다. 카드뉴스로 제공된 간략한 스토리는 매우 스케일이 크고, 밀덕 경향이 (조금) 있는 나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흥미 위주로 한번 휘리릭 읽고 나면 다시 잘 안읽게 되는 소설류의 책들은 주로 이북을 통해 본다. 리디북스에서 이 책을 검색하니 다행히 이북으로 있다!
이 책은 설 연휴간 읽었고, 생각보다 분량(종이책 기준 688 페이지)이 꽤 되서 주말보다는 약간 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설이라 딱 알맞은 책이었다.
간략줄거리
주인공은 일본의 약학 대학원생인 고가 겐토.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의문의 메시지! 메시지를 따라가자 아버지가 남몰래 연구하시던 흔적들이 발견되고, 그 때문에 의문의 조직으로부터 쫒기는 신세가 된다.
한편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 예거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비밀에 감싸인 작전에 투입된다. 작전에 투입되서야 알게된 작전의 내용은 피그미족 중 한 부족과 인류학자를 바이러스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말살하라는 명령. 그리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생명체와 조우하게 될 경우 제거하고 시체를 회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제거 대상에게서 들은 얘기는 이 모든 작전이 호모 사피엔스의 지적 능력을 월등히 뛰어넘는 초인류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 작전에 투입된 용병들까지도 제거하는 함정이라는 것.
이제 용병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이 초인류를 지키고, 초인류가 개발한 신약으로 예거의 아들을 치료하기 위한 탈출 작전으로 변경된다.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다카노 가즈아키는 과학자 출신도 아니고, 미국의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면서 이 모든 이야기들을 철저한 취재와 각종 자료를 참고해서 만들어냈다고 한다. 소설답지 않게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참고문헌 리스트가 기재되어 있다. 그만큼 이 소설이 주는 현실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해 독자의 이해를 해치는 수준이 아니라 적당한 수준으로 잘 풀어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수준에서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작중 캐릭터 중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작가가 한국에 대한 아주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故 이수현 군이 지하철에서 일본인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이야기를 빗대어서 표현한 점, 그리고 한국인 캐릭터가 일본인 주인공과 함께 매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등장하는 점 등이 있다.
생각해볼만한 점
호모사피엔스를 넘어서는 초인류가 탄생했고, 호모사피엔스는 초인류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를 죽이려 하는 이야기다.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서 우리 사피엔스 종족이 다른 유인원 종족인 네안데르탈인 등의 다른 종족들을 '청소'했던 역사가 있다는 것이 상기된다. 과거에 우리 종족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종족을 말살했으면서, 새로운 종족이 자신을 말살하기 전에 그 새로운 종족을 제거하려는 행동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정말 방대한 과학지식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하지만 초인류의 존재를 없애려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국가조직에만 포커싱이 맞춰진 점이 조금 아쉽다. 인류학 개념에서는 '초인류'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종교학적으로는 '적그리스도의 출현' 등으로 갈등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점에서 말이다.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편안한 오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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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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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 것 같습니다. 꼭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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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강력추천합니다! 날밤 새며 읽는 책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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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책을 읽었었는데, 결말도 좀 그렇고 책 전체가 상당이 저자의 기준에 따라서 선과 악을 정한다든가 독자에게 상당히 교훈적이려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저랑은 안 맞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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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적이라는 말에 일부 동감합니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그런 경향이 더 세더라구요. “그나마” 이 소설정도면 일본 작가라는 느낌을 덜 받게 된다, 정도로 봐주심 좋을 것 같아요.
역시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 말고 좋은 책 있으면 추천도 부탁드려요^^
글 읽어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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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일본 드라마는 '라이어 게임' 하고 소설 원작이였던 '모든 것이 F가 된다' 중간 정도 밖에 보질않았네요. 그런 경향이 있었군요.
전 개인적으로 본격미스터리를 좋아하는데, 찬호께이 작가의 '13.67' 추천드려요. 이 책은 6개 단편으로 이루어진 홍콩미스터리 소설인데, 6개 단편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각각의 전개나 반전도 괜찮고 후반부에 갈 수록 홍콩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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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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