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다 때가 있는 아이들- 그 두번째 이야기 "어서 말을 해"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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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번째 이야기 : 아들의 설소대 수술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들마다 성격, 성장 속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들이 다 다르고 가지각색입니다. [한배에서 나왔어도 다 아롱이 다롱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것이 아니겠지요.

첫째가 우여곡절 끝에 설소대 수술을 받고 못하는 말이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이제는 둘째가 걱정입니다. 여자 아이다 보니 확실히 오빠보다는 무엇이든 빨랐습니다. 사물에 대한 이해력도 빨랐고 24개월만에 기저귀도 뗀데다, 심부름을 시키기도 전에 엄마가 이쯤에서 무엇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가져다 주고, 어른들이나 오빠의 행동을 다 따라해서 우리 부부와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놀래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딱 한가지 저를 걱정시키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말이었습니다. 같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보다 4개월 빠른 친구가 길게 말을 하면 우리 딸은 고작 대답밖에는 못 하는겁니다. 한 아이는 말을 잘하고 우리 아이는 말을 못하는데 둘이 신나게 놀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었지요. 말 잘하는 또래 친구를 보니 아빠의 유전자와 오빠의 전례가 있던 터라 딸이 말이 느린게 또 설소대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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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영유아 건강검진 때 의사선생님께 물어봅니다.

"우리 아이가 또래에 비해 말이 느려요"

의사선생님께서 대뜸 물어보시더군요.
"다른 아이들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물론 또래 애들이죠.."

이어진 의사선생님 말의 요지는 아이들 모두 성장 속도가 다른데 왜 비교하냐는 거였습니다. 우리 아이도 크게 문제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그래도 혹시나 아이가 발음에 문제가 있어 다른 사람이 못 알아 들으면 스트레스 받을까봐요"라고 말했더니 의사선생님이 버럭하시며

"아이가 무슨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엄마가 다른 아이랑 비교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지.. 아이는 그런 걸로 스트레스 안 받으니깐 엄마가 괜히 아이에게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의사선생님 말씀이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걱정들이 기우였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말을 하나씩 하기 시작한 우리 둘째는 본인도 자신이 하는 말이 신기한지 엄마가 정확히 알려 주면 계속 따라합니다. 게다가 "싫어"라는 말은 어찌나 정확하게 하는지..

한참 말 배우는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 키워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다 때가 있다"는 옛말이 정말 틀린 것이 하나 없다는 것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 2017. 8. 21,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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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마다 다르단걸 알면서도 비슷한개월수에 다른 아기가 먼저 기거나 걸음 우리 아이는 왜 느린걸까 언제쯤할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지나고보면 때가되면 다 한다는걸 다시한번 느끼죠ㅠㅠ 저희 애기는 아직 말할때가 아닌데도 그런생각을 하게되니 엄마마음이란게 참 이상한거같아요 괜히 내가 아기를 재촉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거든요 좋은글 읽고 다시한번 느끼고가요~

맞습니다 저희첫째도 키가 아주또래보다 작아서 정밀검사니 뭐니해보았지만 아이고생만 시키는거같더라고요 다들때되면 클텐데 또부모마음은 그게아니니 그래도 기다려주누부모가 되는것도 필요한거같아요^^따님너무이쁘네요^^

다 때가 있다는 말씀에 공감하고 갑니다. 부모가 하는 일은 기다려 주는 게 절반이죠. 저도 좀더 느긋하게 마음 먹으렵니다. ^^

애들은 다 달라요 라고 항상 말씀하시던 소아과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ㅎㅎ 그러던 소아과 선생님이 애가 20 개월에도 못걸으니 검사도 해보고 소아신경과에도 가보라고 해서 겁먹었던 ....

ㅋㅋ 잠깐 웃겼네요. 그래서 아이는 괜찮아 지셨겠죠. 포스팅을 보면 플로리다스네일님도 좋은 엄마셨을 것 같아요. 저는 미국 잠깐 살 때 캘리포니아와 서부쪽만 여행다녀서 동부쪽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다음에 미국 갈 일이 있다면 꼭 동부쪽에도 가볼거에요..ㅎㅎ

저도 첫째에 비해 둘째가 말이 꽤나 느립니다. 엄마인 저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_ 사실 주변에서 더 난리네요... 첫째보다 느리니 머가 문제잇는거 아니냐고... 이를 어쩌조...;;

대체로 둘째가 더 빠르더라구요. 근데 저희 딸도 말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느리네요. 그런데 위에 댓글 달아 주신 @jjy님 조언처럼 일단 한번 시작하니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말 하기 시작하네요. 일단은 먼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 너무 귀여워요!!^^
진짜 아이들마다 다 때가 있는데 다른 아이와 자꾸 비교하게 되죠~
전 아직 기저귀 못 뗀 딸아이가 넘 걱정이랍니다ㅋㅋ
언젠가는... 떼겠죠ㅠㅠ
그래도 추석전까지는 떼보려합니다.
목표일이 자꾸 늦춰지는게 함정이예요ㅋㅋㅋ

기저귀 늦게 떼도 괜찮아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우리첫째도 늦게 땠는데 대신 실수를 안 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둘째는 일찍 떼긴 했지만 간혹 실수가 잦더라구요. 우리나라가 엄청 빠른편이라고 하더라구요. 젤 좋지않은건 아이한테 빨리 떼라고 강요하거나 스트레스 주는 것 같아요.

저도 둘째가 여자아이인데 말이 늦습니다.
하지만 지 오빠랑 싸울 때는 이처럼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는 아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매일 나이차이가 좀 나는 오빠가 억울해하지만, 오빠를 달랠 수 밖에 없네요......^^;;

보통 여자아이들이 말이 더 빠르던데,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집도 곧 둘째가 첫째를 이겨 먹을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어쩌면 요즘은 아이를위해서라기보다는 부모님의 욕심이 과할때가 있는것같습니다. 저도근데 아이가생기기전에는 건강하게만크면돼! 그랬는데 그게 쉽지가 않은것같아요

네 정말 요즘엔 성장도 빠르고 아이들의 발달 속도도 너무 빠른 것 같네요 ㅎ
저희 부모님께서 전 36개월이 지나서야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자폐가 있는게 아닌지 매우 걱정했다고 하던데 ㅎㅎ 아이들은 다 때가 되면 걷기도 하고 기저귀도 떼고 말도하고 그런 것 같네요^^ 잘보고 갑니다

엄마 맘이 원래 그렇지요
떡은 남의 떡이 커보이고 자식은 내 자식이 더 잘나보인다고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 조금도 걱정하실 일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말문이 일찍 트이는 아니는 처음에 한 단어씩 말을 하기시작합니다.
반면에 말이 늦은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예쁘게 건강하게 자라면 더 바랄게 무엇이겠어요.
조금만 여유를 갖고 기다려보세요.

네.. 요즘 우리 둘째 딸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고 있네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요즘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부질없는 욕심을 부릴때가 있습니다. @jjy님 말씀 들으니 정말 부끄럽네요. 조언 감사드려요.

혼나도 싸네요

You've outdone yourself.