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영하의 팝캐스트를 통해 알게 된 희박한 공기 속으로
를 흥미롭게 읽은 후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더욱 찾아서 본 다큐멘터리들이 세계 최고봉의 정상에 도전한 등반가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들이였다. 심심찮게 방송사들이 경쟁하듯이 한국 등반가들의 행렬에 카메라를 들이 밀었기 때문에 일년이면 두 세편 최상의 등반가들이 세계 최고봉에 도전하는 그 지난하고 고된 과정을 생생하게 안방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물론 그 해에 방영된 다큐멘타리에 출연한 등반가들의 모습이 그 다음해엔 그들의 죽음을 알리는 사망기사와 함께 추모영상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돌덩이처럼 꽁꽁 언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나섰던 등반가들조차 몇 년 후에 그 동료의 뒤를 따랐다. 마치 그들의 죽음은 신앙을 위한 순교자들처럼 산사람들의 순고한 마지막 의식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오로지 정상등극에만 눈이 멀어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무리하게 정상정복을 시도하는 산악인들의 모습 뒤에 자리한 자본의 힘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대 스폰서는 정상정복을 통한 마케팅의 극대화를, 등반가들은 억대의 경비와 지원 그리고 명성을 위해 동료를 사지로 몰고 자신 또한 그 사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 순도 100%의 등정을 구현하기 위해서 해발 0m 즉 해수면에서 도보로 출발하여 정상 등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새삼 기존의 등반을 다시 보게 되었었다. 베이스 캠프까지 자신들의 모든 짐을 짐꾼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가벼운 등산복차림으로 고소에 적응하는 모습이 화면에 비춰질 때면 저걸 과연 현대적 모습의 등반이라고 인정해야 하는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베이스 캠프에 다시 짐꾼들을 추려서 각 전진 캠프에 필요한 양식과 산소통 등을 가져다 놓고 시작하는 등반, 그래서 그 짐꾼들을 인솔하고 통솔하는 것이 등반의 하나의 스킬이 되어 버린 이상한 등반이 탄생한 것 같았다. 심지어 정상 공격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 선봉에서 안전을 확보하고 루트를 개척하는 사람이 현지의 경험 많은 셀파란 것은 그 산의 진정한 정복자는, 그리고 그 정상 등극의 기록에 새겨져야 할 이름은, 그 셀파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것과 빗대어 최근 나의 스팀잇 활동 내용을 재차 바라보게 된다.
스팀잇이란 블락체인 기반의 블러그에서 자신의 글 내용에 셀프보팅을 하고 고래들의 자동 로봇을 이용해 자신의 글 내용에 보팅을 하게 하는 행위에 대한 도덕적,윤리적,생태학적,실이익적 비판들을 자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좋은 글 하나 쓰는 것이 더 이익이란 것에서부터 더 이상 민나우부스터를 쓰지 않을 것을 공개적으로 포스팅하는 스티미언도 눈에 띄었다.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떤 의문 부호도 없이 그 가격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나 같은 이들에 비하면 분명 착한 사마리안의 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열심히 민나우부스터에 스팀달러를 전송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심정적으론 뜻을 같이 하지만 보팅봇을 통한 글 가치의 왜곡 못지않게 소통을 가장한 담합과 친목도모도 그 왜곡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용을 읽지도 않고 하는 보팅과 댓글 그리고 외면까지 모두가 이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왜곡의 현상들이다. 단지 모든 걸 각각의 개인이 좋은 글만 쓸 능력만 배양한다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처럼 보여진다.
최소한 내게 이 곳은 누군가가 봐 주기를 바라는 글을 쓰는 수동적인 문화 공간인 동시에 거래소에서 스팀을 사고 그것을 스팀파워로 바꾸고 그것이 조금씩 불어나는 것 자체가 채굴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되는 능동적인 경제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스팀잇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만일 이것이 일반 흔한 블러그였다면 난 벌써 글을 쓰는 것을 중단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격려와 칭찬이 기쁘지 않을 리 없고 무관심에 주눅 들지 않을 수 없겠지만 매일매일 자신의 기록처럼 하루에 하나의 글을 이곳에 쓰게 만드는 힘은 지금 두가지 개념이 내 머리 속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즉 이 두 개념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이 지나도 팔리지 않는 글에 스스로 보팅을 해서 가격을 올리고 그 금액의 일정부분을 일주일 후 다시 스팀과 스팀파워로 받는 행위가 글쓴이의 윤리 문제만이 아니라 합리적인 채굴로도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나의 구차한 변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결국 내 속의 탐욕과 적절히 타협한 결과를 미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좋은 글로만 승부하려는 착한 사마리안인들에게는 헐벗은 포터와 셀파에게 내 짐 전부를 맡긴 채 최첨단 스포츠웨어로 무장한 채 헐떡이며 산을 오르는 현대적 전문 산악인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존 크라카우어 - 희박한 공기속으로> 편(http://www.podbbang.com/ch/1749?e=21102606)
- 존 크라카우어 - 희박한 공기 속으로(김훈 역, 황금가지)
<공지>
이 포스트는 셀프보팅되었습니다.
더해서 보팅봇들을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매길 예정입니다.
혹 포스트 내용에 비해 지나친 보팅 금액이나 추천수를 보시고 언짢거나 의아하게 생각할 분이 계실 것 같아 미리 알립니다.
https://steemit.com/@deadpxsociety
이 님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님을 처음 보았을 때, 보는 사람도 없고 댓글도 없고 보상은 처참했지요. 하지만 글을 읽는 순간, 아, 대단한 분이 들어왔구나... 이런 생각에 이 분을 홍보해드렸습니다. 낭중지추라고 하던가요. 이 분은 금새 많은 팬을 만들었고, 짧은 기간에 글만으로 많은 보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고래 팬들도 많이 만들 수 있었지요.
제가 gonair 님의 글을 처음 보던 순간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이 분도 글 정말 잘 쓰신다. 곧 스타가 되시겠구나. 그리고 보팅을 하려는데,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팅이 엄청 많이 찍혀 있더군요. 보상도 많고. 그런데 댓글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님의 보상을 보면 분명 크게 잘 정착한 축에 속할 겁니다. 하지만 지갑을 보면 온통 봇에게 전송한 스달 뿐입니다. 과연 님이 수익을 올린 것일까요? 제 판단에 님이 봇을 쓰지 않고 글로만 승부했다면, 님 역시 봇을 쓰지 않아도 봇을 쓴 것보다 더 많은 보상이 찍힐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님의 보상목록에는 그 어떤 고래의 이름도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그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단순한 보상뿐만이 아니라 진정한 평판과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데, 보상만을, 그것도 봇에 의한 따지고 보면 얼마 안 되는 보상만을 취하게 되신 것 같아 그렇습니다. 물론 제 이런 평가가 주제 넘을 수도 있고 절대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만...
하지만 님의 선택에 대해 존중하며,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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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글 올리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글과 다르게 이틀이 지나지 않은 최신 글에 셀프봇팅도 해 보고 프로모란 것도 해 봤는데 덜컥 일어나 발견한 장문의 @dakfn분의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일단 진심어린 충고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를 @deadpxsociety에 비교하시다니 허걱... 전 그런 실력자가 절대 아닙니다^^;
지금도 이런 저런 글쓰기를 실험 중에 있습니다. 물론 이 생태계에 대한 이런 저런 실험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저에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게임 하듯이 부담없이 재밌게 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스팀잇을 시작할즈음 디시인사이드에 스팀잇 게시판이 생겨서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글인가에 스팀잇에서 성공하는 방법이란 글 비슷한게 있더군요.
셀프봇을 하지 말고 ourselve 태그를 달 것이며 누가 고래이고 행동은 어떻게 해야하며 어떤 식으로 커야한다는 뭐 그런 식의 글이였는데요. 전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욕망에 충실하고 싶었습니다. 고래도 되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포스팅으로 명성과 인기도 얻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으로 자신을 감추고 낮추면서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이 곳은 뭘 감출 수가 없는 곳입니다. 이런 댓글도 두 사람만이 나누는 대화이지만 모든 사람이 열람할 수 있는 공개된 글임을 염두에 두고 써야합니다. 참 묘한 곳입니다.^^
댓글이 길어질려고 하네요.
전 이곳에서 비즈니스나 영업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차라리 성의껏 포스팅을 하고 셀봇을 해서 스팀파워를 올리는 자가발전 게임을 하고 있는 게 더 마음이 편합니다.
이쯤이 한달 남짓 지난 저의 스팀잇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관심가지고 댓글 남겨주신 것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실험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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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글을 리스팀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댓글을 써주신 분은 제가 스팀잇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언급해준 그분과도 인연이 있는데요. 전 그분 글을 아주 좋아해서 자주 찾아가봅니다. 그분은 다른 분들 블로그에 와서 댓글을 달거나 하진 않고 소통하는 분도 적어서 그분 블로그의 댓글에 조용히 제 속을 드러낼 때도 있답니다. 오히려 다른 어느분들에게보다 더 많이요. ㅋㅋ
건에어님의 스팀잇 활동방식을 존중합니다만 저로서는 더 많은 분들에게 글이 노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 찾아와서 저를 조금씩 보이는 행위를 하게 될거라는 불길한 예감도 듭니다. ㅎㅎㅎ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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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도 하셔라...^^/전 이게 편합니다. 제 분수 만큼/암튼 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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