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또는 돈)이다

자라면서 꼭 한 번씩은 들어본 말일테지요.

보통 이 말이 주는 교훈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기때문에 아껴서 계획적으로 잘 써야한다

라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단순 시간의 가치에 대한 단편적 가르침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 단어의 위치를 살짝 바꾸어 볼까요?

"돈"은 "시간"이다

맞는 말인 듯 하면서도 뭔가 묘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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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떤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복지도 있고, 수당도 있고, 휴가도 있고...그런 평범한 직장이지요.

통상적으로 우리는 회사에 일을 해주고 돈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제공받는 금품을 통해 나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마저 가지기도 합니다.

이 상황을 제목과 같이 돈과 시간의 관계에 대입하여 본 결과,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나의 시간을 나로부터 돈을 주고 산 것

지난 10여년간 일터에 바쳐온 나의 젊음의 시간들이 문득 스쳐갑니다.
그리고는 이내 억울함이 마음속에 스믈스믈 피어오르네요.

나의 피같은 청춘의 시간들을 헐값에 팔아버린 건 아니었던가?!

시간은 돈일 뿐 아니라, 돈 또한 시간이라는 말은,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 소설 중에 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습니다.

< 시간을 파는 상점 - 김선영지음 >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주인공인 청소년이 온라인 카페를 통해 부탁받은 심부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운데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한 깨달음을 얻어가는 내용입니다.

누군가의 일을 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 "내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가 됩니다.

즉, 직장인이든 자영업이든 우리는 모두 우리의 돌아오지 않을 단 한 순간뿐인 시간을 팔아서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히 틀린말은 아닐 것입니다.

내가 내 시간을 파는 것이라는 명제에 나의 사고가 도달하게 된다면,
반대로 시간은 돈으로 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할 일이 쌓인 어느 더운 여름 셀프세차를 하러 가야한다는 저에게 선배가 해 준 조언이 있었습니다.

그시간에 차라리 일을 더해서 나오는 야근비로 세차장에 맡기는 게 더 남는 장사 아니냐?!

실제로 우리의 소비행동들의 대부분이 바로 그 시간을 돈을 주고 사는 행동입니다.

• 세차장에 돈을 주고 세차를 맡기는 것 - 내가 세차할 시간에 대한 시간을 돈을 주고 사는 것
• 마트에서 수박을 사는 것 - 내가 수박을 키워 수확하기까지의 시간을 돈을 주고 사는 것
•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 - 장보는 시간, 요리하는 시간, 설겆이하는 시간에 대한 댓가

물론 이러한 수없이 많은 시간들에 대한 거래는 나 스스로의 가치비중에 따라서 개개인의 효율성은 다르겠지요. 예를 들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들여 세차하는 데에서 보람을 느낀다면 돈을 주고 맡기는 세차는 오히려 아까울 수 있겠지요.

시간과 돈에 대한 관계는 영화 인타임(IN TIME)에서 매우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 영화 인타임(IN TIME) - 2011 >

시간은 인간의 수명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거래의 수단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은 4분, 버스요금은 2시간, 스포츠카는 59년...

영화가 조금 과장되어있을지언정, 우리네 실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장 포털의 뉴스의 몇몇 기사만 보더라도,
가진자들은 없는 자들이 수십년 혹은 대를 이어 시간을 투자해도 못이룰 것들을 돈으로 사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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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들은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그것을 지금 얼마에 팔고 계신가요?

아니, 팔지않고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지금도 흘러가는 시간은 또 얼마나 되나요?

제가 이 포스팅을 스티밋에 쓰는 동안 들인 시간은 어떤 값어치로 매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보팅해주는 그 시간에 대한 값어치는 또 어떨까요?

암호화폐가 그리는 세상은 우리가 가지고 써야할 시간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그러고보니 이런 컨셉의 암호화폐도 있네요. Chronobank(TIME) 이라는 녀석이 있군요)

문득 너의 젊은 날을 허투로 낭비하지 말라던 어떤 어르신의 충고가 달리 들리는 오늘입니다.

피같은 젊은 날의 시간들을 헐값에 그렇게 덤핑시키지 말라

....

지금까지,

일터에서 딴 짓하는 스스로에 대한 시간적 변명을 두서없이 늘어놓은 goldenman 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