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기에 더 사랑스러운 아이들(부제 : 편식 없애기 TIP)

in kr •  7 years ago 

며칠전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나오는데 차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곳에서 첫째가 넘어졌다. 세워진 차들 사이를 지나가면 차들이 지나가는 도로가 나온다. 넘어진 첫째에게 집중한 사이 둘째가 도로쪽으로 나간 모양이다. 넘어지면서 꽤 아팠는지 '아'하고 비명을 질렀던 첫째가 갑자기 다급하게 소리를 질러댄다.

서시은 안돼!! 차! 차!

동생이 서 있는 도로 저쪽에서 차가 오는 모습을 넘어진 상태에서 보았나 보다. 그 아픈 와중에도 동생을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기도 하고 기특하면서도 어정쩡한 그 모습이 웃겨 웃음이 나왔다. 다행히 차는 꽤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첫째는 자신의 감정을 상당히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이제 어느 정도 계산이 빨라진 이 또래 아이들은 "엄마,아빠!!"라고 대답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우리 첫째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아빠다. 아침에도 아빠랑 같이 유치원에 등원하고 싶다는 열망하나로 초스피드로 등원 준비를 하며 이럴 때만 말도 잘 듣는다. 가끔은 아빠만 좋아하는 첫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면서도 이렇게 계산없이 자기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자체가 너무 좋기도 하다.

첫째는 어렸을 때부터 당근이며 야채를 정말 잘 먹었다. 하지만 둘째는 엄마를 닮았는지 고기만 찾는다. 간혹 야채가 들어간 음식은 뱉어내기 일쑤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야채를 안 먹으려고 하거나 밥을 안 먹으려고 할 때 나만의 노하우가 하나 생겼다.

일명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기!!
사실 이건 둘째 아이의 책을 읽어주면서 터득한 노하우이기도 하다. 책 제목은 <내 당근 봤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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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넘기면 야채를 싫어하는 송이라는 꼬마아가씨가 나온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나는 아이의 이름으로 바꾸어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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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아, 카레 밥 먹자."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는 것이 신기한지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책의 내용은 대충이렇다. 당근, 감자, 호박, 양파 등이 아이를 찾아와 당근 사냥꾼 토끼, 멧돼지, 하마 요리사, 채소 장수 기린이 자신들을 잡으러 오는데 숨겨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아이는 어디에 숨겠느냐고 묻고 채소들은 입속에 숨켜 달라고 하는 내용이다. 그렇게 아이는 카레밥 한그릇을 다 먹어 치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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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면 음식 재료 중 하나 먼저 출동한다. 당근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지웅아~ 지웅아~ 나 좀 숨켜줘. 당근 사냥꾼 토끼가 날 잡으러 와~

그러면 아이는 망설임없이 밥 한 수저를 입속으로 쏙 집어넣는다. 그러면 나는 다시 목소리를 바꿔 당근 사냥꾼 토끼로 변신한다.

지웅아~ 지웅아~ 혹시 당근 못 봤니?

그러면 아이는 입을 꼭 다물고는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러면서 표정은 웃고 있다. 아직은 다섯살이기에 먹히는 노하우지만 어찌 이런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너무 순수해서 너무 예쁜 아이들의 모습이다. 물론 책에서 처럼 어느새 밥한공기 뚝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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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저도 해봐야겠어요 !!! ㅋ

아이고 너무너무 귀엽네요.ㅎㅎ
저희 딸은 비슷한 작전을 해봤는데 안통하더라구요.ㅜㅜ
머리를 좀 더 굴려봐야 겠어요.

너무 귀엽네요 ㅋㅋ

동생이 잘 챙기는 듬직한 장남이군요
행복한 가족이네요:)

  ·  7 years ago (edited)

ㅋㅋㅋ 지웅이 입 가리고 웃는 모습 보니 저도 웃음이 나네요^^

우리집은 래이는 편식 없는데 해이때문에 저 책 사야겠어요!

정말 유용하게 쓰일 방법이네요ㅋㅋ
5살 막내에겐 먹히겠죠?!! 도전해봐야겠어요ㅋ

전 책을 읽혀주고 해보니 완전 잘 됐는데...책을 안 보여 주고 시도하면 어떨지는 저도 장담은 못 하겠어요ㅜㅠ

ㅋㅋㅋ 이걸보니 저두 쌍둥이 엄마로써 해봐야겠네요 ㅋㅋ

요즘은 이렇게 먹게 만드는군요ㅋㅋㅋ

ㅎㅎ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 아 귀엽네요
마지막 사진 지웅이 입안에 다 숨겼네요ㅎㅎ

동생 챙기는 지웅이의 모습...정말 듬직하고 예쁘네요. ^^ 당근 싫어하는 시은이도 오빠의 재치에에 당근을 좋아하게 될듯 합니다. ^^ 보는 내내 미소가 절로 납니다~ ^^

  ·  7 years ago (edited)

으앙<3 입 가리고 웃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
이런 좋은 동화책이 있다니! 제 책장에도 하나 구비해둬야겠습니다ㅎㅎㅎ

ㅎㅎㅎ 아이가 참 귀엽네요.

... 근데 당근은... 토끼 피하려다 아이에게 먹히는.. ㅋㅋㅋ

첫째아이 정말 기뜩하고 귀엽네요 ^^
3명의 자식과 함께 쌓여온 육아노아우군요 ^^

아이가 안다쳐 다행이네요 진짜 아찔했겠어요 차가 멀리서온다해도ㅠ. 아이들이 밥먹을 때도 즐거울것 같아요 좋은방법인데요? 저도 써먹어봐야 겠네요 통할지는 몰겠지만ㅋ

ㅎㅎ귀여워요^^

  ·  7 years ago (edited)

대부분 파나 당근을 아이들은 싫어하더라구요~그래서 저는 야채를 아주 잘게 다져 볶음밥을 주먹밥으로만들어 케찹으로 아이들에게 눈 코 입 그려보게 하며 먹였던 기억이나네요ㅎㅎ~정말 아이들은 너무 순수하고 이뻐요^^

워킹맘은 언제나 체력이 국력인것 같아요 ㅠ
아프고 힘이 없으면 저렇게 당근아 당근아 어디갔니 이런말도 할 애너지가 없는데 말이죠 ㅠ
대단하세요~~

저도 야채를 싫어하는데 어쩜........ 이름이 똑같네요...... 저도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꼭 이 방법을 사용해야겠어요 ㅎㅎ 꿀팁이네요 +_+

삶은 당근은 저도 싫어하지만 카레에 있는건 먹을만하더라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