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림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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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나를 나답게 못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문득 그 중에 하나가 제가 쓰는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나를 가장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저를 옭아매는 족쇄가 된 것이죠.

전 꽤 많이 ‘느끼하고, 달달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주로 ‘성장, 노력, 청춘, 행복’ 등등 선한 가치를 담은 단어에 대해서
거북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내가 아는 세상은 저런 게 무의미 한데..’ 라는 반발감과 반항심이
울컥하고 솟아오를 때가 있었죠.
그래서 전 어느 순간부터 일부러 염세적이고, 인간의 악한 본성을 드러내고
씁쓸해하는 포지션을 잡았습니다.
왠지 글에서 인간의 악한 본성을 다루고 비관적인 결말을 쓰면
세련돼 보이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반대로 선한 본성을 다루고 낙관적인 결말을 쓰면 유치해보이기 쉬웠습니다.
그런 문장을 쓰고 보면 스스로도 너무 오그라드는 느낌이 싫어서
안 쓰게 됐습니다.
스스로를 한쪽으로 가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조금씩 쓰게 되면서 스스로 선한 가치를 선택하고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선한 가치를 유치하지 않게 내 방식대로 풀어낼 수 있을까’
뭐 이런 고민이 가끔씩 들곤 하네요.
지금은 이런 고민을 하는 것보다 제 미래를 위해 자료를 찾고 분석해야 하는 것들이
먼저긴 하지만, 언젠가는 유치하지 않게 제 가치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음.. 삶에서 전 언제나 제가 견딜 수 있는 고통과 가치를 선택하고 싶지만
만만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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