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올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유권자로서 나는 동맹의 편에 서고, 적에 맞서고, 국경을 지키는 대통령에게 우선순위를 둔다"면서 “자본주의와 자유, 그리고 부채를 줄일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수차례 분명히 말했지만 트럼프는 이같은 정책에서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바이든은 재앙(catastrophe)이다”면서 “그래서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트럼프 지지 선언’에 가까운 헤일리 전 대사의 이날 발언은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유권자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 화요일’ 다음날인 3월 6일 공화당 경선 사퇴를 선언했지만, 사퇴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으며, 이후 여론조사 추이로 보면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 측으로 옮겨가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 후보에서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메릴랜드주, 인디애나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강한 팬덤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미 대선의 최대 경합지인 애리조나주와 펜실베니아주 공화당 경선에서도 10만표 이상을 획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 후보로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나는 사퇴 연설에서 했던 말을 고수하고자 한다"며 "트럼프는 나에게 투표하고 여전히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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