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아나키즘.. 그리고 스팀잇

in kr •  7 years ago  (edited)

가입인사가 아닌, 정식 첫 포스팅입니다. 영광입니다~☆

Screenshot_20180514-022354_Samsung Internet.jpg

최근, 어느 언론사 '조직'이 보팅봇을 통해 자신들의 비전을 '실행'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대부분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습니다. 2주 정도가 지났고 실험의 방향을 겸허하게 변경하겠다는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제가 스팀잇 가입을 신청하고 수락받은 시기 즈음에 발생한 일이라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초창기 중국 공산당이 생각났습니다. 당연히, 그 언론사가 공산당이라는 말은 아니지요. 현재의 스팀잇과 100년 전 파란만장한 중국 사이에 통하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빅뱅의 시기랄까요.

초강대국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공산당이 곧 국가입니다. 현대 중국의 시작은 1921년 공산당 창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우 50여명으로 창당한 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접수했지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당시의 당원수는 전체 인구의 1% 미만이었고, 지금도 10%를 훨씬 밑돌지만 점점 1억 명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초강대국 중국을 이끌고 있지요.

20세기 초반 동아시아는 파란만장했습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과학주의 등이 새롭게 이식되던 시절이었는데, 중국은 자의적 타의적으로 이상적인 사회 시스템을 '실험'한 대표적인 국가였습니다.

창당 당시 중국에는 다양한 신사상들이 존재했는데, 아나키즘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아나키즘과 볼셰비키 사이의 소위 '아나-볼 논쟁'은 유명하지요.

중국 공산주의는 왜, 어떻게 아나키즘을 이기고 역사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공산당이 '조직'을 갖추고 '실행'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당시 공산당은 무산계급의 혁명을 통한 과도적 독재를 지향했고, 아나키스트들은 과도적인 독재 조차도 반대했습니다. 초기 공산주의자나 아나키스트 모두 각자의 비전을 갖고 있었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생산과 분배를 주도할 조직과 규율을 만들었고, 아나키스트들은 태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조직을 갖추고 실행한 공산당이 중국 사회적 변화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 다른 이유들도 있습니다.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이 워낙 정의 내리기도 모호하고 분파도 많아서, '사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심지어 장자(莊子)가 중국 아나키즘의 시초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다면 중국 아나-볼 논쟁은 선비들의 탁상공론일뿐입니다. 결정적으로,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며 중국 민족주의가 대세가 되는 과정에서 아나키즘은 당시로서 시대 착오적이었습니다.
(저는 아나키즘 지지자입니다. 나중에 다른 꼭지로 쓸 기회가 있을 겁니다.)

위의 언론사의 전략이 옳은지 아닌지는 뉴비로서 아직 모르겠습니다. 보팅봇 자체가 뭔지 아직 파악중이거든요. 그 글의 비판적 댓글들에 더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역사는 실행하는 자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위의 언론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뉴비 플랑크톤으로서, "바람직한" 실행을 하는 분들에게 많은 플랑크톤님들이 지지를 보내시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하고, 그러한 플랑크톤님들의 조류에 고래님들이 훈풍을 불어주실 것을 개인적으로 희망합니다. 이미 그렇게 되도록 디자인된 스팀잇인데도 범생이 같이 또 희망합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실행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 중에서 바람직한 실행자들이 많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은 "선순환"을 의미합니다. 제가 그 선순환에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스팀잇 유저들의 행동하는 미래를 응원합니다.

P.S. 오해 안 하시길 바랍니다. 공산주의 또는 중국 공산당이 옳다거나, 현재의 중국이 잘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택동이 죽인 사람의 수는 히틀러와 스탈린이 죽인 사람의 수보다 많았고, 등소평 전후로 중국은 이미 종래 자본주의보다 더 심각한 자본주의적인 사회가 되었으며, 일당 독재 중국의 시진핑은 개헌을 통해 평생 집권체제를 만들었습니다. 20세기 초의 중국과 공산당이 지금의 중국과 공산당은 아닙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들렸다가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첫 댓글 달아주신 소중한 분인데 팔로우만 해놓고 이제야 답글 답니다. 가입인사글(최초글) 올렸더니 막 이리저리 메시지랑 댓글이 달려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ㅎㅎㅎㅎ 아닙니다 좋은 내용 계속 부탁드립니다.중국은 저도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보팅봇은 돈을 주고 보팅을 받기 때문에 사실 수익은 안됩니다. 다만 인지도가 없는 작가가 본인을 홍보하기 위해 보팅액을 올리고 대세글에 자신의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홍보글란이 따로 있지만, 홍보글을 따로 보는 사람은 잘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팅봇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언급하신 언론사 같은 경우에는 별 내용 아닌 기사들로 대세글을 장악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를 어뷰징으로 판단하고 비판한 것입니다.

스팀잇 첫 글이시로군요! 환영합니다!!

더 알아봐야겠지만 보팅봇이 끌리지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하겠지만요.
친절한 말씀 고맙습니다. 반겨주셔서도 무척 기쁜 첫날이네요. ^^

kr 커뮤니티에는 친절하신 분이 많아서 보팅봇의 필요성이 잘 안느껴집니다. 저도 한번도 써본적 없고요. 앞으로 왕성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x 마나마인! 색연필과학만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4cmrbc
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Congratulations @haoya!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published your First Post
You made your First Vote
You made your First Comment
You got a First Vote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received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아나키즘 이야기 기대됩니다

아나키스트가 못 되고, 소심하게 아나키즘 지지자라고 합니다.

  ·  7 years ago (edited)

스팀잇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아나키즘 이야기도 흥미롭네요.

많은 분들이 보시도록 리스팀해드립니다.

@dakfn 돌아온 건가요?

와, 리스팀이라는 것 자체가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겁게 활동하겠습니다.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쉽게 쓰고 싶지만 생각이 명쾌하지 않아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연습해야겠죠. 좋은 인연 기대합니다

반갑습니다.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아나키즘에 관심이 많아서.. 아나키즘 관련 글도 기대할게요!

많은 분들이 아나키즘에 반응해주시네요. ㅎ연구 좀 해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좋은 식견 부탁드립니다^^

별 내용 없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애기한테 자꾸 눈이 가네요,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

@dakfn님 리스팀을 보고 들렸네요^^
멋진 스티미언이 되실 듯 하네요 ㅎㅎ
쓰신 글은 너무 어려운 주제라서... 일단 말을 좀 아끼겠습니다.^^

네, 충분히 아끼셔도 좋습니다. 결론을 정해놓고 이리저리 끼워맞추 듯이 작성하다보니 저도 엉성한 부분이 다시 보입니다. 즐거운 소통 인연을 기대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