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잘 읽는 방법

in kr •  7 years ago 

1. 독서에 대한 목표를 세워라.

1) 독서 시간 측정하기

  • 먼저, 자신이 책을 읽는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 측정을 하는 책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소설류와 비소설류를 반반씩 섞는다. 다양한 책으로 측정하는 것이 평균을 잡는 데 있어 편향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이 기준으로 잡은 책의 총 페이지 수와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구해둔다면 우리는 페이지당 걸리는 시간 또는 시간 단위당 읽을 수 있는 페이지수를 구할 수 있다. 자신의 책읽는 속도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 마련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목표를 세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2)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목표 세우기

  • 사람들이 독서 목표를 세울 때 한달에 몇권 또는 일주일에 한권 등 독서의 양을 기준로 삼기도 하는데 무턱대고 독서량을 목표로 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책이라는 것이 어떤건 150페이지의 얇은 것일 수도 있고, 천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것일 수도 있다. 책마다 양과 질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목표는 시간이나 페이지에 따른 단위별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본인이 책을 읽는 속도를 단위별로 파악해두고, 그걸 기초로 자신이 읽을 수 있는 양을 설정해 목표를 세워야 한다. 사람들은 목표를 세울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목표로 잡는 것에 익숙하다.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면 목표는 높아야 한다. 하지만 독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 아니다. 목표를 최소한 이 이상은 해내겠다는 최소치를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한다면 높은 확률로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 때마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책을 선택하는 방법을 익혀라.

1) 베스트셀러에 대하여

  • 베스트셀러라는 세상의 기준에 종속되면 안된다. 베스트셀러는 말 그대로 얼마나 잘 팔리느냐의 기준일 뿐이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라는 말에 이끌려 그 책을 구매하지만, 정작 많이 읽히지 않은 책들이 꽤 많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가 그러했고,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그러했다. 또한 베스트셀러가 그 책의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본인의 취향은 더더군다나 반영하지 못한다. 베스트셀러는 단순한 참고용일 뿐이다.

2) 서평을 참고하라.

  • 나보다 먼저 그 책을 읽어본 사람들의 서평을 잘 살펴야 한다. 물론 남들의 서평에도 종속되어선 안된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서평들을 잘 둘러봐야 한다. 내 경험 상 서평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록 좋은 책에 속한다. 책에 대한 호불호가 반반으로 팽팽하게 대립된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누구는 A가 좋았다, 누구는 B가 좋았다 하는 식으로 다양한 소재가 서평에 언급된다면 그 책은 그만큼 좋은 컨텐츠가 풍부하다는 뜻일 수 있다는 것이다.

3) SNS를 참고하라.

  • 서평을 봐야 한다면, 서점의 홈페이지에 딸린 서평보다는 SNS를 본다. 나는 주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서평을 많이 보는 편이다. 블로그에는 책에 대한 리뷰를 통해 꽤나 심도있는 논의를 다루는 글들이 많다. 그런 서평들을 챙겨보다 보면 나름대로 책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료해지고,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인스타그램은 주로 전반적인 책의 느낌과 색을 판단해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한다. 시각적 컨텐츠와 해시태그 단어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서평이 굉장히 함축적이고 통합적인 느낌으로 전달된다.

4) 연관있는 책을 읽어라.

  • 선택한 책의 배경이 되는 책이나 연관이 있는 책을 읽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특히 비소설류에서는 타인의 이론이나 주장에 대한 이야기가 실리게 마련이며, 참고한 서적의 내용이 매우 중요할 때가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소설에도 이러한 배경서적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여주인공이 신분상승을 꿈꾸는 매개체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라는 책이 등장하며, 여주인공이 키우는 개의 이름은 <안나 카레니나>에서 따와 '카레닌'이라고 짓는 장면이 나온다.

3. 읽은 책은 기록하라.

1) 요약이 감상문은 아니다.

  • 초등학생때부터 우리는 대부분 '독서감상문'이라 하면 읽은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간단한 감상평을 적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는 전형적인 감상문을 떠올린다. 문해력이 성인 수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라면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글쓰기를 통해 많은 훈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성인의 문해력이라면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책을 통해 내가 느끼거나, 배운 것이 무엇인지에 좀 더 집중한 기록이 필요할 뿐이다.

2) 독서에 대한 양적인 기록을 하라.

  • 책은 양적으로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긴하다. 단 한 권을 읽더라도 내가 느낀 바가 없다면 그것은 읽지 않음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양을 기록하는 것은 독서에 대한 성취를 시각화하고 계량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사람은 독서 목표가 '연간 10,000 페이지 읽기' 라고 한다. '연간 50권'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목표라고 본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보통 책의 서너배의 양을 뛰어넘는 1,500 페이지에 달한다. 연간 50권 읽기를 목표를 한 사람에게는 2%의 달성밖에 되지 않지만, 연간 10,000 페이지를 읽기로 한 사람에게는 15%의 목표 달성이 된다. 내가 읽은 양(페이지 기준)에 대한 기록은 이렇게 확인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된다.

3) 기록은 공유하라.

  • 영화를 보고 나서 꼭 인터넷에 영화에 대한 해석을 찾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본 영화에 대해 자신만의 해석을 내리는 데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남들은 어떻게 봤는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태도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지향해야 할 태도라고 하기는 힘들다. 우리는 스스로가 느끼는 점에 대해 솔직할 수 있어야 하고, 내 생각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다양한 생각이 부딪힐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생각이 부딪히는 과정이 존재해야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영화보다 다루는 내용이 깊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생각들이 발현될 수 있다. 단순히 내가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남들과 감상을 논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것을 해야 한다.

4. 독서와 관련한 주관적인 의견

1) 읽기 어려운 고전, 꼭 읽어야 할까?

  • 독서의 수준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분들이 고전을 많이 읽으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고전은 상당히 읽기 어렵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를 때도 많다. 그런 책들을 읽어 과연 도움이 될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읽지 않아도 된다." 이다. 심지어 모든 책은 읽지 않아도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은 없다. 우리가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의 공통점이 있다면 '시작은 쉽게 한다' 라는 점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시작은 쉽게 해야 한다. 공통수학도 배우지 않은 중학생에게 미적분을 가르쳐봐야 소용이 없고, 튜토리얼을 간신히 마친 게임 입문자에게 끝판왕을 만나게하는 것은 쓸 데 없는 짓이다. 독서 초보에게 고전 읽기를 강요하는 것 또한 쓸 데 없는 짓이다. 자신의 관심사 위주로, 쉬운 책부터 시작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고전을 읽게 되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마련이다. 고전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 정도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그냥 자랑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2) 독서모임에 가입해볼까?

  • 독서모임에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다수가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이 장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라 나도 몇 번이나 독서모임에 가입하려고 알아본 적이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읽은 책에 대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보다 넓은 사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모임의 단점은 여러 사람이 공통되게 읽어야 할 책을 선정하기 때문에 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매번 선정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인의 독서는 순수한 자유의지를 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고 싶지 않다면 읽지 않을 자유도, 책선정도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르지 않을 자유도 모두 내가 선택한 결과여야 한다. 이 세상에 수 많은 책 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는다 해도 이 삶은 짧다. 굳이 내가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억지로 욱여가며 읽고 싶지 않다. 난 그래서 독서모임을 포기했다.

3) 초병렬 독서법에 대하여

  • '초병렬 독서법'을 알게 된 건 몇 년 됐다. 간단히 말하자면 동시에 여러 책을 읽어가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초병렬 독서법의 포인트가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장소의 개념으로 이뤄지고 있다. 크게 분류하면 집에서 읽는 책, 출퇴근시 읽는 책, 회사에서 읽는 책으로 구분한다. 집에서 읽는 책은 주로 소설류이며, 회사에서는 비소설류를 주로 읽는다. 출퇴근시에는 랜덤이고. 집에서는 비교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소설의 서사를 느껴가며 읽을 수 있다. 반면 읽는 순서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하는 경우가 많은 비소설류는 회사에서 읽기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책을 읽을 때 소설끼리는 장르가 다른 것을, 비소설은 비슷한 주제에 대한 책끼리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장르가 다른 소설을 겹쳐 읽으면 인터벌 러닝을 하는 것처럼 각기 다른 호흡을 통해 재미를 증가시킬 수 있다. 비소설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동시에 받아들이면서 종합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 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

  • 나는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중에서 제일 싫어하는 주제는 '책을 읽고 인생이 변했다' 라고 주장하는 책들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책은 우리의 인생을 구원해주지 않으며, 해줄 수도 없다. 책은 컨텐츠를 전달하는 플랫폼 중 하나다. 근대사회까지는 컨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책이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 우리의 삶을 구원해줄 수 있는 역할에 위치할 수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컨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은 책 말고도 엄청나게 많다. 이제 100년이 조금 넘은 영화도 책과 같은 컨텐츠 유통 플랫폼 중 하나다.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면, 영화를 보고도 인생이 바뀔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영화를 많이 보라는 권유는 하지 않는다. 아직도 인류의 모든 지식이 책에만 담겨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 탓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책으로 인류의 지식이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드는 휘발유같은 연료가 아니라, 엔진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윤활유나 냉각수 같은 보조수단에 지나지 않다고 봐야 한다. 내 인생을 결정하는 운전수는 내 자신이며,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연료는 희망, 행복, 사랑과 같은 인간의 감정에 있다.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적정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은 경험과 지식에 있다. 독서는 사람이 한번의 인생을 살면서 부족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메꿔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 희망, 사랑, 행복 등의 감정을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책이 인생을 바꿨다는 것은 자동차가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윤활유나 냉각수에 있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5. 마치며

  • 책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책을 수단으로서 잘 활용하기 위한 팁을 공유하고자 글을 써봤다. 부디 책이라는 수단을 잘 활용해 목적 달성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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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떠나서 이 훌륭한 포스팅도 끝까지 정독을 못하네요..ㅎㅎ 글 감사합니다 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짱짱맨 부활!
호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