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산에 사계가 있고(一山有四季), 십리마다 날씨가 다른(十里不同天)곳!! -- 云南을 가다. (3)

in kr •  7 years ago  (edited)

[차우(茶友)와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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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나서자 마자 아주 반갑게 맞이해주는 이곳 출생의 현지인 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까무잡잡한 피부가 아주 건강해 보이는 아들 양 림(杨林)은 여전히 보조개를 보이며 웃고 서 있었고, 그 옆에 언제 봐도 소박해 보이지만 자세가 바르고, 정겹고 따뜻한 모습의 엄마가 두 손을 벌리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으로 인해 시작된 이곳 임창과의 인연은 두 사람과 맺어진 인연부터 소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벌써 1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도 차 여행 겸 쿤밍을 찾아 최대의 보이차 도매시장인 茶城을 돌아보다 유독 인테리어도 멋있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차가 웬지 귀해 보이는 듯, 그리고 직원들의 말끔한 차림의 유니폼, 그 뒤에 하얀 민속복장을 한 주인인 듯한 중년의 남성이 눈에 띄어 망설임없이 들어섰던 차점에서 品茶(차를 음미하며 대화)하던 중 우리처럼 손님으로 들어선 두 사람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고, 같이 차를 마시다 자연스럽게 친해 지다 보니 그 유명한 차산의 한 지역인 임창 출신으로 쿤밍에 차점을 차리기 위해 물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들이 너무 다정해 보였고, 엄마를 보필하는 아들이 능숙하게 구사하는 영어덕에 함께 여행중이었던 저의 선배님과도 상당한 대화를 나눈 후 헤어져 다시 여기저기 차점을 더 구경하다가 식당에 들어가서 맛있는 운남 음식에 취해 있던 중, 식당의 유리창밖으로 지나가는 두 사람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고, 다시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합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점에서 못 다 나눈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엄마는 체육선생님으로 퇴직을 한 지 얼마되지 않은, 그리고 아들은 영국에 유학한 후 돌아와 현재 역시 대학에서 체육 교수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퇴직한 후 임창의 차산을 10년간 임차하였고, 직접 차를 따고 만들어 판매를 하기 위해 오늘 이곳 차성을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차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듯한 엄마의 신뢰가는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이 좋았고 차에 대해 더 많은 대화는 나중으로 미루고 헤어지는 길에 직접 제다(차나무의 싹, 잎, 어린 줄기를 찌거나 덖거나 발효등을 거쳐 만든 후 비비기, 찧기, 압착, 건조등의 공정을 통해 마실 수 있는 차로 만든는 기술)했다는 2017년 봄에 딴 산차(散茶:제다 후 병으로 만들기 전의 차)큰 한 봉다리를 선물로 건네 주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아주 좋은 차인 듯 – 차성을 오전내내 돌아보며 봤던 차들보다도 훨씬 품질이 우수한 – 이 보였고, 향 또한 그윽한 것이 당장이라도 마셔보고 싶을 정도로 좋은 차를 선물받은 행운에 아울러 이후로도 다시 꼭 연락하고 만나자는 약속으로 연락처를 주고 받은 후 우리는 헤어졌고, 이후 또 한번 쿤밍 방문길에 만난 후 오늘은 그들의 고향인 이곳 임창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단숨에 달려나가 임창의 하늘과 땅과 산과 호수를 그대로 모두 욕심 맞게 껴 안는 듯 오랜만의 해후를 나눈 후 노란 유채가 만발한 계단식 논밭을 돌아 시내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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